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4
한라산 남벽 2
영실에서 돈내코까지
영실-병풍바위-노루샘-윗세오름 대피소-방아오름 샘-한라산 남벽분기점-평지궤 대피소-돈내코 주차장
16.5㎞. 8시간. 2014.6.18. 비 후 맑음
지난 해 한라산 남벽 상고대 절경을 감상한 뒤 이번에는 같은 산길로 한라산 철쭉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한라산은 6월 둘째 주에 철쭉이 절정이라는데 한 주 정도 늦었다. 어제 비가 와서 등정을 하루 미루었는데, 아침에 파란 하늘이 보이고 영실에 도착하여도 비는 없어 기대를 하며 행장을 차렸다. 그러나 한 시간도 채 못 가서 안개비를 맞기 시작하였다. 큰 산에 날씨는 가늠할 수 없다는 말이 맞다. 무지개는 떴는데 비는 내려 이번에도 영실기암 절경은 구름 속에서 어렴풋하게 볼 뿐이다. 신령스럽다. 영실이 신령이 사는 골짜기란 말이 맞다.
노루샘에서 목을 축이고 빗속에 윗세오름대피소에 도착하였다. 한라산에서 제일 높은 세 오름을 합하여 부르는 이름이 윗세오름이다. 윗세오름대피소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컵라면이다. 어디서 먹는 컵라면보다 더 맛있다. 반 시간을 쉬었다가 나와도 비는 계속 내린다. 한라산 백록담 경관 중 최고의 절경은 해가 질 때 윗세오름에서 보는 불을 뿜듯 아름다운 백록담 서벽의 모습이라는데, 작년에 이곳에 올랐을 때, 구름이 일시에 걷히며 백록담 서벽이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풍경도 탄성을 지를 만큼 아름다웠다. 지난 해 그 기억으로 다시 왔는데, 이번에는 구름이 열어주지 않아 볼 수가 없다.
백록담 가까이에 있는, 방아처럼 생겼다 하여 부르는 방아오름도 구름 속에서 방아샘만 겨우 열어 주었다. 백록담과 가장 가까이 있으니 주변에 바위들은 화산활동에서 가장 나중에 생긴 것이라 보면 된다. 철쭉은 꽤 남아 있지만 구름 속에 있어 대부분 보이지 않고, 보이는 것도 빗속에 움츠러 들었다. 물이 귀한 한라산 골짜기가 모처럼 비로 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 평지궤대피소를 지나서 돈내코로 내려오는 하산 길도 구름 속을 걷는 선계 속 산행이 되었다.
영실 소나무군락
구름 속에 갇힌 영실기암
병풍바위 부근
안개비 속에 무지개가 보이고
노루샘 부근
오늘의 날씨 / 윗세오름대피소에서
한라산 서벽 아래
방아오름샘
칡오름과 영천악이 보이는 곳 / 돈내코 하산길에
솔오름 / 돈내코 하산길에
무덤 / 비석을 세로로 세워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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