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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서울 산

아차산-망우고개 / 편안하고 조망 좋은 능선길

향곡[鄕谷] 2017. 2. 24. 10:28

 

편안하고 조망 좋은 능선길

아차산에서 망우고개까지 / 서울 광진구 (2017.2.23.맑음)

아차산역-아차산(295.7)-용마산헬기장-용마산(348.5)-용마산헬기장-망우공원묘지-망우리고개

(10.3㎞. 이동시간 4시간13분. 휴식 1시간2분. 계 5시간15분)

 

 

아차산은 서울의 외사산(外四山) 중 하나로 서울 광진구와 구리시 사이에 있다.  삼국사기에 전하기를

아차산성은 삼국시대에 아단성(阿旦城: 언덕 아, 아침 단) 또는 아차성(阿且城: 언덕 아, 또 차)이라 했다

지금은 높을 아(峨), 우뚝 솟을 차(嵯)로 쓰고 있다. 백제가 차지하고 있던 이땅에 고구려가 쳐들아와서, 

개루왕은 아차성 아래에서 붙잡혀 죽고, 고구려가 차지했다. 백제의 전진기지로 세웠던 이곳에서 보면

백제의 성이었던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이 눈 아래 보인다. 이곳이 전략적 요충지임을 알겠다.

 

아차산성과 보루는 곳곳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보루는 작은 성 보(堡)에, 진 루(壘)이니, 성안에

있는 진지가 보루이다. 보루는 고구려의 진지였다. 한강유역을 다시 신라가 차지하고, 고구려는  빼앗긴 

땅을 찾겠다고 온달이 나서서 싸우다가 죽었다. 죽은 곳이 단양에 있는 온달산성이냐, 이곳 아차산성이냐를

두고서 의견이 나눠졌다. 유적이 많은 온달산성이 온달의 유적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데, 두 곳

에서는 서로 온달을 역사와 문화 고리로 행사를 열고 있다.      

 

산을 조금만 오르면 한강 쪽이나 중랑천이 흐르는 쪽으로 공간이 넓게 툭 터져 하늘이 푸르고 조망은

참으로 좋다. 서울둘레길과 구리둘레길이 겹친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많다. 아차산 서편 용마산 너머로는

북한산이 보인다. 용마산은 산 아래에 말 목장이 넓게 있어 그런 이름을 붙였다. 오던 길로 다시 돌아가서 

음지에는 눈이 조금씩 남은 망우고개로 가는 능선길로 들어섰다. 북으로는 멀리 불암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이 연이어 보이고, 더 멀리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눈에 덮힌 천마산이 뚜렸하다.  

 

망우(忘憂)는 태조 이성계가 자신이 묻힐 무덤을 정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곳에서 쉬면서 이제 묻힐 곳을

찾았으니 근심을 잊게 되었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편히 살다가 돌아가는 것도 복이다. 명당의 발복

(發福)도 결국은 자기 자신의 안녕을 위한 면이 크다. 망우리묘역에는 독립운동가 등 유명인사들이 잠들어

있다. 독립선언 33인이었던 한용운,오세창,박희도 선생이 이곳에 묻혀 있고, 장덕수 조봉암 등 정치가들,

화가 이중섭, 목마의 숙녀를 쓴 시인 박인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를 쓴 김상용, 아동문학가 소파 방정환,

종두법의 선구자 지석영 등등. 사색의 길을 걸으며 세상을 치열하게 살다가 간 그 분들의 어록을 새겨 놓은

글을 읽으며 산을 내려왔다. 그 분들 삶에서 배워야 하는 것을 찾아보는 사색의 길이다.    

 

※ 교통편

(갈 때)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2번출구

(올 때) 망우리고개 서쪽 망우사거리 부근으로 내려와 청량리 방향 버스 이용

 

 

 

 

 

아차산 제5보루

 

 

 

 

아차산성

 

 

 

 

한강이 보이는 조망

 

 

 

 

아차산 남쪽 조망

 

 

 

 

아차산 정상

 

 

 

 

아차산 정상

 

 

 

 

용마산에서 보는 중랑천 방향 조망. 왼쪽으로는 한강이, 오른쪽으로는 멀리 남산이 보인다

 

 

 

 

 

 

만해 한용운선생 묘소

 

 

 

 

소파 방정환선생 묘소. 소파는 손병희선생의 사위다. 비문의 글씨는 오세창 선생이 썼다.

 

 

 

 

아차산역에서 망우고개까지 걸은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