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섬 여행 16
만재도 큰 산(176m), 물세이산
뱃길로 가는 가장 먼 섬산 ①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리 (2020.7.16)
우리나라 남서로 가장 먼 섬 가거도를 떠나 만재도로 갔다. 만재도는 목포 남서쪽으로 직선거리 120㎞이고, 흑산도 남쪽 45㎞에 있다. 목포에서 가거도가 145㎞이니 더 멀지만, 목포에서 떠난 배는 가거도를 거쳐서 만재도로 간다. 뱃길로는 만재도가 가장 먼 섬이다. 목포에서 간다면 5시간은 더 잡아야 한다. 바다 멀리 떨어져 먼데섬이라 부르던 이 섬은 고기가 많이 잡혀 재물이 풍족하다고 하여 만재도라 했다. 1960년대 이후로 고기가 덜 잡혀 사람들이 섬에서 빠져나갔다. 그러다가 여기서 촬영한 KBS 드라마 '봄의 왈츠'와 예능프로그램 '삼시 세 끼'로 최근에 사람들에게 알려진 섬이다.
가거도에서 떠난 쾌속정은 45분 만에 만재도에 접근하였다. 면적 0.59㎢, 해안선 길이 5.5㎞인 섬은 한눈에 들어왔다. 선착장이 작아 큰 배가 들어갈 수 없어 종선이 나왔다. 종선(從船)은 큰배와 나루를 연결하여 다니는 작은 배이고, 도선(渡船)은 나루와 나루를 이동하는 작은 배다. 우리가 가거도로 갈 때 지나갔던 하태도도 종선이 나왔다. 만재도의 경우는 북서풍이 불면 바람이 조용한데, 샛바람인 남동풍이나 북풍이 불면 종선이 안된다. 바람이 불면 위험하여 배를 댈 수가 없다. 큰 배가 와도 사람들이 오르내리지 못해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10번에 한번 조금 안 되게 생긴다고 한다. 올여름에 선착장 공사가 끝난다면 이제 큰 배에서 바로 이 섬에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배에서 보이는 집들 20여 호 정도가 만재도에 있는 집 전부다. 섬에 가게는 없다. 바람 때문에 집은 낮게 담장은 높게 하였다. 지붕은 우레탄으로 다시 덮고 파랗게 칠하였다. 섬은 남북으로 길고, 그 사이 세로로 한 줄기가 있는 T자형이다. 북쪽 끝이 큰산이고, 남쪽 끝이 물세이산이다. 그 부근 물살이 센 곳에 있어 붙은 이름이다. 마을에서 능선 중간으로 올라가서 긴 열십자 형태로 산을 다니면 된다. 마을 중간에 있는 쉼터가 마을의 중심이다. 대체로 섬에 가면 특징적인 건물이 보건지소, 내연발전소, 분교이다. 분교는 폐교하고 다른 용도로 쓴다.
산에 진드기가 있다 하여 기피제를 뿌리고 산에 올라갔다. 내연발전소를 지나면 이내 능선이다. 능선에 오르면 양쪽으로 바다가 훤하고 큰산 정상이 보인다. 언제부터인가 마을사람도 모르게 큰산은 마구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패랭이꽃이 많고, 풀숲을 헤치고 가는 산이다. 천선과나무와 산뽕나무 등 뽕나무과 나무가 군데군데 있다. 등대가 있는 큰산 북쪽은 급경사 벼랑이다. 태도, 홍도, 흑산도와 조도군도가 보인다. 되돌아 나와 물세이산으로 갔다. 통신기지국을 지나면 암릉이며 깊은 벼랑이다. 산길은 풀이 자라 미끌하다. 바위채송화가 무리 지어서 핀 경사를 오르면 환상적인 풍경이 기다린다. 건너온 가거도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이 만재도 최고 조망터이다. 조망터는 만재도의 자랑이요, 이곳에 오른 사람의 보람이다.
※ 가거도-만재도 배편 : 12시 반 가거도 출항(목포행) - 13:20 만재도 도착
※ 만재도 민박집은 가거도 숙박한 곳에서 전화번호를 알아서 구하였다.
만재도에 가게는 없으나 집에서 담근 막걸리를 파는 집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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