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덫
아무도 걷지 않은 한적한 산길로 가다 보면 거미줄이 얼굴에 달라붙는다. 그럴 때는 나뭇가지를 주워서 얼굴 앞에서 흔들면서 걷는다. 거미는 키가 작은 나무에 이리저리 줄을 치고 먹이를 기다린다. 곤충이 볕이 드는 쪽에 많으니 거미도 볕이 드는 쪽에 집을 짓는다. 거미는 숲이나 집이나 주변 구석진 어느 곳이든 줄을 친다.
일정한 간격으로 촘촘 엮어 놓은 거미줄은 강하고 탄력적이다. 우리 속담에 '거미줄에 목을 맨다'는 말처럼 그리 허술하지가 않다. 꽁무니에 줄을 달아 마술처럼 날아가서 자로 잰 듯이 집을 짓고 먹이를 기다린다. 미세한 진동도 귀신같이 알아서 걸려들기만 하면 달려가 녹여서 먹어치운다. 거미가 없으면 우리는 곤충들에게 둘러싸여 파묻힌다. 영국에서 거미가 먹어 치우는 곤충이 영국 사람들 몸무게보다 더 많다는 연구 자료도 있다.
거미는 '검다'는 형용사 어근에 접미사 '-의'가 붙어서 된 파생 명사로 추정하고 있는데, 숲엔 검은색 거미보다는 색깔 있는 거미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