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강진, 장흥, 해남 탐방 ⑫
다산오솔길
다산초당에서 백련사까지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2020.1.14)
다산오솔길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 온 지 8년째인 1808년 외가 쪽 먼 친척뻘인 해남 윤 씨 윤단이 터를 잡아 주었다. 만덕산 아래 귤동마을에 있는 산정에 다산초당을 꾸몄다. 강진에 온 지 네 번째 거처이다. 정약용은 만덕산의 다른 이름인 다산(茶山)을 호로 삼았다. 다산초당 주차장에서 다산초당을 거쳐 백련사까지 걷는 길은 왕복 3.6㎞ 거리다. 길은 짧지만 아기자기하다.
다산초당 가는 길은 나무뿌리가 얼기설기 발을 뻗고, 나무는 우거져 대낮에도 그늘이 짙다. 초당 가는 길가에 무덤은 윤단의 손자이면서 다산의 제자였던 윤종진의 무덤이다. 동자석 2기가 앙증스러운 표정으로 무덤을 지킨다. 초당을 복원하면서 기와집으로 변했지만 다산이 손수 쓰고 새긴 글씨 丁石과 초당 앞 넓적한 바위는 다산의 손길을 거친 돌이다. 천일각도 후에 세운 것이지만, 형 정약전이 있는 곳을 바라보던 구강포 전망은 예 그대로 이리라. 천일각에 올라 외로움을 달래던 다산이 되어 보았다.
천일각을 지나면 다산이 백련사 혜장선사를 만나러 가는 오솔길이다. 최근 심은 황칠나무와 동백이 드문드문 서 있다. 넉넉히 30분이면 백련사에 닿는다. 동백숲을 빠져나오면 절 뒤로 만덕산이 보이고, 절 앞은 차밭 너머 풍광이 훤하다. 만경루 아래를 지나 대웅보전 앞으로 가면 동국진체의 완성자 이광사의 호쾌한 필법으로 쓴 대웅보전이 두 조각으로 걸려 있다.
다산과 혜장이 나눈 시문과 편지를 묶은 견월첩(見月牒)이 있다. 달은 안 보고 손가락을 왜 보느냐는 화두에서 따온 모양이다. 행간에 오간 마음의 본체를 보라는 말이다. 그들의 말과 글이 꽃이 되었다. 사람이 문장을 지님은 초목에 꽃이 피는 것과 같다. 만경루에서 내다본 바깥 풍경이 훤하다. 산사는 마음이 훤해지려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다산초당 올라가는 길에 삐죽 나온 나무뿌리
윤종진의 묘에 앙증스런 동자석
다산초당. 다산이 차그릇을 놓고 쓰던 바위가 초당 앞에 있다.
다산이 쓰고 직접 새긴 글씨 丁石
김정희가 직접 쓴 보정산방과 글자를 집자한 다산동암
천일각에서 바라보는 풍경
백련사로 가는 다산오솔길
백련사 앞 차밭
동백숲
만경루
대웅보전. 동국진체의 완성자 이광사의 글씨다
만경루에서 보는 구강포 풍경
다산초당 주차장에서 보는 만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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