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산은 초록입니다
소요산(587m)
경기도 동두천시 (2014.4.24. 맑음. 9.0~26.5℃)
소요산역-팔각정-하백 운대-중 백운대-상백운대(560.5)-칼바위-나한대(571)-의상대(587)-샘골-자재암-일주문-소요산역
숲은 조용하다. 가끔 벙어리뻐꾸기가 조용한 숲을 "브브브브" 울릴 뿐이다. 봄산이 초록이요,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은 빛의 창고인 나무들이다. 나무가 태어나서 자라는 일은 무척 빠르다. 봄에 산에 들어가 보면 나무의 변화는 순식간이다. 초록은 어디에서 오고, 향기는 어디서 오는지? 붙잡고 물어보면 잎과 꽃으로 답할 뿐이다. 두 팔로 큰 나무를 안아본다. 생명의 흐름이 그 속에 있다.
말발굽처럼 자리 잡은 하·중·상 세 백운대를 지나면 매화말발도리 꽃이 띄엄띄엄 퍼져 있다. 봄이 되자 노랑과 분홍 꽃들이 먼저 시작하더니, 이젠 조팝나무, 매화말발도리, 야광나무 등 흰색 꽃이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꽃들도 준비를 하면서 다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칼바위를 지나 나무 공부를 하다가 나한대로 발길을 옮겼다. 가장 높은 경지의 수행자인 나한이 그 공덕을 이룬 만큼 나한대는 오름이 높다.
의상대를 거쳐 원효가 수행하였던 자재암으로 내려섰다. 그 옛날 어느 수행자가 산승에게 '늙어 죽지 않는 법'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생사자재법(生死自在法)'이라 하였다. 자재(自在)란 '삶이 속박이나 장애 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 산승이 답하길, '자기를 죽이지 말아야 죽지 않는다' 하였다. 원효가 자재무애의 삶을 살았기에 절 이름도 자재암이라 지었다. '나를 죽이지 말아야 죽지 않는다'. 산에서는 배워야 할 일이 많다.
※ 교통편 : 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소요산 행 전철을 타고 소요산역 종점 하차
신갈나무
매화말발도리
풍게나무
당단풍나무
팥배나무
소나무
자재암 해탈문
야광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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