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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야산 계곡산행 / 물이 넘쳐 살아있는 계곡

향곡[鄕谷] 2014. 8. 24. 15:19

물이 넘쳐 살아있는 계곡

화야산(禾也山. 750m) 계곡산행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삼회리 (2014.8.23. 맑음. 21.4~28.9℃)

삼회 1리-큰골-운곡암-화야산-사기막골-삼회 2리 (약 10㎞. 4시간 40분)

 

  

 

화야산은 깊은 맛이 나는 계곡산행지이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기에 살았던 운곡 원천석도 이곳 큰골에 숨어 들어 은둔하였다. 조선을 개국하자 원주 간현을 거쳐 치악산 동쪽에 거처인 누졸재를 마련하여 옮겼고, 제자인 방원이 그곳으로 찾아오자 그 산 더 깊은 곳으로 숨었다. 큰골에는 운곡이 거처하던 운곡암이 있다. 화야산은 그 옛날엔 배를 타고 건넜고, 지금도 접근하기 쉽지 않은 오지의 산이다. 산 다니기에는 오지여서 좋은 곳이다.

 

비가 온 뒤라 계곡물은 넘쳐 십여 차례 물을 건너느라 등산화에 물을 적시지 않고는 갈 수가 없었다. 버섯은 이곳저곳 있으나 알 수가 없는 까막눈이다. 버섯을 따는데 쓰는 은어에 "찾으면 보인다"는 말도 누군가 먼저 찾아서 보여주기 전에는 어떤 버섯도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잠깐 사이에 생겼다가 없어지는 것이 버섯이니, 매미는 봄가을을 모르고, 버섯은 초하루 그믐을 모른다고 하였다.  

 

화야산은 북한강이 앞을 막아서고, 수량이 풍성하여 풀과 나무도 종류가 많다. 느릅나무, 말채나무, 산뽕나무, 물박달나무, 다릅나무를 찾아볼 수 있고, 큰 나무에 기대어 사는 음목들도 산에 가득하다. 이렇게 수림이 가득하고 물이 넘쳐서, 우리나라의 산은 기(氣)를 받을 수 있는 살아있는 산이다. 산에 와서 기를 받아서 일주일은 활력이 절로 생긴다. 산행은 활력을 공급하는 보약이다. 보약이 산에 있는데 다른 데서 찾을 이유가 없다. 

 

 

 

※ 교통편

(갈 때) 경춘선 상봉역 7:49 - 청평역 8:31 도착. 청평역 - 청평터미널 : 도보 10여분. 청평터미널 9:10 삼회리행 버스 - 9:25 큰골 입구 도착

(올 때)  삼회 2리 사기막골 18:20 - 18:35 청평터미널 도착. 청평으로 들어가는 택시는 주말에 경춘국도가 밀려 이용하기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