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올해의 나무'
나무로부터 배우는 것
막 싹을 틔운 나무가 성장을 마다한 이유는
뿌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함이다.
나무가 성장 방향을 우듬지에 맡기는 것은
리더가 이끄는 방향을 믿기 때문이다.
나무가 잎을 떨어뜨리는 이유는
무거운 것을 지고는 멀리 갈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나무가 믿음직한 것은
자연의 이치로 살기 때문이다.
* 사진 : 향곡
▲ 팽나무 (팽나무과) : 팽나무 열매로 쓴 팽총에서 팽 하는 소리가 나서 팽나무라는 이름이 유래한다. 동네 어귀나 바닷가에서 마을나무나 당산나무로 삼는 팽나무가 많다. 오래 살아서 500년은 예사이며, 열매가 맛있어 새들이 먹이를 찾아서 온다. 어청도 초등학교에는 팽나무가 여러 그루 있는데, 우람하고 아름답다. 철새의 섬 어청도에선 팽나무가 망루 구실도 한다.
▲ 향나무 (측백나무과) : 목재에서 향이 나는 나무란 뜻이다. 바늘잎과 비늘잎 두 가지 형태로 잎이 달린다. 예로부터 향료나 가구재로 쓰기 위해 심어 길렀다. 강원도 삼척이나 영월, 경북 의성이나 울릉도 등지 암석지대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이 향나무는 어청도 초등학교 운동장 앞에 나란히 어우러져 교문처럼 서 있다. 나무 아래는 층계가 있어 어른이 고개를 숙이지 않고도 지나갈 수 있다.
▲ 사스레피나무 (차나무과) : 어원은 명확하지 않으나 나뭇가지가 지저분해 보인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꽃에서 소변 냄새 같은 특유의 향이 난다. 이 나무를 지나갈 때, 누가 외양간에서 퍼낸 거름을 부근에 버린 줄 알았다. 우묵사스레피나무와 달리 잎이 말리지 않고 꽃이 이른 봄부터 핀다. 어청도 산 능선에서 띄엄띄엄 자라고 있다.
▲ 분꽃나무 (산분꽃나무과) : 꽃이 긴 통모양으로 분꽃을 닮았고, 꽃이 피었을 때 나는 강한 향이 분 냄새를 연상시킨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열매를 식용하기도 한다. 4월에 위도 섬산행을 하면 진동하는 분꽃나무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가까이 맡으면 향기가 몸 안까지 스며들 듯 진하다.
▲ 아그배나무 (장미과) : 작은 열매가 아기 배(작은 배) 모양인 데서 유래하였다. 중부 이남 산지에서 드물게 자란다. 야광나무에 비해 잎이 3~5갈래로 결각이 생기는 점이 다르다. 4월 하순에 아그배나무에 꽃이 필 때에 북한산둘레길 우이동길을 걸으면 큰 키의 아그배나무 대여섯 그루가 줄을 지어 환상적인 꽃대궐을 구경할 수 있다.
▲ 골담초 (콩과) : 뼈를 책임지는 풀이란 뜻인데, 실은 나무이다. 전국에서 약용수로 심거나 줄줄이 피는 꽃이 아름다워 관상수로 심는다. 중국이 원산지라 하나 우리나라에도 경북과 중부지방 산지에서 자생지가 발견되었다. 꽃에서 단맛이 나서 날것으로 먹기도 한다. 동구릉과 선정릉 등 왕릉에 가면 골담초를 볼 수 있다.
▲ 소태나무 (소태나무) : 이름대로 식물체 어디를 씹더라도 쓴맛이 강하게 난다. 쓴맛은 쿠와신이란 성분 때문인데, 워낙 쓴맛이 오래가기에 사탕을 준비해 놓고 씹어야 한다. 입맛이 소태일 때 먹으면 입맛을 되돌릴 수 있다고 한다. 한반도 고유수종이다. 안동 길안면 송사리에 우리나라 최고령 600년 된 천연기념물 소태나무가 있고, 북한산계곡과 귀목봉 임산계곡, 가평 용추계곡 등지에서 소태나무를 볼 수 있었다.
