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리
고마리가 있는 곳에는 물이 있다
과목 : 마디풀과 여뀌속
다른 이름 : 고만이,고만잇대,줄고마니,조선꼬마리,큰꼬마리,줄고만이
개화 : 8~10월
서식지 : 냇가, 구릉지, 들녘의 습지
분포 :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극동부
용도 : 식용, 약용(지혈제, 요통), 사료용
특징 : 습지식물
꽃말 : 꿀의 원천
산골짝 계곡 옆이나 들녘이나 냇가 등 습지에선 고마리를 볼 수 있다. 고마리가 있는 곳에는 물이 있다. 그래서 산에서 고마리를 만나면 멀지 않은 곳에 샘이나 물이 있겠구나 짐작한다. 물가에서 자라며 물을 깨끗하게 해 준다고 '고마우리 고마우리' 하다가 고마리가 되었다고 한다. 고마리의 다른 이름이 고만이 인데, 물가에 살면서 번식력이 좋아 고만 번식하라는 의미로 '고만이'로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물과 관계있고, 번식력이 왕성하다는 특징이 있다.
봄에 고마리 싹이 땅에 붙어서 자라는 모습은 올망졸망하다. 크면서 옆으로 기며 자라는데, 땅에 닿은 마디에서 뿌리를 내리고 가지가 갈라진다. 위에 달린 잎은 잎자루가 없고 아래에 달린 잎은 잎자루가 있다. 끝이 뾰족한 잎은 창검이나 서양 방패처럼 생겼고, V자꼴 검은 무늬가 있다. 잎 뒷면에 잎맥은 까슬까슬하고, 사각인 줄기에는 털은 없고 잔 가시가 아래로 향해 있다. 그래서 숲에서 걷다가 고마리 줄기에 발목이 긁힐 수가 있다.
8월에서 10월까지 피는 고마리 꽃은 흰색, 분홍색, 흰색에 분홍색 점이 있는 3가지이다. 10~20개씩 모여 피는데 예전에 먹던 건빵 안에 들어 있는 별사탕 같이 생겼다. 꽃송이는 뭉쳐 있지만 한꺼번에 피지 않고 차례로 핀다. 피지 않은 꽃봉오리도 큰 꽃처럼 보이게 하여 곤충을 모은다. 꽃이 지고도 꽃받침이 꽃인양 흰색이나 분홍색을 띠고 있는데, 이 또한 곤충을 모으는 전략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땅 위에는 열린 꽃이 있고 땅 속에는 닫힌 꽃(폐쇄화)이 있다. 땅 위에 꽃은 다른 꽃에서 꽃가루받이(타가수분)를 하고, 땅 속 꽃은 자기 꽃가루받이(자가수분)를 한다. 물에 살다가 물에 휩쓸려 가는 경우에는 자기 꽃가루받이로 후손을 이어간다. 억척스럽게 살아가니 번식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고마리는 흔하고 여러모로 이용한다. 봄에 4월 중순쯤 되면 어린순이나 잎이 벌어지기 시작했을 때 그 잎을 따서 데치고 우려낸 뒤 나물을 해서 무쳐 먹거나 된장국으로 해서 먹는다. 더 자라면 잎과 줄기에 가시가 거칠어 먹지 않는다. 잎을 말려서 차를 끓여 먹을 수 있고, 가을이면 꽃을 따서 튀겨 먹는다. 길 가다가 넘어져서 피가 나면 잎을 찧어 상처에 바르면 흐르는 피를 막을 수 있다. 농촌에서는 고마리를 걷어서 소 사료로 주는데, 물기가 많아서 너무 많이 주면 설사가 난다고 그리 많이 먹이지는 않는다.
고마리를 채취할 때는 비슷한 식물이 있어 주의를 하여야 한다. 고마리가 있는 곳에는 여뀌도 같이 있는데 여뀌는 꽃이 다르니 구별할 수 있지만, 며느리배꼽이나 미꾸리낚시는 꽃이 비슷하다. 며느리배꼽은 고마리와 잎과 다르게 삼각형이 뚜렷하고, 줄기에는 가시가 억세며, 잎 뒷면엔 흰 가루로 덮여 있다. 미꾸리낚시는 줄기가 더 길쭉하고 잎은 작고 길쭉하며 털은 없고 갈고리 모양 가시로 구별할 수 있다.
고마리는 몸을 담고 있는 수질이 나쁘면 수질을 정화하고 산소를 공급한다. 물이 맑지 못한 환경에서 고마리가 해결하는 역할이 크다. 고마리가 있는 곳에 물은 맑을 테니 그 부근에 사는 물고기들도 좋아할 것이다. 요즈음 농로는 시멘트길이고 농사를 짓느라 농약을 많이 쓴다. 식물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고, 고마리 서식처도 위협받고 있다. 고마리에는 잔가시가 있어서 사람들이 가까이하지 않지만, 고마리는 주변을 깨끗이 하며 살아가며 환경에 도움을 주고 있다. 고마리는 농경이나 습지생태에 어울리는 식물이다. 정말 "고마우리 고마우리"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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