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섬 여행 ⑪
장도습지
장도에 있는 람사르 지정 산지습지
장도선착장-습지전망대(정자)-산지습지-짝지기미-습지홍보관
이동거리 5.8㎞. 이동시간 2:17. 휴식시간 0:21. 계 2:38
전남 신안군 흑산면 비리 (2020.6.10)
장도는 흑산도에 딸린 작은 섬이다. 흑산도항에서 배로 30분 정도 걸린다. 흑산도에서 서쪽으로 보면 멀리 홍도가 보이고, 가까이 길쭉한 섬이 장도이다. 섬이 길어 장도(長島)인데, 대장도에는 사람이 살고, 소장도는 살지 않는다.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곳은 대장도 산 능선 해발 170m 정도 되는 곳이다.
습지란 물을 담고 있는 땅이다. 물이 그 땅 표면을 덮고 있다. 람사르협약 정식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다. 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체결하여 람사르협약이다. 장도습지는 우리나라에서 섬에 있는 유일한 산지습지로 2005년 지정하였다. 다수의 보호종과 수백여 종 생물이 사는 중요한 서식지이다.
전날부터 선장과 몇 번 통화 끝에 흑산도항에서 대장호에 탔다. 배에 탄 사람이 적어서 누가 탐방객이고, 누구는 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다. 호랑이 등짝 같다는 호장도를 지나면 장도가 가까이 들어온다. 소장도는 바위가 장벽을 두르고 막아섰다. 배가 대장도 선착장에 들어가니 김창식 이장님이 나와 계신다. 이 마을 35호 65명의 이장님이고, 탐방객을 안내하는 자연환경해설가이시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산길을 오르는 것과 같다. 거북바위가 징검다리처럼 놓인 소장도를 뒤로 하고 위로 오르면 흑산도는 바로 앞에 있고, 바다는 점점 넓어진다. 습지는 오목한 평지였다. 경사는 급하지 않아 물은 더디게 흘러 죽은 식물이 쌓인 층이 형성되어 습지가 생겼다. 이 층을 이탄층이라 하는데, 썩거나 분해되지 않고 쌓인 짙은 갈색층이다. 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바닥을 밟아보니 철렁철렁 고였던 물이 스펀지처럼 나온다. 비가 많이 내려 습지가 생긴 것이 아니라 점토 같은 불투수층에 이탄층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장도의 식생은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등 상록활엽수가 가장 많다. 산길로 오르면서 댕댕이덩굴, 왕쥐똥나무, 갯장구채, 꿩의다리를 볼 수 있었고, 습지를 벗어난 능선에는 이곳 깃대종 식물인 흑산도비비추를 비롯하여 석위, 산일엽, 계요등 등이 모여 있다. 좁은 면적에 비해서는 식생이 많은 편이다. 습지의 아래쪽인 짝지기미계곡으로 가봤다. 계곡 아래로는 사람들이 덜 다녀 여러 새가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장도습지는 식물은 멸종위기종이 없지만, 동물은 포유류, 조류, 양서파충류, 곤충, 무척추동물에서 골고루 멸종위기종이 있다. 동물의 피난처로서 보전 가치가 높은 곳이다.
마을로 돌아오려니 다시 비가 굵어졌다. 장마는 매우(梅雨)라 하여 매실이 익을 무렵인 6월 말에 내리는 것인데, 장마는 조금 이르고 예보와 달리 갑자기 찾아온 비다. 후박나무 밑에서 잠시 쉬면서 빗소리를 들었다. 인정스럽고 장도를 알리려는 일흔넷 이장님의 열정으로 습지 안쪽까지 둘러보았다. 빗속에 돌아오는 배를 탔다. 미답의 세계를 밟고 가는 발걸음은 가볍다. 섬은 구름에 가려 다시 신비에 잠겼다.
※ 교통편
①흑산도항 10:20(10시 대장도호 승선. 편도 \5,000)- 대장도 10:50. 대장도 14:00 - 흑산도항 14:30
②흑산도항 15:50 쾌속선 - 목포항 18:10 (편도 \34,300)
③목포항 - 목포역 : 택시 이용
④KTX 목포역 18:47 - 용산역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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