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나무가 있는 북한산길
구파발역 - 선림사 - 장미공원 - 은평둘레길 장군바위 - 북한산자락길 실락어린이공원 - 풍림아파트 - 홍제역
이동거리 9㎞. 이동시간 3:29 휴식시간 1:37. 계 5:06 (2025.3.25. 맑음. 8.4~21.4℃)

북한산 산자락을 걸었다. 북한산둘레길이나 서울둘레길과 겹치는 길이다. 산길에 들어서니 진달래 진홍빛 꽃잎이 눈에 확 들어온다. 몇 달 만에 산에 올라와 처음 맞는 봄꽃이다. 식물이 꽃을 피우는데 영향을 받는 것은 기온과 해의 길이이다. 겨울에 낮은 기온에 노출되어야 꽃에 분화가 일어나 봄꽃을 피울 수 있다. 산에 들어서 만나는 진달래 개나리 생강나무는 겨울을 지내고 이즈음 기온에 가장 일찍 영향을 받아 꽃 피는 나무일 것이다.
선림사를 지나 산길에 진달래가 붉다. 진달래는 서울의 경우 개나리보다 사흘 정도 늦게 핀다. 진달래는 숲 천이과정에서 선구자 역할을 하여 척박한 곳에 먼저 들어온다. 그렇게 자리 잡으면 다른 나무들이 서서히 들어오게 된다. 뿌리가 얕아서 햇볕이 강하면 금세 말라죽을 수 있어 해가 많이 들지 않는 곳에 자리 잡는다. 고은 최치원은 이런 진달래를 자신에 빗대어 꽃은 좋은데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하였다. 진달래 꽃을 볼 수 있는 것이 열흘에서 보름 정도이니, 지금 핀 진달래는 4월 초순까지 피어 있을 것이다. 물론 산 위에 올라갈수록 좀 늦게 핀다.
산과 마을길이 만나는 곳에 제비꽃이 있다. 제비꽃 군락도 나무들이 적은 쪽으로 햇빛을 찾아 옮겨가고 있다. 제비꽃이란 이름은 꽃잎 5장이 제비가 나는 모습이라 붙인 이름이라는데 연상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제비꽃이 40종인데 변이도 많고 교잡종도 많아서 제비꽃 이름을 익히기도 쉽지 않다. 좁은 틈에서도 피고, 곤충이 없어도 스스로 꽃가루받이를 하고, 여린 꽃이 일찍 나오는 것을 보면 시련을 이기는 힘이 있다.
북한산길 중에서 주택가에 가까운 곳에는 개나리가 많다. 개나리 종소명은 koreana로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개나리는 암술이 퇴화하고 수술이 발달한 꽃으로 수정도 못하고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래서 꺾꽂이로 번식한다. 주택이 가까운 산길에는 개나리와 함께 산수유가 피었다. 비슷한 시기에 산에서는 생강나무가 핀다. 산수유가 긴 꽃자루 끝에 하나씩 꽃이 피는데 비해 생강나무는 줄기에 붙은 짧은 꽃이 뭉쳐서 핀다. 생강나무가 우거진 곳에는 꽃 사이를 지나 만 가도 생강 향이 날 정도이다. 덕이 있는 사람도 그러할 것이다.
별꽃이 냉이와 같이 모여서 자라고 있다. 별꽃은 암술대가 3개여서 삼발이처럼 보이는데, 쇠별꽃은 암술대가 5개라서 바람개비처럼 보인다. 꽃이 너무 작아 키를 낮추어 들여다보아야 한다. 작은 꽃들은 스쳐 지나듯 보면 볼 수가 없다. 오랜만에 산을 오르니 전과 다르다. 평소 부지런히 움직이고 무리하지 말라는 신호다. 향기로운 꽃지짐은 없지만 귀룽나무 연초록 숲에서 막걸리에 진달래 꽃잎을 넣어 한잔 하니 봄의 운치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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