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 바람길 (강화나들길 11길)
석모도선착장에서 보문사까지
석모도선착장-매음리선착장-어류정항-민머루해변-어류정수문-보문사
(16㎞. 5시간 10분. 2016.5.5. 맑음)
사흘 날씨를 가늠할 수 없으면 선장이 될 수 없다고 한다. 하늘과 바다의 색깔을 보고, 바람과 새의 움직임을 보고서 선장은 배를 부렸다. 섬여행도 배를 타고 건너는 일이기에, 날씨가 변덕스러울 때는 선뜻 결정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초 더 멀리 있는 섬으로 가려다가 돌아오는 날 바람이 세차다 하여 행선지를 바꾸었다. 석모도 바람길은 석모도선착장에서 강길 같은 바닷길을 따라 보문사까지 걷는 길이다. 나무는 없으니 숲은 더더구나 없다. 해를 이고 갯바람을 맞으며 방죽을 따라서 걷는 길이다.
선착장에서 이어지는 방죽은 민들레 세상이다. 토종인 민들레와 흰민들레. 외래종인 서양민들레가 섞여 있다. 강화가 외래인이 들어왔던 첫 기착지이듯 민들레도 그렇게 뿌리를 내린 모양이다. 꽃받침이 꽃을 움켜쥐듯이 받치고 있는 토종은 열매를 맺으면 그 해에는 더 이상 꽃을 피우지 않고, 꽃받침이 쳐져 있는 서양종은 가을까지 줄기차게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으니, 이젠 토종 구경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방죽 옆으로는 갯벌이다. 갯벌에 있는 동물이나 미생물은 육지에서 내려온 유기물을 분해하여 청소하고, 그 동물은 다시 사람의 먹이가 되니, 갯벌은 이 땅의 콩팥이요 에너지 공급원이다. 서해와 남해에서 사는 어류의 상당수는 갯벌을 거쳐간다고 한다. 그래서 갯벌은 바다 생물의 고향이다. 작은 게들이 눈앞에 보이는 것만 수십만 마리는 될 것 같다. 게들도 그들의 삶의 밭인 갯벌에서 먹을 양식을 찾아 나선 것이다. 갯벌을 메워서 무얼 하자는 사람들은 자연을 묻어버리자는 말을 하는 것이다. 한 번 묻으면 무엇이든 돌아오기 어렵다.
※ 교통편 : (갈 때 ) 강화읍에서 외포리행 버스 이용. 외포리선착장에서 석모도 가는 배 이용
(올 때) 보문사에서 강화읍까지 마을버스 이용, 석모도선착장에서는 갈 때 역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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