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서루(竹西樓) / 관동제일루

관동제일루

죽서루(竹西樓) / 강원도 삼척시 성내동 (2016.9.28)

삼척은 한반도 중심 동쪽 끝 해안에 자리 잡아 전국 어는 곳에서 가든 가는 길이 멀고 험하다 하여

삼척이란 이름을 얻었다. 고구려와 신라의 군사적 요충지였고, 통일신라에서는 경주 다음으로 중심

이었다. 고려 마지막왕 공양왕은 여기서 숨을 거두었고, 광업으로 근대 산업을 일으킨 원동력을 태동

시킨 곳이다. 조선시대 예송논쟁에서 밀린 미수 허목이 먼 이곳으로 삼척부사를 명 받아 온 이유가

외떨어진 지리적 이유에도 있었을 것이다. 

삼척항 입구에서 7번국도를 따라 울진방향으로 가다가 죽서교 오른쪽에 죽서루가 있다. 오십천 물결

절벽 위에 우뚝 서 있다. 관동팔경 중 바다에 있지 않은 유일한 곳이라 그곳 경치가 어떠하였을지

짐작이 간다. 죽장사란 절이 동쪽에 있어서 죽서루로 이름 지었다는데, 고려 충렬왕 때(1275년)

이승휴가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올랐다는 기록이 있으니 죽서루를 건축한 시기는 그 이전이었다. 

오십천 아래에서 쳐다보는 모습은 바위만 있었다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하며 감상을 하였다. 뒤로 

돌아가면 죽서루(竹西樓)와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라 쓴 현판은 삼척부사였던 이성조의 글씨인데,

휘몰아치는 굵직함이 웅혼하여 감탄을 놓지 못하였다. 제일계정(第一溪亭) 글씨는 미수 허목의 글씨로 

하늘을 날으듯 물이 흐르듯 유려함이 정녕 아름다웠다. 그 외에도 숙종의 어제시, 정조의 어제시,

율곡의 시, 이승휴의 시 등 많은 현판이 자리하고 있어 그 무게를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오십천 물길을 바라보던 죽서루의 앞뒤는 다 바뀌었다고 한다. 주변 넓은 공간은 좁아져 건물들이 다

들어서고, 오십천 너머로 건너던 출렁다리는 자동차가 다니는 다리가 되었고, 죽서루 앞 넓은 강변은 

다 덮고서 시멘트로 된 흉물로 채웠으니, 죽서루에서 감탄하며 보던 풍경은 오래 전 옛 사람의 얘기가

되었다. 삼척의 자랑이라면서 삼척을 사랑하지 않는 일이 되어버렸다.  

 

죽서루 원경

겸재 정선이 그린 죽서루

죽서루 뒷편

오십천을 내려보며

죽서루(竹西樓) 현판 / 조선 숙종 36년(1710년) 삼척부사 이성조의 글씨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 현판 / 조선 숙종 36년(1710년) 삼척부사 이성조의 글씨

제일계정(第一溪亭) 현판 / 조선 현종3년(1662) 삼척부사 허목의 글씨

죽서루 현판 / 작자 미상

해선유희지소(海仙遊戱之所) 현판 / 조선 헌종3년 (1837년) 삼척부사 이규헌의 글씨

죽서루 시 / 율곡 이이(1536-1584)

죽서루 시 / 이승휴(1224-1300)

죽서루기 / 미수 허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