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전체 글 2558

북한산둘레길 3-4. 불광동 - 북한산성 입구 / 산속은 오리무중

북한산둘레길 3-4. 불광동 - 북한산성입구 산속은 오리무중 불광역 - 하늘전망대 - 불광중 후문 - 진관생태다리 - 진관사 입구 - 백화사 - 북한산성 입구 이동거리 10.2㎞. 이동시간 3:30. 휴식시간 1:30. 계 5:00 (2024.2.19. 대체로 흐리고 이슬비) 양력 2월 19일에 돌아오는 우수(雨水)는 날이 풀리는 날이다. 입춘 보름 뒤가 우수요, 봄눈 녹듯 한다는 절기가 우수이다. 겨울이 깊지 않아 봄은 금방 올 듯하다. 바야흐로 우수 경칩이 와야 봄 느낌이 난다. 웅덩이엔 개구리가 알을 놓고 조심스럽게 다닌다. 이슬비가 가늘게 오듯 말 듯한다. 이슬비 내리면 날씨가 온화하고 바람이 없으며 부드러운 안개가 숲을 감싼다. 그것이 이슬비의 특성이다. 불광역을 출발하여 산길에 들어서니 안개가..

봉정사(鳳停寺) / 최고(最古) 목조건물, 세계문화유산

봉정사(鳳停寺) 4 최고(最古) 목조건물, 세계문화유산 경북 안동시 서후면 (2024.2.18) 봉정사로 가는 시티투어 버스 뒷면에 '왔니껴"란 글씨가 눈에 확 들어온다. '오셨습니까'란 뜻인 니껴형의 안동말이다. 투박하게 툭 던지듯 무심한 듯하면서 나름의 인정이 배어있는 말투다. 버스는 팔도성주의 본향 제비원을 지나친다. 공식 명칭은 '안동 이천동(泥川洞) 석불'인데, 제비원 미륵불로 통한다. 지나며 힐끗 봐도 부드러운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흐르는 불상이다. 저전동(苧田洞)을 돌아 봉정사가 있는 길로 들어섰다. 이곳 할배 할매들은 저전동을 모시밭이라 부른다. 한자 표기를 두고 한글로 부르는 지명이 마음을 끈다. 모시밭골을 지나면 천등산 봉정사(天燈山 鳳停寺)이다. 봉정사는 앉은 지세가 봉황이 머물러 앉..

북극 한파에 캐나다거위가 날아갔다

북극 한파에 캐나다거위가 날아갔다 -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 호수에서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West Lafayette)은 미국 중동부 시카고에서 승용차를 타고 남쪽으로 2시간 반 가량 가는 곳이다. 위도가 북위 40.3도인 이곳 겨울 날씨는 습윤 대륙성기후 영향을 받아 바람이 불면 스산하다. 우리나라가 겨울 추위를 겪을 때 시베리아 바람이 불어 춥다고 하는데, 이곳은 미시간호 바람이 불어서 춥다고 말한다. 호수에는 캐나다거위 200여 마리가 살고 있다. 보통 거위는 집에서 사육을 하는데, 캐나다거위는 야생이고 텃새이다. 호수가 비좁을 정도로 몸집이 커서 키는 40㎝, 몸길이는 1m나 된다. 부근 습지 셀러리 보그에서는 캐나다거위가 안 보인다. 남획을 하고, 알을 가져가고, 서식지가 마땅찮아 ..

셀러리 보그 /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있는 습지

셀러리 보그 (Celery Bog)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라피엣에 있는 습지 미국 중동부 시카고에서 남동쪽으로 167㎞ 내려가면 인디애나주에 작은 도시 웨스트라피엣(West Lafayette)이 있다. 웨스트라피엣은 세계 유수의 명문대 퍼듀대학교가 있는 곳이다. 여러 분야에서 1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연구중심 대학이다. 항공학은 세계 최초로 생겨, 아폴로호를 타고 달에 처음 착륙한 우주비행사인 닐 암스트롱 등 많은 항공 전문가를 배출하고 미국항공산업을 이끌고 있다. 시카고에서 이곳까지 가는 동안 산이라고는 구경할 수 없고, 넓은 옥수수밭이 대부분이다. 웨스트라피엣은 와비쉬강을 사이에 두고 라피엣과 마주 보고 있다. 캠퍼스 안은 활기차지만 학교 밖 주거지는 한적하고 대부분 단층 나무집이다. 대학도시 ..

견우봉, 예빈산 눈꽃 산행

견우봉, 예빈산 눈꽃 산행 천주교묘지 - 승원봉 - 견우봉 - 예빈산(직녀봉) - 율리고개 - 팔당 2리 - 팔당역 이동거리 6.7㎞. 이동시간 3:24. 휴식시간 1:32. 계 4:56 (2024.2.5. 눈) 산 아래서는 비가 오더니 산에는 눈으로 바뀌었다. 눈이 흩날려 비옷을 걸쳐 입었다. 온산이 눈으로 덮여 산은 하얀 세상이 되었다. 눈(雪)은 물이 언 것이니 그 변신한 모습이 아름답다. 능선에 선 나뭇가지에서는 바람 소리가 나고, 내리는 눈은 적지만 쌓여간다. 나무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할 정도는 아니니 눈은 많지는 않다. 산으로 오를수록 눈이 쌓여 신비경이 되었다. 옥황상제가 사는 세상을 백옥경(白玉京)이라 하는데, 눈을 내리는 거기도 지금은 하얀 세상일 것이다. 온 천지에 눈이 펼쳐져 백설..