▲ 바위말발도리 (수국과) : 바위 틈에서 자라는 말발도리란 뜻이다. 말발도리란 이름은 열매 모양이 말굽(말발)을 닮았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바위말발도리는 매화말발도리에 비해 꽃이 새 가지 끝에서 피고, 꽃받침조각이 선상피침형으로 길며, 나무껍질이 적갈색인 점이 다르다. 철원평야가 보이는 고대산 능선에서 바위말발도리를 보았다.
▲ 산앵도나무 (진달래과) : 산속에서 자라며 열매가 붉게 익는 모습이 앵도나무와 비슷하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한국특산식물이다. 전국 650m 이상 산 능선상에서 자란다. 고대산으로 바위말발도리를 보러 갔다가 능선에서 덤으로 산앵도나무를 보았다. 마치 종이 매달린 듯 앙증맞은 모습이다.
▲ 멀구슬나무 (멀구슬나무과) : 제주 방언에서 취득한 이름으로 말구슬을 뜻하는데, 노랗게 익은 열매가 말 구슬처럼 생겼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열매는 약용하거나 식용하였다. 전남과 경남 및 제주도에서 볼 수 있다. 멀구슬나무 꽃이 피면 봄이 가고 여름이 온다 하여 이때 부는 바람을 멀구슬바람이라 하였다. 다산이 지은 시에도 나온다. 신안 5개 섬을 잇는 섬티아고 섬트레킹을 갔을 때인 5월 중순 멀구슬나무 꽃망울이 막 터지려고 하였다.
▲ 회화나무 (콩과) : 회화나무는 한여름에 노란 꽃을 피운다. 꽃 피운 것도 잠시 아까시꽃처럼 후드득 떨어진다. 궁궐, 서원, 문묘 외에 이름난 양반마을에 심었다는 나무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팽나무와 함께 오래 사는 나무이다. 회룡골에 이 나무는 450년이 넘었다. 회화나무는 목재 재질이나 쓰임새가 느티나무와 비슷하고 한자도 괴(槐)로 같다.
▲ 소나무 (소나무과) : 소나무는 직사광선이 있는 곳에서 잘 자라고 일생동안 양지에서 살아간다. 소나무는 한자로 송(松)이라 하는데, 송(松)은 진시황 때 만든 한자이다. 한자가 들어오기 전부터 소나무가 있어서 그때 소나무는 무어라 불렀는지 모르지만 송(松)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때는 소나무시대였는데, 아마 솔에 가까운 소리로 이름을 불렀을 것이라 짐작한다. 대청도에 소나무군락지는 모래울 해변에 있다. 파도소리 들리는 아름다운 곳이다. 솔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팽나무 (팽나무과) : 안마도 팽나무는 의자도 있고 해먹까지 걸어 놓아 좋은 쉼터이다. 팽나무 서너 그루가 둘러싸고 있어 아늑하고 시원하다. 팽나무는 수백 년이 되어도 나무껍질이 갈라지지 않고 자라기에 갯바람이 있는 바닷가에서 살기에 적합하다. 봄에 일제히 잎이 피거나 윗부분부터 싹이 트면 풍년이며, 그 반대일 때는 흉년이라는 등 기상목의 역할도 한다.
▲ 말오줌때 (고추나무과) : 말 오줌 냄새가 나는 작대기 같은 곧은 줄기를 가진 나무란 뜻이다. 이 나무 가지를 잘랐을 때 말오줌 냄새가 난다고 한다. 제주도를 비롯하여 경남과 전남 해안선을 따라서 자란다. 송이도 섬 일주를 하면 길가에 말오줌때가 줄을 지어 늘어섰다.
▲ 소사나무 (자작나무과) : 서어나무의 한자 표기는 서목(西木)인데, 서어나무보다 작다는 뜻인 소서목(小西木)이 변한 이름이다. 서어나무에 비해 잎이 작고, 잎끝이 길지 않으며, 포조각의 수가 4~8개로 적은 점이 다르다. 이름과 맞지 않게 이곳 소서나무는 커서 왕소사나무이다. 송이도에는 왕소사나무 군락이 있는데, 이 왕소사나무는 선착장에서 가까운 바닷가 마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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