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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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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4.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① 장평촌에서 노우원자까지

향곡[鄕谷] 2016. 5. 30. 08:27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4

3일째 (2016.5.17. 맑음)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① 장평촌에서 노우원자(老牛園子)까지 

일월산장(해발 3206m)-석판열-석조대-노우원자 (해발 3809m) (8.75㎞. 5시간 35분)

 

 

 

아침에 입산 문표를 끊고서 스꾸냥산 산행을 시작하였다. 도전은 값진 것, 그 에너지에 불을 붙여 산을 오른다. 산은 처음 30분이 제일 힘든 법, 고산 산행은 더욱 그렇다. 어젯밤 전기가 나가서 전기담요가 기능을 못하여 아침이 으스스하였기에 이것저것 입고 시작한 오름길은 숨을 더욱 헐떡이게 만들었다. 능선까지 이르는 동안 가뿐 숨을 몇 번씩 몰아친다. 다시 옷차림을 정리하고, 길가에 핀 두견화와 아기진달래를 구경하면서 느리게 걸었다. 짐을 실은 말들은 콧김도 내지 않고 잘도 오른다.

 

능선에 오르니 설산이 좌우로 들어서고, 경사는 한결 순해졌다. 호흡이 안정되었다. 산행이 느려지면서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산길은 민들레와 바람꽃으로 끝없는 꽃밭이다. 오색 깃발 타르초가 펄럭인다. 티베트인들은 이곳을 지나면 서로에게 '당신 안의 신께 경배를 드립니다'라는 뜻인 '나마스테'를 읊조릴 것이다. 신을 일깨우는 상징은 도처에 있다.

 

타르초를 지나니 오르내림이 반복되고 길이 질퍽해진다. 말을 타고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처음 출발할 때 가이드가 우리에게 천천히 가기를 당부하였다. 조금 속도를 냈다가는 스스로 힘들어지니 천천히 갈 수밖에 없다. 8천 미터급 고산은 준비 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 걸리고, 프로들은 고산 등반 때 제단을 쌓아놓고 라마제를 지낸다는데, 자연의 위대함에 대한 경배를 하며 스스로 낮춘다는 의미가 있다.

 

설산이 이어져도 우리가 가는 스꾸냥산은 보이지 않는다. 석판열을 지나 풀밭에서 점심을 먹었다. 즉석불고기비빔밥. 가열을 하여 먹는 것인데, 마부들과 같이 나누어 먹었다. 마부는 43세와 36세 장족이다. 우리들 대부분도 이런 음식을 처음 먹어본다고 설명해 주었다. 젓가락질이 익숙하다. 대단히 재미있어하였다.  

 

5시간 반 만에 경치가 좋은 해발 3800여 m 노우원자(老牛園子)에 닿았다. 앞을 막고 서 있는 설산이 눈을 머리에 이고 있어 시계가 훤하다. 풀밭에 있는 나뭇가지와 야크 똥을 주섬주섬 치우고 말에서 짐을 내려 텐트를 쳤다. 마부들은 부근에 있는 움집에서 가스통과 압력밥솥, 음식재료들을 내렸다. 저녁은 돼지고기 김치찌개이다. 좋은 안주가 있지만 고산 등반을 앞두고 있어서 모두 술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텐트 친 곳에서 움집까지는 50여 m 정도뿐이 안되는데, 몇 번 왔다 갔다 한 사람들이 어지럽다 하였다. 아침에 한 사람이 고산증세가 있더니 저녁에 또 두 사람에게 증세가 생겼다. 머리는 띵하고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형편이었다. 어둠이 하늘을 덮으니 기온이 뚝 떨어진다. 텐트를 삐죽이 열고 설산을 바라본다. 날이 흐려서 별을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저녁을 먹고 해야 할 일이라곤 자는 일뿐이었다. 옷을 있는 대로 껴입고, 양말에 발토시까지 하고 침낭을 두 개씩 하고도 발이 무척 시리다. 핫팩이 기능을 하지도 못한다. 바닥은 배기고 날은 추운데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 산행 1일 차 내용

  시간 : 출발 10:59, 도착 16:35. 이동시간 4:18, 휴식시간 1:17. 소요시간 5:35

  도상거리 8.75㎞. 평균속도 2.03㎞. 최고속도 4.82㎞.

  고도 : 출발(일월산장) 3,206m  도착(노우원자) 3,809m. 해발고도 차이 603m  

 

※ 산행 3일간 식단

 

  아침
점심
저녁
1일차
 현지식(산장)
고추장소고기비빔밥(이동식)
돼지고기 볶음.쌀밥.김치
2일차
떡라면
불고기비빔밥(이동식)
부대찌개(햄,소시지,김치,파,
양파,라면스프,고추장)
3일차
누룽지탕
밥과 라면
현지식.삼겹살(산장)

 

 

 ※ 식단 구입품목 (대원 7명, 마부 2명, 예비 2명 = 계 11명 )

 

   사전 준비 : 즉석비빔밥 33개, 흰떡 600g,  라면 10개, 컵라면 2, 누룽지 11개, 쌀 1kg, 김치 2.3kg 2개, 햄 3개, 소시지, 고추장 500g, 커피

   현지 구입 : 돼지고기 500g, 양파, 파, 과일

 

 

말에 짐을 싣고 있는 마부들. 말 하나에 적당한 무게가 60㎏이라 한다

 

 

 

말들은 콧김도 없이 스스로 잘도 오른다

 

 

 

두견화

 

 

 

 

민들레와 바람꽃

 

 

 

능선에 오르면 산행 내내 설산을 볼 수 있다 

 

 

 

앞을 보면 설산이요, 발 밑은 들꽃이다

 

 

 

능선을 오르면 당분간 길은 평탄하다

 

 

 

 

야크 떼가 있는 산길

 

 

 

 

타르초 앞에서 풀을 뜯고 있는 야크떼

 

 

 

 

 

하늘을 향한 염원 타르초가 펄럭인다

 

 

 

 

 

사람들이 산길을 내려가고 있다

 

 

 

 

첫날 점심식사는 이동식 불고기비빔밥이다. 가열하여 즉석에서 먹는 맛이 좋다

 

 

 

 

 

 

 

 

질퍽한 숲길을 지나는 곳이다

 

 

 

 

베이스캠프 부근 노우원자에서 보는 설산

 

 

 

 

이곳이 베이스캠프. 해발 3809m 노우원자이다.

 

 

 

 

 

 

설산이 보이는 노우원자에서 텐트를 쳤다

 

 

 

 

마부들은 움집에서 식재료를 내렸다

 

 

 

 

뜨거운 물은 고산증세를 완화하게 한다. 수많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한 주전자이다

 

 

 

 

 

커피나 초코파이 봉지는 공기압으로 빵빵하다

 

 

 

 

텐트 안에서 보는 설경. 어둠이 져도 산은 오랫동안 하얗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