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도길 (강화나들길 12길)
강화 외포리에서 건너가는 섬나들길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주문도리 (2016.10.1-10.2. 흐린 후 비)
주문진-주문저수지-서도중앙교회-뒷장술해변-서도파출소-서도초중고-서도파출소-주문도선착장 (10.2㎞. 3시간)
볼음도에서 저녁 배를 타고 아차도를 지나 주문도로 갔다. 선착장 매표원은 결혼식장에 갔다 하기에 그냥 탔더니 여객선 직원은 그 사정을 다 아는지 배에서 뱃삯을 받았다. 아차도는 우럭과 망둥이가 많이 난다는 섬이다. 이무기가 육지와 바다에서 천년을 보낸 뒤, 용이 되어 승천하다가 임신한 여자를 보고서 아차 하는 순간에 바다로 떨어져 아차도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일을 하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에 결정 나는 일이 더러 있다. 큰 일을 할 땐 정신을 바로 할 일이다.
주문도는 조선 중기 임경업 장군이 명나라에 사신으로 떠날 때 이 섬에서 임금에게 하직의 글을 올렸다고 하여 아뢸 주(奏) 글월 문(文) 주문도(奏文島)라 하였다가, 나중에 주문도(注文島)로 바꾸었다. 그 당시 이미 행정의 역할을 하였던 곳이었다. 면적은 4.55㎢, 해안 길이 13.0㎞로 볼음도보다 작으나, 인구는 165세대 358명으로 더 많고, 서도면 4개 섬의 주도이다. 강화에서 거리는 가까운데 뱃길은 볼음도를 들러서 가느라 시간은 20여 분 더 잡아야 한다.
배에서 내리니 어둑하다. 민박집주인이 트럭을 몰고 와서 뒤에 탔다. 뒤로 해병대 트럭이 따라온다. 마치 호위를 받는 듯하다. 저녁엔 민박집에서 잡아온 생선으로 요리한 매운탕을 먹고 밖으로 나갔다. 날은 선선하고 구름이 끼어 음력 초하루인데도 별이 보일똥말똥이다. 민박집에 있는 사람들이 꽃게잡이 나간다고 나섰다. 전등과 장화가 있으니 같이 가자고 한다. 좋은 경험인데 아쉬웠다.
아침은 상합조개탕으로 먹고 길을 나섰다. 오후에 폭우가 내린다 하여 얼른 섬을 돌고 서둘러 섬에서 나가기로 하였다. 어제 볼음도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던 것을 생각하여 일부 구간은 생략하기로 하였다. 섬은 좁지만 혹시 지체되어 뱃시간에 늦어지면 민박집에서 트럭을 보내주기로 하였다.
주문도길은 선착장에서 마을길을 지나 벌판과 갯벌과 작은 산을 이어서 3시간 정도 걷는 작은 섬이다. 초중고교가 같이 있는 서도초 중고교, 1902년 문을 연 한옥 예배당인 서도 중앙교회(당시 진촌교회. 1923년 건립 건물)가 특이하다. 갯벌에는 경운기를 타고 가서 전날 쳐둔 그물에서 고기를 담아 오는 편한 고기잡이도 있었다. 솔숲에서 야영을 하는 가족들이 있었다. 바다향을 맡고 갯벌 체험을 하는 일은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날이 흐려 멀리 볼 수는 없었다. 뒷장술 해변과 산길은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헤치고 나가기 어려운 데가 더러 있다. 대체로 편안하고 해안선은 단조로워서 시간은 오히려 여유로웠다. 하산하면서 밤을 한 주먹 주워와 선착장으로 가면서 까먹으니 입은 텁텁하여도 여유로웠다. 하산 무렵 빗방울이 듣더니 선착장에 도착하여서 비가 굵어지기 시작하였다. 바다에 우뚝 서서 섬일까? 배가 섬에서 멀어지니 섬이 우뚝하다.
※ 배편 : 주문도 선착장 11:10 - 강화도 외포리 12:50. \7,900
1923년 문을 연 서도 중앙교회(옛 진촌교회)
우리가 묵었던 마을이다
어부는 경운기를 몰고 그물을 쳐놓은 갯벌로 간다
갯벌에 쳐놓은 그물
돌로 덮인 해안길은 길 찾기가 애매하다
엄나무는 길 가는 사람들에게 수난을 당했을 것 같다
허수아비 머리통이 커서 새들이 겁을 낼 것 같다
서도면 소재지 부근
마을에서 유일한 표지판. 섬에는 신호등도 건널목도 없다
선착장 앞 여인숙. 간판이 희미하여도 문을 열어 놓을 걸 보니 영업은 하는 것 같다
썰물로 바닷물이 빠져나가서 배는 멀리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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