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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그곳 동식물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2

향곡[鄕谷] 2020. 2. 16. 19:53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2

겨울눈은 저마다 색깔과 모양이 다르다

남한산성 (2020.2.14-2.16)

 

 

 

나무는 영양분을 모아서 겨울눈을 만든다. 겨울눈이 꽃이나 잎, 가지가 되어서 나가면, 얼마 뒤 겨울눈을 다시 만든다. 겨울눈을 키워 세상으로 내보내는데 공이 들어서 그렇지, 밖에 나오면 인생에 봄날이 쉬 지나가듯 금방 자라서 꽃이 되고 잎이 된다. 어린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듯 그렇게 큰다.

 

나무의 겨울눈은 잎이나 턱잎이 변해서 발달한 것인데, 비늘처럼 보이는 작은 조각인 인편으로 둘러 싸여 있다. 인편은 그 나무의 재질로 만든 천연 외투다. 목련의 겨울눈은 목련처럼 부드럽고, 잣나무 겨울눈은 송진처럼 끈끈한 점액으로 덮고 있고, 참나무류는 껍질이 매끈하며 단단하다. 겨울눈을 씹어보았다. 쌉싸름하다. 나무가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는 속 맛이다. 

 

지난해 열린 열매가 아직도 달려 있는데, 나무마다 겨울눈은 진작에 나와서 봄을 기다리고 있다. 물오리나무는 갈고리 모양에 갈색 눈으로, 단풍나무는 말발굽처럼 생긴 빨간 눈을 하고 있다. 벚나무는 벚나무 껍질색 눈이 쏙 나와 있고, 가지에 껍질이 벗겨진 쪽동백나무 눈은 보드라운 쑥색 솜털을 입고 있다. 진달래는 깃봉 모양에 연둣빛 눈을, 참나무류 겨울눈은 참나무 낙엽색 눈이다. 근육질 나무인 서어나무 눈은 뾰족한 것이 대추씨처럼 야물게 생겼고, 팥배나무 눈은 누에 같은 가지에 팥배 열매보다 크고 두툼하며, 산딸나무 눈은 새발자국 모양 가지에 작은 돔형 모양이다. 겨울눈은 나무 공장 깊은 데서 만든 저마다의 색깔과 모양으로 단장하였다. 관심을  가지고 자꾸 보면 겨울눈이 보인다.

 

 

  

 

산딸나무

 

 

 

단풍나무

 

 

 

 

 

물오리나무

 

 

 

오리나무

 

 

 

 

백당나무

 

 

 

 

벚나무

 

 

 

쪽동백나무

 

 

 

갈참나무

 

 

 

신갈나무

 

 

 

 

서어나무

 

 

팥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