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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 벌봉 / 봄산은 화사하여 모두 웃는 듯하다

향곡[鄕谷] 2023. 4. 23. 23:22

 

남한산성 22

 

남한산 벌봉

봄산은 화사하여 모두 웃는 듯하다

 

남위례 - 웃논골 - 지화문(남문) - 현절사 - 남한산 - 벌봉 - 현절사 - 지화문(남문) - 웃논골 - 옥천약수터 - 남위례

이동거리 14.8㎞. 이동시간 5:19. 휴식시간 1:51. 계 7:10 (2023.4.23. 맑음. 10.7~22.1℃)

 

 

 

 

 

 

남한산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산과 마주 있다고 남한산으로 불렀다. 지금은 남한산성이라 부르는 곳은 삼국시대에 신라가 백제를 무너뜨리고 고구려와 대항하기 위해 일장토성을 쌓았다. 허물어진 토성을 석성으로 개축한 것은 조선 인조가 1624년 그러니까 병자호란이 나기 12년 전이었다. 남한산성 밖 봉암성은 병자호란이 끝난 뒤 숙종 때 쌓은 성이다. 남한산성에서 제일 높은 산은 청량산(482.6)이고, 봉암성에서 제일 높은 산은 벌봉(522)인데, 벌봉 앞에 남한산(522)이라고 별도의 표지석을 최근에 다시 세웠다. 남한산이란 명칭은 원래 있었지만 대부분의 산행지도에서는 '남한산(벌봉)' 또는 '벌봉(남한산)'이라고 표시한다. 한줄기 산으로 제일 높은 곳은 남한산이다. 

 

남위례를 떠나 산길에 들어서니 층층나무와 노린재나무 꽃이 새하얗다. 봄이 무르익으니 하얀 꽃 세상이다. 웃논골에는 귀룽나무가 많다. 귀룽나무 꽃잎이 떨어져 밥알을 쏟은 것 같이 바닥에 흩어졌다. 귀룽나무 가지는 아래로 어지럽게 휘어져  줄기를 감싸고 하늘로 오르는 듯하다. 일찍 피는 봄꽃에 철쭉도 예외는 아니다. 꽃에 독성이 있어 양이 먹으면 비틀거리다 죽는다는데, 그래서 그러한지 새들은 얼씬도 하지 않는다. 남문 가까이 고로쇠나무는 꽃이 다 지고 잎만 푸르다. 오늘 산길을 오르던 사람들은 식물에 대해 관심이 많다. 어떤 사람은 나보고 이 나무가 고추나무가 아니냐 묻고, 한 사람은 식구들에게 이 꽃이 꽃마리라 하고, 또 한 사람은 같이 온 사람 보고 서어나무 별명이 근육나무라 하였다.   

 

5월에 꽃 필 붓꽃은 이제 막 땅속에서 올라오고 있고, 나무마다 연둣빛이 가득하여 온산이 환하다. 동장대에서 현절사로 내려오는 길에는 철쭉이 많다. 소나무를 이기고 드는 참나무들인데, 그 속에서 철쭉이 자기 세상을 만드는 것은 그 힘이 못지않다는 얘기다. 수로부인이 바위 위에 핀 철쭉을 꺾어줄 사람을 찾자 소를 끌던 노인이 올라가 꺾어주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꽃은 배경이 좋으면 더 고운 법이다. 벌봉 바위에 곱게 핀 철쭉이 있기에 그 생각이 들었다. 철쭉은 분홍빛 색깔로 곱고, 느티나무는 여린 잎이 곱고, 팥배나무 흰꽃은 화사하여 곱고, 병꽃나무 꽃은 수수하여 곱다. 봄산은 화사하여 모두 웃는 듯하다.  

 

 

 

층층나무

 

 

노린재나무

 

물푸레나무 숲길

 

 

불망비

 

 

소나무 숲길

 

 

 

남한산

 

 

철쭉

 

 

벌봉

 

 

구슬붕이

 

 

서어나무

 

 

연초록 숲

 

 

지화문(남문)

 

 

족도리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