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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이야기/제주도

가시리 붉은오름 / 수종이 다양하고 아담한 오름

향곡[鄕谷] 2020. 12. 4. 09:42

 

가시리 붉은오름

수종이 다양하고 아담한 오름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주차장-붉은오름 전망대-붉은오름 순환길-주차장

이동거리 2.7㎞. 이동시간 1시간 10분

표고 519m. 비고 129m. 둘레 3046m. 면적 585,244㎡. 직경 1090m

 

 

 

붉은오름 전망대에서 본 무지개

 

 

 

제주도에는 붉은오름이 4개가 있다. 제주시 아라동, 애월읍 광령리, 서귀포시 성산읍,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오름들이다.  한라산 동쪽 사려니숲 동부에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이 있고, 그 휴양림에는 있는 붉은오름이 가시리 붉은오름이다. 붉은오름은 사려니숲과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경계에 자리 잡고 있어서 두 곳에서 모두 오를 수 있다. 제주의 지질은 용암 분출에 따라 이루어졌는데, 오름의 흙이 붉어 붉은오름이 되었다고 한다. 실제 오름은 붉은 흙과 송이로 덮여 있다.

 

한편으론 고려시대 대몽 항쟁한 삼별초가 이곳에서 최후의 붉은 피를 뿌렸다고 붉은오름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고려를 침공한 몽고는 일본을 치기 위해 제주의 지리적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었다. 몽고 지배에 저항세력이 삼별초였다. 삼별초 진도 정부는 몽고와 고려 정부 연합군에 무너져 제주도로 퇴각하였다. 삼별초는 항파두리에서 최후의 항전을 하였다. 결국 우두머리 김통정은 남은 무리들을 이끌고 붉은오름에서 자결하여 최후를 마쳤다.

 

붉은오름은 주차장에서 가깝다. 삼나무와 해송이 들어선 오름 입구를 지나면 오름으로 오르는 나무층계와 매트가 이어진다. 층계는 위험하지도 않고 길지도 않다. 오름 길에는 나무가 많아서 위로 올라가랴 그것을 보랴 바쁘다. 참식나무, 새덕이, 생달나무, 후박나무 등 늘 푸른 나무가 오름 초입에 있고, 이어서 납엽 지는 나무인 때죽나무, 상산, 박쥐나무, 덧 나무, 까마귀베개, 서어나무, 새비나무, 꾸지뽕, 굴피나무 등이 줄을 섰다. 정상 가까이는 참빗살나무와 줄사철나무 빨간 열매가 빗방울을 매달고 함초롬히 서 있다. 환경이 좋아서 나무들이 튼실하다.

 

오름 아래는 비가 왔으나 올라갈수록 비가 줄었다. 오름 전망대에 서니 비는 그치고 광활한 너른 터에 무지개가 섰다. 한라산과 바다를 이을 듯 길고도 높다. 오늘 한나절 빗속에서 애썼다고 설문대할망이 선물을 주신 모양이다. 굼부리를 도는 오름 순환길은 앞에서 보았던 수종을 다시 구경할 수 있고, 원형 굼부리를 한 바퀴 도는 것이라 그 윤곽을 짐작할 수 있다. 하산할 때는 비가 그쳐 나무에 매달린 빗방울이 은방울이 되어 절경을 만들었다. 가을비를 맞으며 축복을 받은 것이다.     

 

 

 

때죽나무

 

 

서어나무

 

 

참빗살나무

 

 

줄사철나무

 

 

 

참식나무

 

 

새덕이

 

 

생달나무

 

 

휴양림에서 본 붉은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