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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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 2 / 대관령 넘어서 가는 대간 고개

선자령(仙子嶺. 1,157m) 2대관령 넘어서 가는 대간 고개 대관령마을휴게소(832) - 송신소 - 선자령 - 바람의언덕 - 재궁골삼거리 - 양떼목장 - 대관령휴게소이동거리 11.7㎞. 이동시간 3:59. 휴식시간 0:30. 계 4:29. (2024.9.18. 대체로 흐림. 21~25℃)    지난달 여름에 다녀온 선자령을 또 찾아갔다. 낮부터 비가 온다 하여 꼭두새벽에 묵호에서 떠났다. 대관령 고개를 오르자니 안개가 짙어 앞이 보이지 않는다. 굽이굽이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신사임당이 대관령을 넘을 때 어머니를 따르던 율곡이 곶감 한 접에서 한 개씩 빼먹었더니 한 개만 남아 '대관령 아흔아홉 굽이'라는 말이 생겼다는 곳이다. '안개 낀 날 소 찾듯 한다'는 속담처럼 앞차가 깜빡이는 미등을 보며 느..

동해 논골담길 / 벽화에 남아 있는 어촌마을 이야기

동해 논골담길 벽화에 남아 있는 어촌마을 이야기 강원도 동해시 논골길  1980년 삼척군 북평읍과 명주군 묵호읍이 합하여 동해시가 되었다. 북으로는 망상해수욕장, 남으로는 추암이 경계이고, 서로는 청옥산과 두타산까지가 동해시가 차지하는 지역이다. 묵호는 태백산에서 석탄을 캐어서 내보내던 항구 도시였다. 본래는 오이진(烏耳津)이었는데 1930년대 바닷물이 먹물처럼 검어지자 묵호진(墨湖津)으로 고쳤다. 남쪽에 있던 북평항도 시멘트와 석탄의 하역장이었고, 원양어선과 동해안 어업기지의 역할을 하였다. 아름다운 바다를 끼고 있는 동해시는 고속도로 개통으로 관광도시의 이점을 활용하고 있다.  묵호항에서 보이는 산 쪽 마을이 논골인데 거기서 묵호항을 내려볼 수 있다. 그 옛날 어부와 부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살았던 ..

울진 · 삼척에서 찾아본 나무

울진 · 삼척에서 찾아본 나무  - 2024.9.16~9.17  ○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 672 (천연기념물. 노거수)      ○ 울진 수산리 굴참나무  - 울진군 근남면 수산리 381-1 (천연기념물. 노거수)      ○ 울진 후정리 향나무  - 울진군 울진읍 후정리 272-2 (천연기념물. 노거수)       ○ 삼척 궁촌리 음나무  -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452 (천연기념물. 노거수)      ○ 삼척 성내동 회화나무  - 삼척시 죽서루길 37 (성내동) (보호수, 노거수)

추암 촛대바위 / 동해 해맞이 명소

추암 촛대바위동해 해맞이 명소 강원도 동해시 촛대바위길 (2024.9.17)  추암 촛대바위는 동해시에 있다. 동해로 여행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맞이 명소이다. 촛대바위는 바다에서 솟은 기암괴석이 촛대처럼 생겨 붙인 이름이다. 애국가 첫 소절에 해가 떠오르는 배경 화면으로 등장한다. 1980년 삼척군 북평읍과 명주군 묵호읍을 통합하여 동해시가 되었다. 추암에서 바다를 보면 오른쪽은 삼척이고 왼쪽은 동해로 이곳이 경계이다.  조선 세조 때 한명회가 강원도 체찰사로 있으면서 이곳 경승에 반하여 능파대라 불렀다. 능파(凌波)는 '파도 위를 걷는 것 같다'는 뜻이다. 미인의 걸음걸이를 능파라 비유하기도 한다. 그중 1 경이 촛대바위이다.  추암(湫岩)이란 이름 그대로 뾰족하다. 동산에는 능파대 정자가 있고,..

삼척 죽서루 2 / 자연주의로 건축한 관동제일루

삼척 죽서루(竹西樓) 2자연주의로 건축한 관동제일루   강원도 삼척시 성내동 (2024.9.17)  삼척 죽서루는 오십천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오십천(五十川)은 삼척과 영덕에 각기 있다. 모두 물굽이를 쉰여 번 치어 흘러가는 점이 같다. 삼척 오십천은 삼척시 도계읍 백병산(白屛山. 1259m)에서 발원하여 북동쪽으로 흘러 동해로 흐르는 하천이다. 동국여지승람에 '오십천은 삼척도호부에서 물의 근원까지 47천(川)을 건너야 하므로 대충 헤아려서 오십천이라 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오십천은 카르스트 지형이 발달하여 환선굴, 대이리 동굴지대 등 많은 석회암 동굴이 있다. 연어의 회귀천으로도 유명하다. 오십천 끄트머리 거의 다 내려와서 죽서루가 있다.  죽서루는 관동팔경 중 제일 크고 가장 오래된 누정이..

