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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우당과 비자나무숲 / 해남 윤씨 종가

향곡[鄕谷] 2020. 1. 23. 11:14

 

 

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⑩

 

녹우당과 비자나무숲

해남 윤 씨 종가

전남 해남군 해남읍 연동리 (2020.1.14)

 

 

녹우당 (해남 윤 씨 종가). 은행나무는 1516년에 심었으니 500년이 넘었다

 

 

 

해남 가학산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머물고 해남 윤 씨 종가 녹우당으로 향했다.  해남읍에서 대흥사 방면으로 가다가 보면 길 왼쪽에 고산 윤선도 유적지 간판이 보인다. 너른 들판에 간판이 없다면 그 안에 고택이 자리잡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사랑채 이름이 녹우당(綠雨堂)인데, 집 뒷산에 우거진 숲이 바람에 흔들리면 쏴 하고 푸른 비가 내린 듯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봉림대군이 효종으로 즉위하자 왕세자 때 사부였던 고산 윤선도(1587-1671)를 위해 수원에 집을 지어주었다. 효종이 죽자 윤선도는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수원 집의 일부를 뜯어온 것이 지금의 녹우당이다. ㅁ자로 된 담으로 둘러싸인 녹우당은 살림집이어서 들어가 볼 수는 없다.

 

유물전시관을 지나 은행나무 오른쪽 고산사당 사이를 지나면 어초은 사당이 있고, 소나무 숲길 뒤가 비자나무숲으로 가는 길이다. 어초은 윤효정(1476-1543)은 지금의 녹우당이 있는 곳에 터를 잡은 어초은공파의 파조로 해남 윤씨가 번창하게 한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사당 뒤편 소나무 숲 속에 어초은의 묘가 있다. 그 묘 앞으로 난 숲길을 따라 가면 500년가량 되는 비자나무숲이 있다. 뒷산 바위가 드러나면 마을이 가난해진다고 한 윤씨 시조의 유언에 따라 조성한 숲이라고 한다. 비자나무숲은 오를수록 경사가 꽤 있는 숲길이다.

 

비자나무는 짧고 뾰족한 잎이 가지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그 모습이 한자 비(非)와 같다. 상자를 만들 수 있는 나무라서 방(匚)을 합치고,나무 목(木) 자를 붙여 비(榧)란 글자를 만들었다. 이 나무는 열매도 구충제를 만드는 데 쓰여 종자를 뜻하는 자(子)를 붙여 비자나무라고 했다. 잎 모습과 열매의 쓰임새를 함께 나타낸 이름이다. 바람이 불면 쏴하고 푸른 비 내린 듯하다는데, 숲에 들어서기만 해도 상쾌하다. 소리까지 들으면 더 청량해질 것 같다. 선인들이 수양할 때 폭포나 파도가 있는 곳에서 한다는데, 아름다운 시가 절로 나올만한 곳이다.

 

 

 

녹우당 솟을대문

 

 

 

 

고산사당

 

 

 

 

어초은사당

 

 

 

 

 

 

어초은 묘. 앞에 묘석이 없는 묘는 종부인 광주 이 씨의 묘라 한다.

 

 

 

 

비자나무 숲길

 

 

 

 

 

 

 

 

비자나무 잎

 

 

 

 

마삭줄

 

 

 

 

 

 

비자나무 잎

 

 

 

 

굴거리나무

 

 

 

 

백련지 소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