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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남벽 2 / 영실에서 돈내코까지

향곡[鄕谷] 2014. 6. 25. 10:19

한라산 4

 

한라산 남벽 2

영실에서 돈내코까지

 

 

영실-병풍바위-노루샘-윗세오름 대피소-방아오름 샘-한라산 남벽분기점-평지궤 대피소-돈내코 주차장

16.5㎞. 8시간. 2014.6.18. 비 후 맑음

 

 

 

지난 해 한라산 남벽 상고대 절경을 감상한 뒤 이번에는 같은 산길로 한라산 철쭉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한라산은 6월 둘째 주에 철쭉이 절정이라는데 한 주 정도 늦었다. 어제 비가 와서 등정을 하루 미루었는데, 아침에 파란 하늘이 보이고 영실에 도착하여도 비는 없어 기대를 하며 행장을 차렸다. 그러나 한 시간도 채 못 가서 안개비를 맞기 시작하였다. 큰 산에 날씨는 가늠할 수 없다는 말이 맞다. 무지개는 떴는데 비는 내려 이번에도 영실기암 절경은 구름 속에서 어렴풋하게 볼 뿐이다. 신령스럽다. 영실이 신령이 사는 골짜기란 말이 맞다. 

 

노루샘에서 목을 축이고 빗속에 윗세오름대피소에 도착하였다. 한라산에서 제일 높은 세 오름을 합하여 부르는 이름이 윗세오름이다. 윗세오름대피소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컵라면이다. 어디서 먹는 컵라면보다 더 맛있다. 반 시간을 쉬었다가 나와도 비는 계속 내린다. 한라산 백록담 경관 중 최고의 절경은 해가 질 때 윗세오름에서 보는 불을 뿜듯 아름다운 백록담 서벽의 모습이라는데, 작년에 이곳에 올랐을 때, 구름이 일시에 걷히며 백록담 서벽이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풍경도  탄성을 지를 만큼 아름다웠다. 지난 해 그 기억으로 다시 왔는데, 이번에는 구름이 열어주지 않아  수가 없다. 

 

백록담 가까이에 있는, 방아처럼 생겼다 하여 부르는 방아오름도 구름 속에서 방아샘만 겨우 열어 주었다. 백록담과 가장 가까이 있으니 주변에 바위들은 화산활동에서 가장 나중에 생긴 것이라 보면 된다. 철쭉은 꽤 남아 있지만 구름 속에 있어 대부분 보이지 않고, 보이는 것도 빗속에 움츠러 들었다. 물이 귀한 한라산 골짜기가 모처럼 비로 물 흐르는 소리가 난다. 평지궤대피소를 지나서  돈내코로 내려오는 하산 길도 구름 속을 걷는 선계 속 산행이 되었다.

 

 

 

 

 

영실 소나무군락

 

 

 

구름 속에 갇힌 영실기암

 

 

 

병풍바위 부근

 

 

 

안개비 속에 무지개가 보이고

 

 

 

노루샘 부근

 

 

 

오늘의 날씨 / 윗세오름대피소에서

 

 

 

한라산 서벽 아래

 

 

 

 

 

방아오름샘

 

 

 

 

 

 

 

칡오름과 영천악이 보이는 곳 / 돈내코 하산길에

 

 

 

솔오름 / 돈내코 하산길에 

 

 

 

무덤 / 비석을 세로로 세워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