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오름
교래 자연휴양림 큰지그리오름
청량하고 아름다운 원시 숲길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 119
교래 자연휴양림 입구-오름 산책로-큰지그리 오름 (왕복)
이동거리 8㎞. 이동시간 3시간
높이 598m. 비고 118m. 둘레 2,164m. 면적 344,976㎡. 폭 485m
교래 자연휴양림은 한라산 북동쪽 사려니오름 북쪽에 있는 휴양림이다. 휴양림이 있는 곳인 '조천(朝天)'의 뜻은 날이 샐 무렵부터 오전 중간쯤까지 동안을 말하는 것인데, 제주도를 동에서 서로 가는 길을 하루의 길이로 나눈다면 딱 그 정도 되는 위치에 있다. '교래리(橋來里)'도 원래 다리가 많아 '도리'로 불렀던 곳이다. 제주말은 'ㅏ'모음이 'ㅗ'모음으로 많이 바뀐다. '닭'은 '독(돍)'이라 하고, '다리'도 '도리'라 한다. 아마도 교래리는 많은 다리를 건너서 오갔던 곳인 것 같다.
교래 자연휴양림은 천연원시림이 보존된 곶자왈 지역에 만든 자연휴양림이다. '곶'은 '숲'이고, '자왈'은 '자갈이나 바위가 있는 암석지대'이다. 곶자왈은 화산 폭발로 생긴 용암 지형에 나무와 돌이 섞여서 자란 숲이다. 줄이자면 '용암지대 숲'이다.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은 평지이고 길이 거칠다면, 교래 자연휴양림 곶자왈은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고 길은 순하다.
큰지그리오름으로 가는 길은 곶자왈과 초지를 지나고, 이어서 오름으로 오르는 길이다. 초입은 밭을 일구던 산전터가 있고, 숯을 만들던 가마터가 있다. 숲길은 아름답고 잘 가꾼 정원 같다. 비가 많아서 그러한지 숲은 원시림이다. 이끼 낀 돌무더기는 원시의 생명력이 넘친다. 좋은 경치를 보고 그림 같다고 하는데, 그림으로는 담을 수 없는 생명력이다. 곧게 뻗은 나무보다는 휘어진 나무가 많다. 바위를 비집고 나온 나무는 구부러지고, 뿌리는 땅 밖으로 비틀고 나와 숨을 쉰다. 숲의 허파 노릇을 하고 있는 곶자왈의 다양한 모습이다.
곶자왈을 지나 초지로 이어지는 길은 곱다. 청량하고 아름답고, 푸른 숲이 이어져 눈을 맑게 한다. 이끼 낀 풍경은 오를수록 조금씩 줄어들고, 초록 산길이 다하는 곳에 편백나무 숲이 나타난다. 편백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올라가면 큰지그리오름이다. 오름 이름 유래는 알려진 것이 없다. 오름에 서면 한라산 북동부 넓고 너른 숲이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절물오름이 눈앞에 서 있다. 오전에 불던 바람이 아직 남아 세차다. 오름은 싱그러움 뒤에 호쾌함을 선사한다. 정상을 휘돌아 아름다운 숲길을 다시 감탄하며 내려왔다. 청량하고 아름다운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 숲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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