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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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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음도길 / 황해도 연백땅이 보이는 섬나들길

향곡[鄕谷] 2016. 10. 13. 09:15

 

 

 

볼음도길 (강화 나들길 13길)

황해도 연백땅이 보이는 섬나들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리 (2016.10.1. 맑음. 15.0~24.8℃)

볼음도선착장-조개골해변-영뜰해변-서도 은행나무-볼음저수지-봉화산-볼음도선착장

도상거리 12.78㎞. 이동시간 5시간 15분. 휴식시간 1시간 15분. 소요시간 6시간 30분

 

 

섬은 떨어져 있어서 외로운 곳이고, 멀리 있어서 그리운 곳이다. 가끔은 섬이 그립다. 그리우떠나는 이다. 볼음도는 강화도 외포리에서 여객선으로 1시간 20분 걸리는 강화군 서도면에 있는 작은 섬이다. 꼭두새벽에 집을 나서서 외포리 바닷가 식당에서 조개탕을 시켜서 아침을 먹었다. 볼음도에서 많이 잡힌다는 상합조개에 고추를 송송 썰어 넣어 매콤하고 시원하다.

 

조선 인조 때 임경업장군이 원병수신사로 명나라로 가던 중 풍랑을 만나 볼음도에 보름간 머물렀다. 머무는 동안 하늘에 둥근달이 떠 섬이름을 만월도(滿月島)라 했는데, 후에 보름달 발음가까운 볼음도(乶音島)라 하였다. 대동여지도에는 보을음도(甫乙音島)라 나와 있다. 면적은 6.36㎢, 해안길이 16.2㎞로, 120여 세대 280여 주민이 살고 있는 서도면 4개 섬 중에는 가장 크다. 

 

북쪽해안선이 남방한계선인 민통선지역이라 섬에서 내리니 해병대원이 이름과 이동 계획을 묻는다.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마중 온 사람들을 따라서 모두 가고 난 뒤였다. 강화도 서쪽 끝에서 7㎞이고, 황해도 연백이 5.5㎞이니 북한 땅이 강화섬 보다도 가깝다. 아침이면 북한의 닭 우는 소리를 이곳에서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갯내음이 물씬나는 볼음도선착장을 떠나 해변 모래밭을 지나면 소나무가 우거진 바닷가이다. 푸른 방풍림이 섬을 지키고 있다. 바닷가 모래밭과 소나무숲이 번갈아 반복된다. 모래밭엔 조개껍질이 흩어져 사각사각 소리가 나고, 숲은 사람들 발길이 적어서 헤치고 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우거진 데가 몇 군데 있다. 안내문에 나와 있는 시간보다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천연기념물인 800년 된 은행나무 노거수가 있는 정자에 올랐다. 갯벌 너머로 황해도 연백 북한땅이 보인다. 걸어가면 금방이라도 닿을이다. 북쪽의 높다란 상징탑과 건물이 육안으로도 보인다. 막막한 현실의 장벽이다. 

 

볼음저수지와 봉화산을 지나는 길은 수풀이 우거져 지나기가 어렵고, 개천가 수초에는 고기들이 알을 놓아 붉다. 갯벌엔 물이 조금씩 빠져나가 북한땅과 더 가까워진 듯하다. 백로들이 갯벌에서 먹이를 찾는다. 사람들은 들어가지 못하니 새들에겐 낙원이다. 사람들은 누런 들판 한편에서 고구마를 캐고, 경운기에 땅콩을 가득 싣고 다 바래서 희미한 여인숙 간판이 있는 동네로 들어온다. 망둥이를 잡아서 높은 곳에 매달아 말리고 있었다. 숭어가 뛰면 망둥이도 뛴다더니 그놈들은 틀림없이 뛰다가 걸린 놈들일 것이다. 선착장 부근에는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이 연신 고기를 잡아올린다. 어둑해져서 주문도로 가는 저녁 배를 탔다. 어둠이 짙으니 갯내음도 짙고 파도는 더 철썩인다. 

 

 

배편 (삼보해운 032-932-6007. 삼보 12호) 평일에는 하루 2편, 주말에는 3편이 있다.

            외포리에서 오후에 뜨는 막배는 볼음도를 거쳐 주문도에 와서 하룻밤을 자고 떠난다. 

    ① 강화도 외포리 09:10 → 볼음도 10:35.  \7,300       ② 볼음도 18:20 → 주문도 18:40. \2,300

 

 

 

 

 

 

볼음도 선착장에서 내린 사람들은 모두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표지판이 정겹다. 우리가 갈 은행나무와 저수지 표지판도 보인다

 

 

 

 

 

 

 

 

갯벌 너머 황해도 연백땅이 육안으로 보인다

 

 

 

 

수령 800년이 넘은 천연기념물인 은행나무

 

 

 

 

볼음저수지가 있는 뚝방길은 걷기 어려울 정도로 수풀이 우거졌다

 

 

 

 

뚝방길 대신 해변길로 나선다. 돌길이라 걸음이 더디다

 

 

 

게들은 지천이고 백로들에게는 먹이의 보고이기도 하다. 갯벌 너머 북한땅이 보인다

 

 

 

 

볼음도저수지

 

 

 

 

볼음저수지를 건너면 벌판이 이어지고 다음은 봉화산 고갯길이다

 

 

 

 

 

 

하늘 높이 매달아 말리는 망둥이

 

 

 

 

저녁이 되면서 볼음도 선착장도 조용하다. 건너편이 주문도이다

 

 

 

 

주문도에 내렸을 때는 어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