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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망봉 / 겨울을 보내는 눈산행

향곡[鄕谷] 2014. 2. 23. 11:31

 

 

 

국망봉(1167.2)

겨울을 보내는 눈산행

 

 이동면-국망봉 안내도-1130봉-국망봉-신로령-광산골-휴양림-생수공장-국망봉 안내도-이동면 (17.5㎞. 8시간 50분)

경기도 포천 이동면, 가평 북면 (2014.2.22. 맑음)

 

 

 

국망봉은 광덕고개에서 내려오는 산줄기에서는 제일 높은 산이다. 산 줄기 중간에 있는 백운산은 산 이름을 받았는데, 국망봉은 어찌 봉인가? 조선 정조 때 실학자 신경준이 쓴 '산경표'에 보면 백운산에서 내려오는 한북정맥에 망국산(望國山)이 있다. 그 산이 이름이 바뀌고, 급수가 한 단계 낮아져 국망봉이 되었다고 본다. 왕건에 쫓긴 궁예가 이곳에 올라 옛 도읍 철원 쪽을 바라보며 회한에 젖고, 그가 쫓아낸 강 씨 부인이 한 때 살고 있었던 강씨봉을 바라보며 그리워하였다는 산이다. 역사는 승자의 것이다. 궁예는 패군주이니 그가 올랐던 산도 강등되었을 것이다.

 

산 아래는 눈이 녹았지만, 산 중턱을 채 못 올라간 지점부터 눈이 쌓였다. 겨울 산의 백미는 눈이다. 산의 정기를 받아들이는 최상수행 방법에 오감기공법이 있다. 몸의 다섯 가지 감각을 열어 놓고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에서 에너지를 받아들임으로써 기공이 되게 하는 기법이다. 다섯 가지를 통하여 오장육부를 강화해 주니 산에서는 무엇 하나 허투 놓칠 것이 없는 에너지가 가득하다. 눈꽃을 구경하고, 먼 산을 바라보며, 들꽃을 바라보고, 바람소리와 물소리를 듣고, 숲향을 맡고, 샘물을 마시며, 냇물에 손을 담그고, 바위나 나무를 만지는 일들이 모두 기공을 강화하는 것이니, 산에 가는 일이 곧 축복이다. 

 

눈이 있어 산행 시간은 길어졌지만 그만큼 볼 것이 많다. 하루 삶도 선물이지만 계절마다 내리는 선물도 따로 있다. 눈 내린 땅에 바람은 미동도 하지 않아 온 산이 고요하다. 구름도 없고 나뭇잎도 없어 산은 모두 비었다는 느낌이다.  국망봉의 백미는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이다. 화악산과 신로봉 쪽 조망은 가슴 속을 뻥 뚫어 다 비게 한다. 오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맛이다. 이제는 산허리에 부는 바람결이 달라지고, 양지바른 산길엔 눈도 물기를 머금어 푸석해졌다. 계곡 아래 얼음 밑으로소리졸졸졸 들린다. 겨울은 떠날 채비를 하고 봄은 멀지 않았다.

 

 

 

 

※ 교통편

 

(갈 때) 동서울터미널에서 와수리행 8시 10분 버스를 타고 이동 하차 (1시간 15분 걸림. \7,800)

 (올 때) 포천 이동에서 동서울행 19시 35분 버스를 타고 옴 (1시간 10분 걸림. \7,800) 

 

 

 

국망봉에서 신로령 가는 길

 

 

  

화악산 원경 / 국망봉에서

 

 

 

 

 

 

신로령 가는 길

 

 

 

 

신로령 가는 길

 

 

 

 

  

 

 

봄이 오는 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