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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작물

파 / 백년해로 채소

향곡[鄕谷] 2018. 5. 7. 17:14

 

 

 

 

  백년해로 채소

 

 

 

 

파는 신라 때 중국에서 들어왔다고 하니 우리 식탁에 오른 지 오래되었다. 마늘처럼 자극성이 있는 알리신 성분이 있어 양념으로 쓰이지만, 물김치나 파김치, 파전 등에 쓸 땐 채소의 용도이다. 파는 대파와 쪽파가 있는데, 조림 음식이나 절임 음식에 여러모로 쓸 수 있다. 파는 병충해에 강해서 농약을 쓰지 않으며, 찬 서리를 맞고서도 꿋꿋하게 버티는 강인한 모습을 보인다. 

 

파뿌리를 달여서 그 물을 마시면 불면증이나 감기에 좋으며, 파뿌리를 찧어 베인 곳에 붙이면 지혈 성분이 있고, 부은 부분의 부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 학교 다닐 때 봉사활동 가서 넘어져 발목이 부은 적이 있었다. 그때 봉사지역의 노인분이 침을 놓고서 헝겊을 감고, 그 위에 파뿌리 흰 부분을 으깨어 놓고 비닐을 덮고 감아주었다. 다음 날 아침에 보니 거짓말처럼 부기가 가라앉았던 일이 있었다. 김장 때 쪽파나 양파를 다듬을 때는 매워서 눈물이 절로 난다. 그럴 때는 파뿌리를 입에 물고 있으면 히얀하게도 눈물을 쉽게 멈출 수 있다. 이파치파의 요법이다.

 

파를 뽑아 포대나 화분에 심어 놓으면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 수시로 뽑아서 찌개나 탕국에는 대파를 넣고, 쪽파는 물김치나 김장김치에 넣으면 향취가 기가 막히다. 파전과 파김치에 넣는 파도 맛을 돋운다. 결혼식 때 주례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백년해로하라고는데, 실제로 파를 잘 먹으면 백 년도 더 살 수 있다니 파는 백년해로용 채소이다.

 

 

 

  

 

파 / 충북 제천 (2018.5.7)

 

 

 

 파 / 경북 안동 (2016.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