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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역사와 문화가 있는 풍경/세월 속으로

문진(文鎭) / 아버지의 문진

향곡[鄕谷] 2006. 1. 21. 14:57

 

 

 

문진(文鎭)

아버지의 문진

 

 

 

  얼마 전 아버지 제사에 쓰라고 어머니가 보내주신 제수용품 보따리를 풀다가 아버지가 쓰시던 문진(文鎭)이 나왔다. 문진(文鎭)을 서진(書鎭)이라고도 하는데, 책장이나 종이가 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누르던 물건을 이른다. 아버지의 체취가 묻어있는 문진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어릴 때 방학이 되면 할아버지 한테 가서 붓글씨를 익혔다. 아침마다 먹내가 방안에 가득하도록 벼루에 먹을 갈고 신문지 서너장에 빈 공간이 없어질 때까지 한자를 썼다. 습자시간에는 붓글씨를 쓰는데 종이가 얇은지 먹물이 많은지 책상까지 먹물이 배어나고 …

 

  어릴 때 부터 한문을 배울 시간이 계속 있었지만 막상 요즘 벌어지는 일을 한자 사자성어로 쓸라치면  재대로 쓰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배우기를 게을리한 탓이다. 아버지 살아실 제 부지런히 익히지 못한 시간이 못내 아쉽다. 아버지의 문진과 글을 보며 촌음을 아껴 써서 더 부지런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다.  

 

 

 

◎ 勸學問

 

 

 

幕謂當年學日多   無情歲月若流波

 

靑春不習詩書禮   霜落頭邊恨奈何

 

 

 

지금 배울 날이 많다고 이르지 말라

무정한 세월은 흐르는 물결과 같도다

젊어서 시와 글씨와 예도를 익히지 않으면

머리에 서리가 내려 한탄한들 무엇하리오

 

 

 

古書과 文鎭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少年易老學難成) …

 

 

 

 

이경순 06.01.24.09:38

 

 

선비님의 메일에서 정갈한 교육자의 냄새가 납니다.
집안 교육 잘 받으신 선비의 냄새...
항상 여유로우심이 어릴적부터 몸에 배어 있으셨군요.
그러니 언제나 행복하셨던거구요.
멀리서나마 그 기운을 받을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건강한 명절 보내시구요...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경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