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숲향 이야기

민달팽이 / 집이 없는 달팽이

향곡[鄕谷] 2018. 11. 12. 10:20

 

 

 

민달팽이

집이 없는 달팽이

 

 

 

 

민달팽이의 사랑 / 추자도 (제주. 2018.11.6)

 

 

 

 

민달팽이는 집이 없는 달팽이다. 껍데기는 퇴화되었고 밤색 줄무늬에 연한 갈색 외투막 흔적이 있다. 좀 징그러워 만지지 않지만, 길거리에 나와 불쌍하다고 숲으로 던져준다고 만졌다간 사람 체온으로도 화상을 입는다. 민달팽이는 집이 없는 대신 몸집이 크고 대기와 토양 오염에는 민감하다. 채소를 갉아먹어 농사짓는 사람은 싫어한다. 겉을 보면 번들번들한 수분이 있는데, 그 점액이 몸을 미끄러지게 하는 이동수단이다. 집이 없어 수분이 잘 빠져나가기에 수분이 있는 축축한 곳에서 산다.

 

민달팽이 색깔은 지의류나 젖은 낙엽 색깔과 어울린다. 거기에다가 까만색을 섞어 윤곽이 보이지 않게 하여 스스로를 보호한다.  민달팽이는 살갗에 녹색이 없는데도 녹색 잎이나 이끼를 은신처로 삼는다. 추자도에 갔다가 민달팽이가 사랑을 하는 장면을 몇 번 보았다. 가을철은 사랑의 계절인 모양이다. 암수 한 몸인데 종족보존을 위해 짝짓기를 한다. 짝짓기를 하면 생식기가 나와 기존 몸체의 7~8배가 커진다니 엄청나다. 집 없이 사는 젊은이들이 살 곳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비유하여 민달팽이 세대라는 말이 있다. 살기는 어려워도 사랑은 숭고하다.

 

 

 

 

 

 

민달팽이의 사랑 / 추자도 (제주. 2018.11.6)

 

 

 

민달팽이 / 민오름 (제주 봉개동. 2014.11.19)

 




민달팽이 / 교래자연휴양림 (제주. 2020.11.18)

 

 

민달팽이 / 남한산성 (2022.10.5)

 

 

민달팽이 / 백아도 (옹진. 2023.5.30)

 

 

민달팽이 / 울도 (옹진. 202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