울진 망양정(望洋亭) / 바다 풍경이 좋은 관동제일루

울진 망양정(望洋亭) 바다 풍경이 좋은 관동제일루 경북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 (2024.9.17)  울진읍에서 망양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을 가자면 바닷가 도로를 따라 최근에 만든 은어다리를 보며 내려간다. 망양해수욕장 바로 앞에 망양정이 있다. 바닷가에 울진관광안내도 옆 횟집이 들어선 사이에 계단길을 300m 정도 오르면 '바다를 보는 정자'란 이름을 가진 망양정(望洋亭)이다.   망양정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예로부터 이름난 관동팔경 중 하나로 꼽혔다. '하늘 끝을 보지 못해 망양정에 오른 말이 /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고'로 시작하는 교과서에 나오는 송장 정철의 관동팔경은 익숙하다. 조선 후기에 숙종 임금은 강원도 관찰사에게 관동팔경을 그려오라 하였다. 관동팔경을 그림으로 본 숙종은 망..

삼척 공양왕릉 / 고려 마지막 왕의 무덤

삼척 공양왕릉고려 마지막 왕의 무덤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 추천동 (2024.9.17)  울진에서 북쪽으로 가는 7번 국도는 바다가 보이는 길이다. 울진 죽변에서 38㎞ 정도 가면 삼척시 근덕면 궁촌리에 고려 마지막 왕의 무덤인 공양왕릉이 있다. 왕이 피신해 있던 곳이라 궁촌이고, 고개는 공양왕 일족을 살해한 곳이라 하여 '살해재'이다. 일반 무덤보다는 커서 눈에 띈다. 층계 옆으로 붉게 핀 배롱나무가 죽 늘어섰다. 축대 위 묘소가 공양왕 3 부자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추석이 되었지만 벌초는 하지 않았다. 고려 우왕 14년(1388년) 위화도 회군으로 실권을 잡은 이성계는 우왕과 그의 아들 창왕을 모두 왕 씨 후손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쫓았다. 그리고 고려 신종의 후손인 왕요(공양왕)를 본인이 싫다..

울진 불영계곡과 불영사 / 백두대간 넘어 만나는 깊은 계곡과 절

울진 불영계곡과 불영사백두대간 넘어 만나는 깊은 계곡과 절  경북 봉화에서 백두대간을 가로질러 노루재 터널을 빠져나오면 울진이다. 삼림이 울울창창하고 진귀한 물산이 많아 울진(鬱津)이라 하였다. 고개를 내려서면 길 양쪽으로 산등성이를 가르는 계곡이 깊다. 동해까지 장장 15㎞를 이어가는 불영계곡이다. 절벽 사이 기암괴석에 소나무가 터를 잡고, 그 아래로 계곡물이 구불구불 흐른다. 가히 물은 바위를 만나야 기이해진다.  계곡으로 흐르는 물이 봉우리를 감싸고돌아 산태극 수태극(山太極 水太極)을 이룬 곳이 불영사이다. 산과 물이 음양을 조화롭게 결합하여 지기(地氣)가 충만하고 생기(生氣)가 가득해진다는 형상이다. 이곳 명성도 그런 풍수적 해석으로 가치를 더한다. 주차장 앞 일주문을 지나면 금강소나무가 호위하는..

백로(白露)가 지나면 기러기 날아와 가을을 전한다

말속에 자연 27 백로(白露) 가 지나면 기러기 날아와 가을을 전한다   백로(白露)는 양력 9.8경으로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서 풀잎에 이슬이 보일 정도로 기온이 차가워진다. 새벽 산길을 걷다가 보면 풀잎에 송골송골 맺힌 이슬이 보인다. 대체로 백로를 깃점으로 가을이 시작된다. 백로는 벌초를 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추수를 앞두고 숨을 고르는 시기이기도 하다. 백로에서 추분 사이에 기러기가 날아오며, 제비는 남쪽으로 돌아간다. 이제야 더위에 혼쭐이 난 정신을 되돌릴 수 있을 것 같다..  새들은 때가 되면 저 왔던 곳으로 움직인다. 기러기는 이동할 때 대오가 정연하다. 경험이 있는 기러기가 앞장서서 V자 대열로 날아간다. 공기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기러기들은 서로 힘을 합하고, 신의가 있으며, ..

처서(處暑)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

말속에 자연 26 처서(處暑)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   처서(處暑)가 지났다. 처서는 양력 8.23 경으로 뜻을 새기면 '아직은 더위가 있다' 쯤으로 될 테지만 더위(暑)가 차츰 물러나기(處) 시작하는 시기다. 백로(白露)도 지나 여름이 어느 정도 끝나고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기온이 들기 시작한다. 아침에 가까운 산을 한 바퀴 돌면서도 확실히 달려드는 숲모기가 줄어들었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말이 있다. 더위가 끝나고 모기 활동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처서가 되면 풀들도 자라기를 멈춘다. 그래서 처서 이후 벌초를 한다. 모기는 1억 7천만 년 전 공룡이 번성하던 쥐라기 때 처음 등장했다. 암컷 모기는 산란기가 되면 단백질을 보충하러 사람에게 달려든다. 처음에는 동물의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