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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설악산

설악산 화채능선 / 설악산 절경산수

향곡[鄕谷] 2006. 10. 4. 21:54

 

설악산⑪

설악산 절경산수
설악산 화채봉(1320m) (2006.10.3)

설악동-화채능선-화채봉-만경대-양폭산장-천불동-설악동(7시간 10분)
 




 

 
 


설악산 절경산수를 구경하러 화채능선으로 갔다. 
오르는 길이 좁아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 뒤를 계속 따라갔다.
한 시간 남짓 되었을 때 할아버지가 뒤돌아보며 말을 걸었다.
'아니 기권 안하시요'
내가 '기권이 뭡니까?' 라고 대꾸하니
'아니 나가 떨어지는 것이 기권이지' 라며 웃었다.
나는 씩 웃고 계속 따라갔다. 
다시 한 시간 가량 더 되었을 때 이번엔 내가 얘기했다.
'아니 기권 안하십니까?'
할아버지가 싱긋 웃고 나서 길을 비켜 주었다.
철거덕거리는 할아버지 지팡이 소리가 계속 멀어졌다.



천 길 낭떠러지 만경대에서 절경산수를 조망하였다.
권금성,울산바위,대청봉,용아장성,공룡능선이 열병하듯늘어서서 호위한다.
아찔하다. 

암벽 길을 따라 양폭으로 내려오니 날이 조금 씩 어두워졌다.
일흔 전후 되는 일본인 할아버지 할머니 스무 명 정도가 
머리 위를 넘는 큰 베낭을 메고 천불동 계곡 길을 올라왔다.
야, 정말 세상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

오늘은 설악산 오르는 할아버지들에게 감탄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