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계곡 27

통방산 / 가마소가 있는 한갓진 여름 계곡

통방산(通方山 650m) 가마소가 있는 한갓진 여름 계곡 양평군 서종면 (2008.8.15) 가마소-명달리갈림길-통방산-명달리갈림길-가마소(2시간 반) 통방산은 오래전에는 북한강 너머에서 배로 건너야 올 수 있었다고 한다. 북으로 화야산이 막아 서고 돌아 앉아 있어서, 이제는 양평읍내 쪽이나 청평대교 쪽으로 돌아 들어가야 하는 숨어있는 산이다. 입구에 있는 문호리는 여러 산골물이 모여 북한강으로 흘러가는 길목인 무너미가 한자말로 바뀐 지명이듯이 이곳 주변은 물이 풍부한 곳이다. 어느 쪽에서나 물이 통한다 하여 통방산일까? 가마가 '크다'는 뜻인 옛말 '감'에서 나온 말이어서 가마소도 큰 소(沼)가 있는 곳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하기사 지명을 보고 짐작할 지형이 많다. 가마소계곡은 넓은 곳 깊은 곳..

도일봉 / 산길 거칠고 계곡 깊은 산

도일봉(道一峰. 864m) 산길 거칠고 계곡 깊은 산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중원리 (2008.3.20) 입산통제소-중원계곡-초지-안부-도일봉-먹뱅이골-합수곡-중원계곡-입산통제소(6시간) 도일봉은 무림고수들이 도를 닦을만한 이름을 지녔다. 산이야 말로 마음을 놓을 공간이요, 마음을 닦을 터이다. 중원계곡 들어서면 산길이 예사롭지 않다. 산길은 거칠고 계곡은 깊어 가히 도를 닦을만한 곳이다. 한동안 길을 찾지 못해 같이 간 사람들을 힘들게 하였다. 길 걷는 것도 도를 이루는 것처럼 집중이 필요하고, 도는 호흡지간에 있다 하였는데, 산길 찾기가 그러하다. 뒤에 오는 자를 위해 눈길을 함부로 가지 말라는 어느 님의 말씀을 다시 마음에 새긴다.

군자산 / 노송과 기암석벽이 아름다운 바위산길

군자산(君子山 948.2m) 노송과 기암 석벽이 아름다운 바위산길 충북 괴산군 칠성면 (2007.8.18. 흐린 후 비) 소금강-솔밭-전망대-군자산-암봉-도마재-도마골 (7.5㎞. 4시간 반) 군자산은 속리산 국립공원 쌍곡구곡 안에 있는 명산이다. 노송과 기암 석벽이 아름다워 소금강이란 이름을 얻었다. 퇴계가 사랑하고 송강이 사랑한 자연이다. 건너편 보배산과 칠보산 막장봉이 구름 속에 뚜렷하고, 쌍곡구곡 깊숙이 대야산 조항산 청화산이 첩첩이 이어진다. 자연이 솜씨 있게 그려낸 경치가 한껏 곱고 아름답다. 날씨는 더워 두세 걸음 옮길 때마다 땀이 뚝뚝 떨어져 안경을 쓸 수가 없고 얼굴을 닦을 틈이 없다. 소나무가 가득한 길 바윗길도 미끌미끌하다. 내려올 땐 소나기를 맞아서 이래저래 흠뻑 젖는 날이었다. ※..

불영사 / 부처가 비친 절자리

불영사(佛影寺) 부처가 비친 절자리  울진군 서면 하원리 (2007.2.4)   대간길 재 넘어 구불구불 불영계곡은 하늘이 내려준 아름다운 물길이다. 광천(光川)을 휘돌아 굴참 숲길 들어서면 단하동천(丹霞洞天) 별유천지 불영사가 있다. 절 서편 솟은 바위 연못에 비친 모습부처를 닮았대서 불영사라 부른다. 후미진 곳 동드렷이 이런 터가 있었을까 오붓한 모습으로 옹기종기 절집에 부처님을 모시고 기도하고 있다.                                           불영사 가는 길                                                                                                                      ..

한라산 탐라계곡

한라산 탐라계곡 (2006.10.28) 탐라계곡은 한라산 백록담에서 북릉 하산길에 있는 용진각 대피소를 지나 관음사까지 이어지는 계곡이다. 옛날 아주 오랜 옛날, 하늘나라에서 선녀가 아름다운 백록담에 내려와 목욕을 하였었는데, 몰래 훔쳐보던 신선이 그만 들켜 북릉 쪽으로 부리나케 도망치느라 생긴 것이 탐라계곡이라는 전설이 있다.

설악산 화채능선 / 설악산 절경산수

설악산⑪ 설악산 절경산수 설악산 화채봉(1320m) (2006.10.3) 설악동-화채능선-화채봉-만경대-양폭산장-천불동-설악동(7시간 10분) 설악산 절경산수를 구경하러 화채능선으로 갔다. 오르는 길이 좁아 일흔이 넘은 할아버지 뒤를 계속 따라갔다. 한 시간 남짓 되었을 때 할아버지가 뒤돌아보며 말을 걸었다. '아니 기권 안하시요' 내가 '기권이 뭡니까?' 라고 대꾸하니 '아니 나가 떨어지는 것이 기권이지' 라며 웃었다. 나는 씩 웃고 계속 따라갔다. 다시 한 시간 가량 더 되었을 때 이번엔 내가 얘기했다. '아니 기권 안하십니까?' 할아버지가 싱긋 웃고 나서 길을 비켜 주었다. 철거덕거리는 할아버지 지팡이 소리가 계속 멀어졌다. 천 길 낭떠러지 만경대에서 절경산수를 조망하였다. 권금성,울산바위,대청봉,..

雨中山行 북한산 영추사길

북한산 영추사길 雨中山行 정릉매표소-영추사-대성문-보국문-정릉계곡-정릉매표소 (2006.7.15) 오후에 호우주의보가 예상되어 얼른 다녀오리라 생각하고 산길을 떠났다. 비가 내리고 애당초 계획하였던 산길을 다 갈 수가 없었지만 우중 산행에서만 볼 수 있는 풍광은 항상 좋다. 빗방울 조차 소중한 인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