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시조 1 황진이 시조 1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님을 언제 소겻관대 월침삼경(月沈三更)에 온 뜻이 전혀 업네. 추풍(秋風)에 지는 닙 소릐야 낸들 어이 하리오. (풀어 쓰기) 내 언제 못믿어 님을 언제 속였길래 달도 자는 깊은 밤에 님 오실 뜻 전혀 없고 추풍에 지는 잎소리.. 글곳간/시(詩) 산책 2007.01.25
이육사 시 '절정' 절정 이육사 매운 계절(季節)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릿발 칼날 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 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겨울 점봉산 글곳간/시(詩) 산책 2007.01.18
신경림 시 '새 아침에' 새 아침에 신경림 간밤이 이슥토록 눈이 오더니만 새 아침 맑은 햇살 안고 옛친구 날 찾아오다 찌갤랑 끓거라 두고 이 골목 저 골목 눈을 밟는다. 고드름 맺힌 지붕 정다워 창문을 기울이면 거기 옛날에 듣던 낭랑한 토정비결 읽는 소리 세월은 솔나무 스치는 바람 삶은 댓돌에 쌓인 눈송.. 글곳간/시(詩) 산책 2007.01.11
이양연 시 '발걸음을 어지러이 걷지 마라' 발걸음을 어지러이 걷지 마라 이양연 눈 쌓인 들판을 걸어가는 자여 걸어가며 발걸음을 어지러이 걷지 마라 오늘 걷는 나의 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이의 길이 되리니 野雪 踏雪野中擧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청계산 혈읍재 서리산 방화선 글곳간/시(詩) 산책 2007.01.03
김숙경 시 '첫눈 내릴 때' 첫눈 내릴 때 김 숙 경 아! 사람아 첫눈 내릴 때 우리 사랑 하얀 꽃이어라 그 눈 녹아 이슬 내리면 이슬처럼 그대로 있는 사람아 아니 사랑한다고 가슴으로 속삭이는 향기같은 나의 사람아 네 모습 수정처럼 내 눈속에 빛나는 아련한 나의 사람아 첫눈 내릴 땐 우리 사랑 여울이어라 물빛 .. 글곳간/시(詩) 산책 2006.12.03
만해 시 '꿈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만해 시 한 수 꿈이라면 만해 한용운 사랑의 속박이 꿈이라면 출세의 해탈도 꿈입니다 웃음과 눈물이 꿈이라면 무심의 광명도 꿈입니다 일체 만법이 꿈이라면 사랑의 꿈에서 불멸을 얻겠습니다 봄041 (작자 미상) 글곳간/시(詩) 산책 2005.12.30
이은상 시 '성불사 깊은 밤에' 성불사(成佛寺) 깊은 밤에 이은상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風磬) 소리 주승(主僧)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구나 저 손아 마저 잠들어 혼자 울게 하여라 뎅그렁 울릴 제는 더 울릴까 맘 졸이고 끊일 젠 또 들릴까 소리나기 기다려져 새도록 풍경 소리 데리고 잠 못 이뤄 하노라 *가.. 글곳간/시(詩) 산책 2005.09.22
박목월 시 '나그네'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글곳간/시(詩) 산책 2005.08.26
이병기 시 '비' 비 이병기 짐을 매어 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날 어두운 새벽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비 내일도 내리오소서 연일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오시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내리는 비 저으기 말리는 정은 나보다도 더하오 잡았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 갑자기 꿈을 깨니 .. 글곳간/시(詩) 산책 2005.08.04
류시화 시 '길위에서의 생각' 외 류시화의 시 길 위에서의 생각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고 얻은 것도 없다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 글곳간/시(詩) 산책 200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