북한산둘레길 3-3. 형제봉입구 - 탕춘대 능선 / 평창동 지나 조망 좋은 능선길

북한산둘레길 3-3. 형제봉입구 - 평창동 - 탕춘대 능선 평창동을 지나 북한산 조망이 좋은 능선 산길 평창동 북악터널 - 형제봉 입구 - 평창동 마을길 - 구기터널 입구 - 탕춘대성 암문 - 전망대 - 장미공원 - 불광역 이동거리 9.2㎞. 이동시간 2:55. 휴식시간 1:06. 계 4:01 (2024.2.2. 맑음) 겨울에 내렸던 눈은 다 녹고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섰다. 입춘이 다가서며 드디어 봄이 오고 있다. 형제봉입구에서 구기동으로 가는 평창동마을길은 산을 끼고도는 길이다. 조선의 화가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의 대상이 이곳에 펼쳐진 능선이라 전한다. 평창동마을은 그림에 도원(桃源)을 그린 곳이다. 마을길 초입에 어떤 집에는 영춘화 가지가 늘어져 이른 봄에 이곳을 걷노라면 화려한 봄빛을 즐길 만한 ..

사과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하는 이유

사과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하는 이유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지 않는다면 사과 농사를 짓는 농가는 큰 걱정거리이다. 가장 큰 원인인 냉해는 인력으로 막을 수가 없다. 사과나무는 일정한 추위를 겪어야 꽃을 피우지만, 꽃눈이 형성되는 시기에 너무 춥거나 꽃샘 추위에 꽃눈이 얼면 꽃을 피우지 못한다. 지난 해에는 냉해가 있어서 사과 수확은 반 이상으로 줄고 가격은 두 배나 올랐다. 사과나무가 꽃을 피우더라도 꽃가루받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다른 품종으로부터 꽃가루받이를 해야하는데, 이웃에 사과밭이 있으면 그 역할을 도와주련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사과 꽃이 필때 수정이 제대로 안되면 붓으로 일일이 찍어서 넣기도 하는데, 이제는 기계로 꽃가루를 날려서 수정을 시키는 방법을 쓰고 있다. 지난 해에는 냉..

고사목 (枯死木) / 먹이가 되고 은신처가 되고 흙이 되고

고사목 (枯死木) 먹이가 되고 은신처가 되고 흙이 되고 고사목(枯死木)은 말라죽은 나무다. 고사목은 생태적 수명을 다한 것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몸이 늘어나듯 나무도 그러하다. 나무는 나이가 들면서 광합성을 못하는 부위가 늘어나기에 광합성을 하는 수관 부위를 늘린다. 이에 비해 뿌리 쪽은 일정 넓이를 확보한 뒤로는 흡수기능을 높이기 위해 기존 뿌리를 고사시키고 새 뿌리로 교체한다. 뿌리가 늘어나지 않으니 형태가 불균형이 생긴다. 그래서 외부 요인에 의한 충격이나 교란요인이 있으면 버티지 못한다. 산에는 세월을 이기지 못한 고사목이 많다. 세월을 이길 생물은 없다. 그러나 고사목은 넘어졌다고 삶의 인연을 다 마친 것이 아니다. 고사목은 그 자체가 먹이가 되고 은신처가 되어 동물들을 모은다. 고사목은 다..

겨울비 오는 우이령길

겨울비 오는 우이령길 교현리 - 우이령길 - 우이역 이동거리 7.3㎞. 소요시간 2:30 (2023.12.11. 비. 5.0~12.3℃. 비11.4㎜) 밤새 온 비에 나무와 풀이 젖었다. 비는 소리 없이 내린다. 땅은 비에 젖어 봄날 땅처럼 부드럽다. 지금은 비가 내린다고 하지만 예전에는 뿌린다고 하였다. 비의 고어가 .블'인데, 뿌리다의 고어 '쁘리다' 의 어근이 '블(쁠)'이다. '블'이 비의 뜻을 지녔고, 그래서 비는 뿌린다고 하였다. 봄비는 만물을 소생시키고, 겨울비는 땅을 마르지 않게 한다. 길가에 산수국 잎도 비에 젖었다. 수국(繡菊)이 수국(水菊)이 되었다. 노박덩굴 열매는 새가 먹은 것인지 빗물에 흘러서 가버린 것인지, 노랑 껍질 속 빨강 열매는 몇 개만 남아 있다. 밤나무도 줄기가 비에 ..

인왕산 · 안산 / 개미마을에서 봉원사 입구까지

인왕산 3 인왕산(339.9m) · 안산 (296m) 개미마을에서 봉원사 입구까지 서울 서대문구. 종로구 개미마을 - 기차바위 - 인왕산 정상 - 선바위 - 무악재 하늘다리 - 안산 무악정 - 봉원사 입구 이동거리 5.3㎞. 이동시간 2:19. 휴식시간 1:01. 계 3:20 (2023.12.8. 맑음. 5.1~16.8℃) 바람은 있으나 찬기는 없다. 초겨울 날씨가 널 뛰듯 바뀌어 종잡을 수가 없다. 일찍 핀 개나리는 철 모르는 아이가 되었다. 개미마을에서 올라가는 산길에 단풍이 채 들지 않은 잎이 수북 떨어져 있었다. 올해는 고운 단풍을 찾기가 어려웠다. 기온은 높은데 날씨의 변화는 무디어 나뭇잎이 떠날 준비도 못한 사이에 겨울이 오고 말았다. 잎과 뿌리가 교감을 나눌 사이가 없이 이별을 하고 만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