제주의 오름
군산(軍山. 표고 334.5m)
한라산과 바닷가가 다 보이는 오름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 564 (2013.11.14) (2023.3.7)
제주 중문에서 대정으로 가다가 안덕계곡이 있는 창천리 왼쪽으로 솟아 있는 오름이 군산이다. 오름 모양새가 군인이 천막을 친 것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으로, 정상에 오르면 두 바위가 툭 튀어나온 모습이 그렇게 생겼다. 1007년(고려 목종 때) 화산이 폭발하여 솟은 상서로운 산이라 하여 서산이라고도 불렀다. 1132번 도로 옆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고, 왼쪽으로 더 돌아 아예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길이 있다. 찻길은 여유가 없는 외길이라 차를 만나면 피하기가 아주 난감하다.
정상엔 투박한 조그만 바위가 뿔처럼 서있다. 그곳 조망은 거칠 것이 없다. 북동에는 한라산이, 남으로는 안덕면 해안가, 서쪽으로는 산방산이 우뚝하다. 바닷가 오름은 이렇게도 호쾌하다. 바람이 분다면 숨을 곳도 없이 휙 날아갈듯 아무것도 없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그저 지나치기만 하고 어디가서 이런 넓은 전망을 본단 말인가. 한라산은 멀어 카메라 한 화면에 잡히기라도 하지만, 바닷가는 넓어 한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대정 난드르(대평리 넓은 들)를 에워 싸고 있는 군산오름은 화산쇄설성 퇴적층으로 이루어진 기생화산으로는 제주 최대 규모로 친다. 일몰 일출의 장관을 볼 수 있는 오름으로 왕복 한 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전에 두 번 왔을 때는 사람들이 없었는데 이젠 제법 알려진 모양이다. 일몰을 보는 날씨로는 좋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올라왔다. 늘 떨어지는 해이지만 아름답다. 시간이 쌓이면 그 시간도 만물에게는 유한한 것이니, 지는 해도 나와 무관치는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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