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계곡에서 본 물고기
2022.7.5. 맑음. 26.7~33.1℃
무척 더운 날이다. 며칠째 폭염이다. 숲이 없는 길은 햇볕이 따가울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숲 안으로 들어가면 광도는 줄어든다. 숲길에 들어가니 덥기는 하여도 햇볕을 직접 받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다. 산길은 며칠 전에 비가 온 흔적이 있을 정도로 길이 파였다. 산길에선 광대싸리와 누리장나무 꽃이 피었고, 산사에서는 산딸기와 머루가 열매를 맺고 있다. 오르막 길에 들어서니 습기는 남아 있고, 몸에 열기는 올라갔다. 벌써 30도를 넘어서는 바깥 기온이어서 숨이 막힐 정도이고 산행이 힘든 상황이라 더 이상 올라가는 것은 포기하였다.
비가 온 지 며칠 되지 않아 계곡엔 물이 많다. 북한산은 바위산이라 물길이 이 정도만 되어도 많은 편이다. 냇가에선 버들치인지 모래가 깔려 있는 물속을 돌아다닌다. 등에는 가는 줄이 있고, 옆으로는 뼈가 보일 정도로 반투명이다. 무얼 먹고 사느냐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식물 플랑크톤이나 먹이가 있다. 물이 자리 잡은 위치, 물이 흐르는 속도나 바닥의 상태에 따라 자라는 물고기가 다르다. 산에 오르기는 이미 포기하였고, 물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유심히 물고기를 관찰하였다.
물고기는 양쪽 옆으로 측선이라는 것이 있어 물속의 움직임과 흐름을 감지하는데, 사람들의 움직임과 말소리에도 민감하다. 사람이 물 밖에서 지나거나 얘기를 해도 민감하게 반응을 하여 흩어졌다가 가만 있으면 다시 돌아온다. 떼 지어 다니며 늘 경계를 하며 진동에 대처하여 움직인다. 모든 동물에는 맛을 느끼는 미뢰가 있는데, 물고기는 입으로 툭툭 건드리더니 먹이를 먹는다. 미세한 돌기가 입에 있는 모양이다. 사람이 다가서거나 큰 소리로 말을 하면 흩어지고 바위 주위를 빨리 돌아다니거나 숨는다. 도망치는 것이 위험을 알리고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자기들끼리 몸짓이나 신호를 보내며 그런 동작을 취하리라 짐작한다. 물고기들이 빙글빙글 돌다가 급자기 소용돌이치는 것은 산란을 하는 과정이리라. 물고기들은 체외수정을 하는 것이라 암놈이 산란을 하면 수놈들이 잽싸게 방정을 하는 동작일 것이라 짐작한다. 수차례 그런 동작이 일어났다. 이런 외진 곳에도 천적이 있을 수 있겠지만 물고기는 자신의 역할을 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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