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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조봉, 신선봉 / 노송이 산수화처럼 자리 잡은 바위봉

향곡[鄕谷] 2023. 5. 4. 14:39

용조봉, 신선봉

노송이 산수화처럼 자리 잡은 바위봉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용문사 주차장 - 조계골 - 도성사 입구 - 용조봉(635) - 신선봉(635) -  이정표 갈림길 - 용계골 - 조달골 입구 - 도성사 입구 - 용문사 주차장

이동거리 6.4㎞. 이동시간 5:46. 휴식시간  1:04. 계 6:46 (2023.5.3 맑음. 10.1~26.1℃)

 

 

 

 

 

 

입하(立夏)가 다가온다. 살구가 굵어가고, 소나무는 수꽃이 피어 송화를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송화가 날아가면 암꽃이 필 것이고, 그렇게 자연은 어김없이 돌아간다. 산 양쪽으로 풍성한 물이 흐르는 용조봉이다. 동쪽은 용이 숨어 살았다는 전설이 있는 용계(龍溪)골이고, 서쪽은 새들이 많이 숨어 산다는 조계(鳥溪)골이라 한 글자씩 가져와 용조봉(龍鳥峰)이다. 신점리 북쪽 끄트머리 계곡에 걸쳐 놓은 구멍이 숭숭 뚫린 철다리를 건넜다. 도성사 절집으로 오르는 길은 꽃잔치가 한창이다. 활엽수 비중이 높은 산길 초입은 그늘이 졌다.  

 

오대산 두로봉에서 내려온 한강기맥은 두물머리를 향하여 뻗어 있다. 문례재를 거쳐 남서로 더 내려가면 용문산(1157.2)이고, 문례재에서 동남으로 내려가면 용문봉(970)이다. 문례재로 기맥이 내려서기 직전 폭산(1003)에서 동으로 다른 산줄기를 만들었으니 용조봉, 중원산, 도일봉이다. 이곳 산들은 산세는 밋밋한 듯 보여도 산에 들면 우락부락하다. 서쪽으로는 용문봉을 보고 동쪽으로는 중원산을 보며 산을 오른다. 산줄기는 경사도 있고 용의 등허리처럼 울퉁불퉁하다. 뾰족한 능선이라 다른 길을 만들 틈이 없다.

 

소나무는 활엽수를 피해서 능선에 올라가 자리잡고 있다. 소나무는 어릴 적부터 양지를 좋아하니 숲 속에서는 살기 힘들고 점점 산등성이로 올라간다. 바위투성이 산에서 강인하게 산다. 산 위에 오를수록 거북등처럼 터진 나무껍질의 노송이 도인처럼 서 있다. 세월이 흐르며 소나무가 자리 잡은 바위도 생물처럼 일체가 되었다. 노송이 산수화처럼 자리 잡은 바위봉이다. 그 사이를 비집고 희미한 길을 찾아 오른다. 밧줄을 잡고 때론 나무와 바위를 손잡이 삼아 오른다. 용조봉과 신선봉은 깊어진 봄빛으로 아름답다. 비집고 올라온 산길에 무언가 이루었다는 보람찬 성취력을 느낄 곳이다.

 

산은 그리 높지 않아도 바윗길이 만만치 않으며, 바위에 자리 잡은 소나무가 옹골차다. 바위틈을 뚫고 사는 생명력에 감탄하며 걷는다. 650 고지 이상에 산다는 한국특산식물인 산앵도나무가 있다. 앵도 같은 열매를 맺는 나무로 붉은색이 도는 황백색 꽃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계곡으로 내려오다가 깊은 산에서 볼 수 있다는 꿩의다리아재비를 만났다. 꿩의다리와 비슷하다고 꿩의다리아재비인데, 초록빛이 도는 노란 꽃을 피운 것이 두어 포기가 있다. 처음 보는 꽃이다. 귀한 꽃을 만나면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사방이 꽃이다. 머리에는 푸른 꽃이요, 산에는 맑은 꽃으로 가득하다. 

 

 

※ 교통편 : 경의중앙선 용문역에서 용문사행 버스 이용 (30분 간격)

 

 

 

용조봉 신선봉

 

 

바위와 소나무 사이로 가는 산길

 

 

 

 

산 아래 조망

 

 

중원봉

 

 

 

 

 

바위 능선길

 

 

용조봉 오르는 길

 

 

용조봉 정상

 

 

산앵도나무

 

 

신선봉 정상. 바로 앞은 용문봉이다

 

 

신선봉 정산. 멀리 뾰족한 백운봉이 보인다

 

 

신선봉에서 보는 산능선

 

 

바위 위 소나무

 

 

꿩의다리아재비

 

 

까치박달나무 거목

 

 

용계골 하산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