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경기 인천 산

마니산 3. 바다를 보며 걷는 암릉길

향곡[鄕谷] 2023. 5. 20. 22:19

마니산(摩尼山. 472.1m) 3

바다를 보며 걷는 암릉길

 

인천 강화군 화도면

마니산 입구 - 단군로 - 315고개 - 참성단 - 함허동천 능선길 - 사기리 함허동천 버스정거장

이동거리 6.5㎞. 이동시간 3:46. 휴식시간 1:51. 계 5:37 (2023.5.19. 맑음. 16~21℃)

 

 

 

 

김포골드선 구래역에서 내려 마니산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 큰 섬으로 김포에서 강화로 넘어가는 초지대교를 넘어서도 한참 들어간다. 한강물이 내려오고 바닷물이 밀려오는 것이 마치 외세의 물결에서 운명처럼 서 있던 섬처럼 자리 잡고 있다. 마니산 입구에 내리니 집에서 떠나 3시간이 되었다. 버스에서 내린 화도면은 예전엔 고가도(古加島)란 섬이었다. 지금은 강화에 합한 지역으로 가장 남단이란 뜻인 하도(下島)라 하였다가 화도(華島)로 바꾸었다. 마니산은 당초 마리산이라 하였다. 마리산(摩利山)의 '마리'는 '머리'란 뜻이고, 마니산(摩尼山)의 '마니'는 '여의주'란 뜻이다. '마리'를 되찾자는 얘기가 있다.

 

단군로 산길을 따라서 올라갔다. 산 초입엔 때죽나무와 소사나무가 많다. 때죽나무는 남부지방에 많은 나무인데 이 섬에 많다. 섬마다 많은 소사나무는 이곳에선 산 밑까지 내려와 있다. 식물체의 잎이나 크기가 작은 서어나무란 뜻이 있듯, 나무는 바위를 둘러싸고 올망졸망하다. 315고개에 올라서면 바다가 나타난다. 산 능선을 타고 서쪽은 고려 때 흥왕이궁(興旺離宮)이 있었다는 흥왕리이고, 동쪽은 산이 절벽을 이루어 장막을 친 듯 자리 잡은 동막리(東幕里)이다. 

 

긴 계단을 오르면서 북으로는 석모도와 교동도가 보이고, 계단을 다 오르면 참성단(塹星壇)이다. 단(壇)은 '높이 만든 자리' 또는 '흙이나 돌로 쌓아 올린 제사터'란 뜻이다. 산꼭대기가 평탄해서 멀리서 보면 제단과 비슷한 지형으로 이런 이름을 붙인다. 참성단은 둘 모두 해당되는 곳이다. 제단은 못 들어가게 막아놓았다. 마니산은 '민족의 산' 또는 '전설의 산'이라 부른다. 이곳이 단군 이래 하늘에 제사를 지낸 제단이었기 때문이다.

 

참성단을 지나면 암릉길이다. 마니산은 암릉길을 걸어야 마니산의 참모습을 알 수 있다. 길 양쪽이 바다가 갈라지듯 터진 곳이다. 바다 조망이 넓다. 염전과 동막갯벌이 펼쳐져 시원하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로 앞에 진강산, 그 뒤로 고려산과 혈구산이 있다. 멀리는 강화대교 너머 김포가 눈에 들어온다. 그 너머 옹진반도는 희미하다. 암릉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녀 돌이 반질거려 미끄럽다. 함허동천 능선길로 길을 잡았다. 계곡길로 가도 목적지는 같다. 함허는 조선초 정수사를 중흥시킨 고승이고, 동천(洞天)은 별천지란 뜻이다. 정수사 위쪽에 함허선사가 머물던 곳에 그런 경치가 있다는 곳이다. 

 

하산길은 예전에 도요지가 있었다는 사기리(沙器里)이다. 오르는 길과 하산길은 육산이라 편안하다. 그 가운데서도 바위들은 기묘하다. 절묘하게 자리 잡고 갖은 형상으로 모습을 갖추었다. 산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 영산을 지켜야 하는 임무를 돌의 형상으로 보낸 것이리라. 바다 조망에 바위까지 더하니 아름다운 풍경이다. 멈추어서 풀과 나무를 구경하니 걸음은 여유롭다. 길을 재촉하지 않고 걸으면 멀리 오래 다닐 수 있다. 무엇이든 너무 많이 탐을 내지 않으면 오래 지속할 수 있다.  

 

 

※ 교통편

(갈 때) 김포골드선 구래역 2번 출구에서 71번 버스 이용 마니산 입구 하차

(올 때) 함허동천에서 17:05 출발 41번 버스 이용 덕포리 하차 → 덕포리 하차지점 건너에서 71번 버스 이용 김포골드선 구래역 하차

 

 

 

315고개에서 보는 흥왕리 바닷가. 오른쪽 섬은 장봉도. 왼쪽은 신도 시도 모도이다

 

 

바위와 소나무. 뒤는 참성단이 있는 마니산 정상

 

 

 

 

소사나무. 바위와 더불어 비좁게 자리 잡고 있다

 

 

단군로 등산길로 올라서는 길. 멀리 섬은 석모도이다

 

 

참성단 / 김희님 제공 사진

 

 

한허동천 가는 길

 

 

참성단 중수비

 

 

암릉길

 

 

암릉길 / 김희님 제공 사진

 

 

 

암릉길. 능선 끄트머리에 참성단이 있다

 

 

 

동막 해변

 

 

 

암릉길

 

 

우리목하늘소 / 조영진님 제공 사진

 

 

 

정수사 하산길

 

 

함허동천 능선길 하산길

 

 

소나무가 있는 풍경

 

 

 

기암이 있는 바윗길

 

 

갈라진 바위

 

 

고광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