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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기/나무

무환자나무 / 재앙을 막아준다는 나무

향곡[鄕谷] 2021. 12. 10. 09:53

진도 여행 16

 

무환자(無患子)나무

재앙을 막아준다는 나무

 

전남 진도에서

 

 

 

무환자나무는 재앙을 막아준다는 환상의 나무다. 세상에 근심과 걱정을 없애는 나무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걱정 없는 나무가 된 사연이 있다. 중국에 앞날을 잘 맞히는 무당이 있었는데, 그는 이 나뭇가지로 귀신을 때려죽였다. 그 뒤로 귀신들은 이 소문을 듣고 얼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환수(無患樹)가 되었다. 무환자나무는 난대나 아열대가 고향인데, 우리나라 무환자나무는 인도가 원산지로 중국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과 서해안 따뜻한 지방에서 자란다.

 

진도에서 세방낙조를 보러 가는 길에 지산면 세방리와 가학리 해안도로에서 무환자나무와 비슷한나무를 보았다. 고욤처럼 생긴 노랑 열매가 늘어진 나무가 있기에 가까이 가보았다. 열매는 물렁한 것이 고욤처럼 달지는 않고 씨가 들어 있다. 무환자나무와 비슷한 멀구슬나무다. 멀구슬나무는 황갈색으로 익는데 구형이다. 임회면 상만리는 천연기념물 비자나무를 보러 갔다가 집 울타리를 넘은 알맹이 굵은 멀구슬나무를 보았다. 

 

의신면 초하리에 오래된 무환자나무가 있다기에 첨찰산 가는 길에 찾아 나섰다. 무환주(無患珠) 알맹이는 돌처럼 단단하여 염주로 만든다. 그래서 무환자나무의 다른 이름은 염주나무라 부른다. 무환자나무 속명은 '인도의 비누'라는 뜻이고, 영어 이름도 소프베리(soap-berry)로 '비누 열매'란 뜻이다. 열매껍질에 사포닌 성분이 있어 빨래를 할 때 사용했고, 머리를 감을 때 썼다고 한다. 열매를 술에 담가서 감기치료제로 쓰고 거담제로도 쓴다.

 

동네 어귀에 계시는 분에게 무환자나무를 물었더니 친절히 알려주신다. 몇 년 전 태풍에 많이 상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수령이 600년이 넘은 나무는 태풍에 시달려서 그러한지 수척하고 쇠밧줄을 걸어 지탱하고 있다. 근심과 걱정이 없는 이름의 나무도 이 풍진 세상에 시달릴 때가 있다. 무환자나무는 좋은 향기가 나서 목침을 만들고, 태워도 좋은 향기가 난다고 한다. 이렇게 죽어서도 같이 할 수 있으니, 풍상에 쓰러져도 아름다운 나무로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나무다.   

 

 

 

 

 

 

멀구슬나무 / 전남 진도 지산면 (2021.12.2)

 

 

멀구슬나무 / 전남 진도 지산면 (2021.12.2)

 

 

멀구슬나무 / 전남 진도 지산면 (2021.12.2)

 

 

멀구슬나무 / 전남 진도 임회면 상만리 (2021.12.3)

 

 

무환자나무 / 전남 진도 의신면 초하리 (2021.12.3)

 

 

무환자나무 / 전남 진도 의신면 초하리 (2021.12.3)

 

 

무환자나무 / 전남 진도 의신면 초하리 (2021.12.3)

 

 

무환자나무 / 전남 진도군 의신면 초하리 (202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