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연과 용두암
화산이 분출하여 만든 바다 절경
제주도 제주시 용암동(2018.11.8)
한라산 북서쪽에서 제주시로 흐르는 한천(漢川) 하류에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용연(龍淵)이 있다. 바닷물이 들락날락하는 협곡에 기암이 병풍처럼 섰고, 초록빛 물결이 철렁철렁한다. 긴 연못처럼 생긴 계곡이다. 예전에는 시인묵객들이 용연에서 뱃놀이를 하면서 풍류를 즐긴 용연야범(龍淵夜帆)이 제주 12경 중 하나로 전해오는 곳이다. 바위 한쪽에 시와 이름을 음각으로 새긴 글씨가 보인다. 비를 몰고 오는 용이 살았다는 얘기가 전해져 기우제의 장소로도 썼다고 한다.
용연에서 2백여m 내려가면 바닷가에 용두암(龍頭巖)이 있다. 제주를 소개하는 안내서에 등장하는 바위이다. 200만 년 전 화산에서 마그마가 분출하면서 바닷물에 식어서 생긴 형상이다. 용왕이 보낸 사자가 한라산에서 불로장생의 약초를 캐러 왔다가 신선이 쏜 화살에 맞은 것이라는 전설도 있다. 용연에서 배를 띄워 이곳으로 나오면 선계에 드는듯 감탄사가 나올만한 곳이다. 서쪽과 동쪽에서 보는 모습이 각기 다르다. 서쪽에서 보는 모습은 용이 바다로 향하는 것이고, 동쪽에서 보는 용은 바다에서 올라오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