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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풀,들꽃

물가에서 무리지어 피는 부처꽃

향곡[鄕谷] 2020. 8. 26. 13:49

 

물가에서 무리 지어 피는 부처꽃(털부처꽃)

 

 

 

분류 : 부처꽃과 부처꽃속 여러해살이풀

다른 이름 : 두렁꽃

원산지 : 한국, 중국, 일본

분포 : 전국

개화 : 7~8월

결실 : 10월

용도 : 관상용, 약용

 

 

 

 

부처꽃 / 서울숲 (서울 성동구. 2019.9.2)

 

 

 

 

부처꽃은 한여름에 풀밭 습지나 물가에서 무리 지어 피는 진홍빛 꽃이다.  한강가를 걷다가 보면 석같이 아름다운 부처꽃을 볼 수 있다. 여름 장마가 지나고 나니 진분홍 꽃방망이가 더 화려하고 짙다. 줄기와 잎에 털이 있으면 털부처꽃, 없으면 부처꽃이라 하는데, 이제는 이름을 통합하고 있다. 부처꽃을 털부처꽃의 아류나 유사 종으로 분류하는 추세다. 털부처꽃은 4대륙에서 많이 자라고, 부처꽃은 한 중 일 3개국에만 있다.

 

부처꽃은 불교와 연관이 있는 연꽃처럼 한여름에 물가에서 핀다.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부처꽃은 1937년 정태화 선생의 '조선식물향명집'에 처음 나온다. 유래는 나오지 않는다. 이명인 두렁꽃은 논두렁에 많이 피는 꽃이란 뜻인 북한 방언이다. 물가에 피는 성질을 반영한 이름이다. 중국에서는 부처꽃을 천굴채(千屈菜)라 하고 다른 이름은 수류(水柳) 또는 대엽련(對葉蓮)이라 한다. 굴(屈)은 굽었다는 인데, '우뚝 솟을 굴(崛)'에서 나온 것으로 보며 키가 크다는 뜻이다. 수류는 '물가에 피는 버들'이라 물과 관련이

있고, 대엽련은 잎이 마주 나는 연꽃이란 뜻이니 불가의 상징인 연(蓮)과 관련이 있다.  일본에서는 계추(禊萩)라 한다. '싸리와 비슷하게 생긴 식물'이란 뜻인데,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는다'는 뜻도 있어 우란분절(우리의 백중절. 지옥에 떠도는 조상을 구하는 의식)에 절에서 쓰니 물과 불교와 관련이 있는 이름이다.   

 

속명과 종소명을 찾아보았다. 부처꽃속의 속명 Lythrum은 피(blood)란 뜻으로 붉은색 꽃을 말하고, 털부처꽃 종소명은 salicara는 가지가 버들 같다는 뜻이며, 부처꽃의 종소명 anceps는 두 모서리를 말하는데, 이는 줄기에 각이 생긴 것을 말하는 것이다. 털부처꽃의 영어 이름은 Purple loosestrife인데, loosestrife가 좁쌀풀이어서 이는 '자주색 꽃이 피는 좁쌀풀'이라는 뜻이다. 이런 이름을 찾아보면 색깔, 서식지, 키, 모양에 대한 특징을 나타내거나 다른 식물에 비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절에서 불단에 쓰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부처꽃 작명은 그 유래가 오리무중이다.

 

어찌 되었든 여름에 꽃이 적은 시기에 부처꽃을 보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초록에 진분홍 꽃색의 대비도 분명하다. 연꽃이 물 위에서 피는 기품 있는 꽃이라면, 부처꽃은 진분홍빛 꽃무리가 맑고 곱다. 고운 빛깔과 맑은 모습을 보고 있으면, 밝은 미소가 절로 나오고 마음도 같이 맑아지는 꽃이다.

 

 

 

 

부처꽃 / 서울숲 (서울 성동구. 2019.9.2)

 

 

부처꽃 / 경기도 남양주 마현마을 (2018.8.30)

 

 

부처꽃 / 한강 잠실지구 (2013.7.9)

 

 

부처꽃 / 홍릉수목원 (서울 동대문구. 2019.7.13)

 

 

부처꽃 / 율곡습지공원 (경기도 파주. 2019.8.24)

 

 

부처꽃 / 올림픽공원 (서울 송파구. 2019.8.26)

 

 

부처꽃 / 경기도 하남 망월천 (202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