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청산을 찾아가는데
김병연(金炳淵. 1807~1863)
나는 지금 청산을 찾아가는데
푸른 물아 너는 왜 흘러 오느냐?
我向靑山去 綠水爾何來
소나무와 소나무, 잣나무와 잣나무, 바위와 바위 사이를 돌아가니
물과 물,산과 산 곳곳마다 기기묘묘하구나
松松柏柏岩岩廻 水水山山處處奇
꼿꼿,뾰족뾰족,괴괴한 경개가 하도 기이하여,
사람 신선 신령 부처가 모두 감히 못 믿을 것 같구나
내 평생 금강산을 읊으려 별러왔으나
이제 산을 보니 시는 못쓰고 감탄만 하는구나
矗矗尖尖怪怪奇 人仙神佛共堪疑
平生詩爲金剛惜 及到金剛不敢詩
※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 유행가 가사대로, 죽장에 삿갓 쓰고 산수를 넘나들며해학과 풍자로 한 세상을 구름처럼 바람처럼 살며, 세상사를 질펀하게 담아내고 엮어낸 김삿갓의 시 중에서 산에 대한 시 몇 수를 옮겨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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