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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Ⅱ-3. 스꾸냥산이 있는 일륭 가는 길

향곡[鄕谷] 2016. 5. 28. 11:01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3

2일째 (2016.5.16. 맑음)

 

스꾸냥산이 있는 일륭(日隆) 가는 길

 

 

 

스꾸냥산(四姑娘山)은 일륭에 있다. 스꾸냥산은 4개의 봉우리를 모두 이르는 말이기도 하고, 제일 높은 봉우리를 가리키기도 한다. 4개의 봉우리 중에서 맏이가 제일 낮은 다꾸냥봉(大姑娘峰. 5038m) 이고, 둘째는 얼꾸냥봉(二姑娘峰 5454m), 셋째는 산꾸냥봉(三姑娘峰 5355m), 막내가 제일 높은 야오메이봉 또는 스꾸냥봉(6250m)으로 부른다. 실제 팜플랫에는 5355, 5454, 5664, 6250으로 나와 있지만 일단 GPS로 측정한 수치이면서 그곳 주민들이 말하는 수치를 기준으로 삼으려 한다. 꾸냥(姑娘)이 아가씨란 말인데, 요마와 싸우다 희생된 네 아가씨를 산 이름으로 삼았다. 쓰촨 성에서 공가산(7556m) 다음으로 높은 산이 스꾸냥산이다.

 

성도에서 일륭에 있는 스꾸냥산을 가기 위해 지프차 두 대에 나누어 탔다. 처음 세 명이 탔는데, 어떻게 서로 연락을 해서 타는지, 사람이 하나씩 늘어 나중에는 여섯 명이 꽉 찼다. 짐이 많아서 비포장도로를 가는 동안 짐을 껴안고 짐에 묻혀서 가는 형편이었다. 중간에 우리 짐 하나를 다른 차에 싣겠다는데, 짐을 잃어버릴 염려가 있어 우리가 타지도 않는 차에 그럴 수는 없다 하였다. 어떤 서양인이 나서서 같은 방향이고 자기가 책임을 지겠다 한다. 처음 보는 사람이 어떻게 책임을 지겠단 말인가. 거절을 하고 계속 짐에 묻혀 가다니까 운전기사가 보기에 안되었는지 짐을 다시 정리하고 차를 부렸다.

 

성도에서 일륭 가는 길은 약 245㎞. 우리가 지나가는 문천(汶川)은 몇 년 전 쓰촨 대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곳이었다. 길과 계곡은 마구 파헤쳐져 온통 뒤죽박죽이고 공사 중이었다. 그 길이 끝나면 다시 눈 쌓인 파랑산고개로 한 없이 올라가는 길이어서, 우리는 원시적이고도 웅장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갑자기 계절을 바꾸어 눈 쌓인 곳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묘한 상쾌감을 준다. 해발 4487m 파랑산(巴郞山)고개에서 차를 내리니 머리가 어질 하다. 준비 안된 고산증을 겪고 있는 것이다. 스꾸냥산은 25㎞ 남았다는데, 고개에서 아직 그 산은 보이지 않는다.

 

파랑산고개를 구불구불 거의 내려서니 멀리 장쾌한 설산 스꾸냥산이 눈에 들어왔다. 설산이 보이는 길목에서는 장사꾼들이 모여서 말린 야크고기와 건포도를 팔고 있었다. 차에서 내려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조금 더 가면 공사 중이니 천천히 가자 하였다. 백탑 부근엔 바람꽃이 하얗게 피었다. 온통 하얀 것뿐, 사람들은 햇살에 얼굴이 그을려 건강하다. 공사구간을 30여분 지체 후 해발 3200m 일월산장에 도착하였다. 아침에 청두에서 나선 지 6시간이나 걸렸다. 산장 주인이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를 건넨다. 조선족으로 일월산장을 경영하는 젊은 주인이다. 

 

다음 날 이동할 수단과 준비물에 대하여 협의하였다. 말은 3 필을 구하고, 마부 비용은 말에 포함하였다. 가이드와 요리사를 별도로 구하였다. 요리사를 구하는 것은 프로판가스통과 압력밥솥이 필요하였으며, 설거지 한다고 차가운 물에 담갔다가 고산증세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침낭과 텐트, 산소통도 준비하였다. 예약한 등반허가증을 1인당 800위엔(한화 144,000원)을 내고 미리 준비한 것을 받았다. 지나고 보니 입산허가증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계속 의문을 가지고 있다. 랜턴을 점검하고, 최소한의 필요 장비가 빠졌는지 점검하였다. 작년에 머리를 감았다가 고소증세로 혼이 난 적이 있어 대강 씻고 2층방도 천천히 오른다. 고소예방약을 반 알 먹고 누웠다. 밖에는 도랑물 흐르는 소리가 요란하다. 새벽에 별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였다.

 

 

 

 

※ 일월산장 : 長坪具 長坪村 日月山莊. e메일 : jjc-8848@nate.com.

                 전화 153 0910 8148, 134 3808 4595. 金景春

 

※ 산행 기간 중 기본경비 : (식비 제외)

            일월산장 (2인실 @  *2개 + 3인실 @    *1개) * 2일 = 780위엔

            가이드 @150위엔 * 1명 * 3일 = 450위엔

            요리사 @150위엔 * 1명 * 3일 = 450위엔

            말 @150위엔 * 3 필 * 2일 = 900위엔 (마부 비용은 말에 포함)

            침낭 @50위엔 * 7개 * 2일 = 700위엔

            텐트 @80위엔 * 4개 * 2일 = 640위엔

            등반허가료 @800위엔 * 7명 = 5,600위엔

            입산 문표 @150위엔 * 7명 = 1,050위엔

            과도영 산장 (7인)             500위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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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                    11,070위엔

 

 

 

 

문천에서 일륭 가는 비포장도로 

 

 

 

 

 

 

 

 

 

 

 

 

파랑산고개 (해발 4487m)

 

 

 

 

 

 

 

 

파랑산고개에서 일륭 내려가는 길

 

 

 

 

스꾸냥산이 보이는 길목

 

 

 

 

 스꾸냥산의 위용 (오른쪽부터 다 꾸냥, 얼꾸냥, 산 꾸냥, 스꾸냥)

 

 

 

 

숙소인 일월산장

 

 

 

 

등산허가증

 

 

 

일월산장에 만든 쓰꾸냥산 지도

 

 

 

    야크 머리로 만든 수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