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동티베트

Ⅱ-7.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④ 정상 하산

향곡[鄕谷] 2016. 6. 4. 22:48

 

동티베트 배낭여행 Ⅱ-7

5일째 (2016.5.19. 흐린 후 맑음)

 

스꾸냥산(다꾸냥봉) 산행 ④ 정상 하산

정상 안부(4,894m)-과도영(해발 4,347m)

 



다꾸냥(大姑娘)의 허락을 얻지 못하여 철수를 시작하였다. 바람이 그치기를 기다릴까 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 저체온증으로 버틸 수가 없다. 로프가 없어 빙판길도 무리다. 내려올 때가 더 염려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미련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바람이 몰아치는 구름의 움직임은 여전하였다. 아쉬움에 우리가 아침 출발시간을 너무 지체하였나 생각하였다. 무슨 소용이랴. 다 지나간 일이요, 산에서 넘침은 경계할 일이다.


급사면 하산은 더욱 조심스럽다. 조심스럽게 중심을 잡으려다가 오히려 눈구덩이에 깊게 빠져서 사람이 꺼내주기도 하였다. 아이젠에 자꾸 눈이 엉켜 균형이 안 맞는다. 내려간다고 생각하니 섭섭한 생각도 있지만 안전하게 하산하는 것이 다행이라 여겼다. 너덜지대 아래로 내려오니 질풍노도의 천상에서 내려서는 기분이다. 신령님의 속내를 탓하기 전에 우리가 제대로 하였는지를 돌아본다. 


오르면서 호흡을 격하게 하여 수분을 소비해서인지 오줌이 나오지 않는다. 얼굴 경련도 하산하면서 없어졌다. 준비한 산소통은 그대로 배낭 속에 있다. 쉬면서 아무 생각없이 눈밭에 덜렁 눕는다. 가이드는 편편한 돌을 뒤집어 앉으라고 권한다. 눈 속에서 돌을 뒤집다는 생각이 쉬우면서도 기막힌 발상이다. 산이 다 그렇지만 하얀 산속에 있으니 이곳이야말로 기억을 무화(無化)시켜 버릴 공간이다. 아침으로 누룽지를 먹어서 그러한지 배 고픈 생각이 슬슬 난다. 행동식을 꺼내 요긴하게 먹었다. 건너편에 있는 설산과 푸른 하늘이 조금씩 드러난다. 제2캠프인 과도영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었다. 배가 고픈 정도에 비해서는 그리 들어가지 않는다.

 

 

 

 

 

정상 하산 시작

 

 

 

 

 

 

 

 

급사면은 더욱 조심스럽다

 

 

 

 

정상에서 바람은 여전하다

 

 

 

 

스꾸냥산은 푸른 하늘이 조금씩 넓어진다

 

 

 

 

장비를 다시 점검하고

 

 

 

 

선두가 너덜지대를 내려선다 

 

 

 

 

후미도 이어서 내려온다

 

 

 

 

 

 

눈밭에 앉거나 누워  편안히 쉰다

 

 

 

 

조금만 거리를 둬도 아련하게 보인다 

 

 

 

 

산 아래는 구름이 걷히고 흙길이 보인다

 

 

 

 

제2캠프로 쓴 과도영이다

 

 

 

 

 

 

과도영에서 쳐다본 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