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주변 풍경이 아름다운 절
경북 영주시 부석면(2022.6.2)
절에 가면 정문인 일주문(一柱門)이 있다. 두 개의 기둥을 일렬로 세운 것은 일심(一心) 즉 한 마음으로 부처의 진리의 세계를 향해 가라는 의미다. 부석사에 들어서면 일주문에 '태백산 부석사'라 적었다. 이곳은 소백산 아래인데 무슨 말인가 하고 사람들이 물어봐서 그런지 일주문 앞에는 안내문을 세워 놓았다. 태백과 소백의 경계인 고치재를 기준으로 서쪽이 소백이며 동쪽이 태백으로, 절이 있는 곳은 여전히 태백산 줄기에 속하지만 국립공원 소백산에 편입되었다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일주문과 당간지주를 지나면 중문에 해당하는 천왕문 양쪽에는 부처와 불교의 수호신 사천왕이 눈을 부릅뜨고 있다. 죄짓는 두려움과 부처님에 대한 경외심을 주고, 스스로 돌아보며 깨끗한 마음을 가지란 뜻이다. 이어서 석축을 쌓은 건물이 있는 층계로 오른다. 이곳 돌계단은 부석사로 오르는 아름다운 절길 이다. 배흘림기둥이 있는 범종루와 안양루 아래 안양문을 지난다. 부석사의 불이문이 안양문이다. 불이(不二)란 둘이 아닌 경지로 상대적인 삼라만상 모든 것들이 둘이 아니란 것인데 부처가 바라본 세상이다. 불이문은 불이의 경지로 들어서는 문이다. 안양(安養)이란 극락의 다른 말로, 안양문을 지나면 아미타불이 주재하는 극락정토를 상징화한 무량수전(無量壽殿)이 있다. 안양문은 극락세계로 들어가는 문이요, 극락세계가 무량수전이다.
안양루에 올라 뒤로 돌아보면 소백산 능선 올망졸망한 풍경이 아름답고 시원하다. 무량수전 앞에 펼친 아름다운 극락세계이다. 극락세계를 주관하는 아미타불을 모신 집이 극락전인데, 이곳은 극락세계인 무량수전을 그대로 썼다. 본존불은 아름답고 위엄이 있다. 정면이 아닌 동쪽을 바라보는 것은 서방 정토세계를 주재하는 아미타불을 향해 극락 왕생을 기원하는 것이라 한다. 무량수전 앞에는 진리의 지혜를 밝히는 석등이 있다. 정교한 장인의 솜씨로 만든 걸작품이다. 건축물 하나하나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었다. 무량수전 서편엔 절 이름 유래가 된 뜬돌, 즉 부석(浮石)이 암벽 밑에 있다. 의상대사가 당나라에서 공부를 할 때 사모하였던 선묘가 따라오지 못하고 바다에 몸을 던졌다. 선묘는 선묘룡이 되어 절터에 있던 무리들이 절을 세우는 것을 방해하자 바위를 들어 올려 굴복시키고 불사를 도왔다는 얘기가 전한다.
동쪽 삼층석탑 뒤로 창건주인 의상대사의 상을 모신 조사당으로 올라갔다.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처마 밑에 꽂아두었더니 1300년을 살았다는 나무가 보호막 안에 있다. 선비화(禪扉花)라 이름을 붙였는데 선방 문앞에 있는 꽃이란 뜻이다. 선비화는 콩과 식물인 골담초로 4~5월에 노랑꽃이 피는데,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가늘다. 뿌리가 뼈 질환에 잘 듣는다는 약초라 골담초인데, 여리게 보이지만 오랜 세월 살아왔다. 다시 무량수전으로 내려왔다. 무량수전은 고려말인 1376년 지은 건물로 기둥은 모두 느티나무다. 느티나무는 나뭇결이 곱고 황갈색 윤이 나고 벌레 먹는 일도 적고 충격에도 강해 나무의 황제라 부른다. 절 한편에도 무량수전 기둥만큼 큰 느티나무가 있다. 다시 절을 휘휘 돌아본다. 절집은 자연과 어울린다. 아름다운 절터에 아름다운 절집이 먼 산마루를 보고 그림처럼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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