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베트 배낭여행 Ⅱ-12
7일째 (2016.5.21)~8일째(2016.5.22)
루얼까이(若尔盖) 대초원 / 가도 가도 대초원
(7일째) 구채구 - 송원 천주사 (8일째) 송원 천주사 - 루얼까이대초원
구채구 계곡에서 나와 빗속에 송판 천주사로 차를 몰았다. 중간에 강족(羌族)들이 모여있는 가게로 들어갔다. 민강의 발원지인 민산산맥 주봉이 보이는 곳이다. 강족은 30만이 조금 넘는데, 2008년 문천 대지진 때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사람들이 모여 불을 피우며 수유차(酥油茶)를 마시고 있었다. 수유차는 보이차를 주원료로하고, 거기에 야크젖으로 만든 치즈버터를 넣은 후 소금과 곡물가루를 첨가하여 마신다. 그들의 주식은 야크의 젖과 고기였다. 그러다가 중국(당나라)을 통해 차를 들여왔다. 지상에서 가장 높고 험한 차마고도라는 길을 만들게 한 것이 중국의 차였다. 그들은 추위와 건조함을 이겨내기 위해 차를 계속 마신다.
그들이 먹는 보리빵과 수유차를 사서 마셨다. 곡식가루도 들어 있었다. 비 내리는 날씨여서 따뜻한 것이 좋다. 사람들이 쭉 둘러 서서 동물원에서 구경하듯이 우리를 쳐다본다. 다 마시니 또 한 잔 더 따라준다. 오다가 길에서 차에 치어 죽은 야크를 보았는데, 이곳 사람들이 칼과 숫돌을 들고 죽은 야크를 처리하러 나서려는 중이었다. 청장년들이 나서는 모습이 동네 큰 일에 소나 돼지를 잡으러 나서는 모습과 같다.
다음 날 아침 루얼까이대초원을 보기 위해 천주사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였다. 산고수장(山高水長)의 고장이라는 큰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 지형에 딱 맞는 말이다. 천주사에서 루얼까이의 화호(花湖)까지는 186㎞이다. 중간에 공안의 검문이 있었다. 아침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4천이 넘는 고개를 지날 때는 진눈깨비로 바뀌었다. 고개를 넘어 광활한 초원 사이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초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너비로는 이십 리는 돼 보인다. 초원국가공원이란 간판이 있다. 가도 가도대초원이다. 한량없이 넓은 초원 중간에 작은 변소가 있는데, 빗속에서 우산을 받치고 돈을 받기 위해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도 있었다.
화호(花湖)에 다달아 차를 멈추었다. 비바람은 치고 손이 시렸다. 옷을 껴입고 비옷을 입고, 다시 우산을 썼다. 표를 끊어서 버스를 타고 초원 가운데로 들어가 경치 구경을 하는 곳이다. 날씨가 좋으면 들어가서 구경하겠지만 지금은 앞이 보이지 않고 비바람이 몰아쳐 음식을 파는 천막으로 들어갔다. 관광지라 바가지요금이다. 어쩌랴. 우육면을 시켜서 먹고 되돌아 나왔다.
초원은 나무나 곡식이 자라지 않는 환경이다. 계절이 봄이 되니 지금은 보기 좋지만, 평균 3500 고지인 이곳 초원에서 나는 것이라곤 가축과 유제품뿐이다. 나무도 살기 어려운데, 사람이 목숨을 부지하며 살아가기란 고난하다. 결핍은 행복의 목표를 낮추어 그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것이지만, 살아가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민산산맥 주봉이 보이는 곳
우리를 둘러싸고 구경하는 강족 사람들
그들은 추위에 옷이 두툼하다
천주사를 떠나며
야크 떼가 나타나 앞을 막는다
고개를 넘으면서 진눈깨비가 내린다
길가에는 목장들이 많다. 말을 태우는 장사가 주업인 듯하다
초원 사이로 달리는 길은 몇 시간을 달려도 끝이 없다
물건을 파는 가게인 듯 외양이 특이하다
화호(花湖) 지구. 전경이 아름답다고 하나 비바람이 몰아쳐 들어가기를 포기하였다
노란 꽃들이 대초원을 덮었다
야크 떼가 있는 대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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