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구와 디딜방아
손 방아와 발 방아
옛날에는 집에서 절구를 찧거나 디딜방아를 찧어 음식을 해 먹었다. 절구는 절구통과 절구공이가 한 짝인데, 만든 재료에 따라 나무절구, 돌절구, 쇠절구가 있다. 절구는 곡물이나 양념을 절구통에 넣고 절구공이로 바수고 빻았다. 예전에 집에서는 메주를 쑬 때나 찰떡을 할 때 절구를 썼다. 메주는 원래 물기가 있어 절구공이에 콩이 잘 붙지 않는데, 찰떡은 찐득찐득하여 중간에 물을 묻히면서 찧었다. 가끔 양념을 빻을 때도 절구를 썼는데 쇠절구라 쿵덕쿵덕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지만 단독주택이라 요즈음처럼 아파트 층간소음 같은 것은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다. 이웃 간에도 절구 소리가 나면 무엇을 빻는구나 짐작을 할 뿐이었다.
절구보다 더 많이 빻을 수 있는 것이 디딜방아다. 절구가 손방아라면 디딜방아는 발방아이다. 큰집에 가면 디딜방아가 있었다. 곡물을 찧거나 양념을 빻는데 이것을 썼다. 디딜방아는 두 사람이 쓰는 양다리 디딜방아가 많다. 균형을 잡기 위해 줄이나 나무로 된 손잡이를 잡고 서로 힘을 조절하며 빻았다. 디딜방아는 나무로 만든 방아채와 공이, 움푹 들어간 돌확으로 되어 있다. 확에는 한 사람이 붙어서 나온 곡물을 안으로 넣고, 안에 있는 곡물은 주걱이나 손으로 섞었다. 곡물은 체로 쳐서 굵은 것은 다시 안에다가 붓는다. 디딜방아는 잘못하다가는 방아채에 머리가 부딪히거나 공이에 손을 찧을 수 있어 조심해야 했고, 어린아이는 절대 접근 금지다.
더 많은 곡식은 소 힘을 빌리는 연자방아나 물로 돌리는 물레방아가 있지만, 집에서 쓰는 것은 절구와 디딜방아다. 절구야 힘이 들어 그렇다 하더라도, 디딜방아는 모여 얘기도 하고 쿵덕쿵덕 찧으며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했다. 방아는 다산과 풍요를 가져준다는 믿음도 있었다. 그렇게 가정에 꼭 필요했던 방아였는데, 이번에 강원도 고성으로 여행 가서 오랜만에 디딜방아를 보았다. 절구도 디딜방아도 이제는 쓸모가 줄면서 토끼가 달나라에서 방아를 찧는 얘기처럼 옛날 얘기로 하는 세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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