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도(蔚島)
숲 우거져 산길 찾아 걷는 섬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울도리
첫날 : 마을 - 등대 - 보건소 - 북망산 - 마을
(이동거리 5.9㎞. 이동시간 3:00. 휴식 0:25. 계 3:25. 2023.5.31. 맑음)
둘째 날 : 마을 - 무명봉 - 금성재 - 진여골 - 마을
(이동거리 4.8㎞. 이동시간 3:11. 휴식 0:40. 계 3:41. 2023.6.1. 맑음)
※ 교통편 :
(들어갈 때) 백아도 12:50 - 울도 13:07. (홀수날은 백아도 - 울도 순으로 운항)
(나갈 때) 울도 13:20 - 덕적도 14:40. 덕적도 15:00 - 대부도 17:00
※ 울도 : 면적 2.06㎢. 해안선 12.7㎞. 45가구 73명 (2023.2월 기준)
울도는 덕적군도의 섬 중에서는 덕적도에서 23㎞ 떨어진 가장 먼 섬이다. 조선시대 문헌에는 숲이 우거져 울도(蔚島)라 하는데, 주민들은 울섬이라 한다. 또는 울타리처럼 둘러싸고 있어 울도(鬱島)라고도 하는데, 예전에는 교통이 불편하여 울고 가고, 살기 힘들어 울지 않은 주민이 없다는 말도 있다. 지금도 뱃시간으로 덕적도에서 2시간은 걸리니 멀기는 하다. 새우잡이로 유명하던 울도는 파시가 열릴 정도였는데, 그런 영화는 없어진 지 오래이다.
선착장 부근에는 집마다 생선을 말리느라 널어놓았다. 가오리라 하기도 하고 간재미라 알려주기도 한다. 사전을 찾아보았더니 간재미는 간자미의 방언이기도 하고, 가자미의 방언이라고도 나온다. 또 간자미는 가오리의 새끼라고도 나오지만 현지에서는 가오리와 간재미는 구별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민박집에서도 간재미를 널어놓았는데, 갈매기들이 간재미 내장 버린 것을 먹으러 수시로 찾아온다. 갈매기는 먹는 것이 물고기이기는 하지만 옛시조에 백구(白鷗)라 하여 상당히 고상한 족속으로 여겼는데, 버려놓은 내장이나 구하러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여객선을 타면 새우깡이나 찾는 거지갈매기와 진배없다.
섬은 남북으로 길게 뻗었다. 오늘은 남쪽으로 내일은 북쪽을 산행하기로 했다. 선착장에는 안내도가 있지만 표지가 있는 곳은 등대 가는 곳 뿐이 없다. 등대길에는 서어나무와 초피나무 군락지가 있고 산길은 숲으로 우거졌다. 등대에서 돌아 나와 집들이 있는 시멘트길을 벗어나면 길이 뚜렷하지 않다. 어렴풋한 곳을 지나면 겨우 숲길이 나오고, 갈라지는 길이 나오면 바다가 가까운 길로 잡아서 걸었다. 그렇게 능선을 오르면 풀이 우거져 길이 보이지 않는다. 깊은 곳에서 사는 두루미천남성이 많다. 앞이 보이지 않는 숲을 헤치고 나아가도 어디가 북망산인지 알 수가 없다. 인터넷 산행지도가 가리킨 곳에서 목적지로 삼았다. 풀이 우거져 울도라더니 울도가 맞긴 맞다. 저녁에는 횟감이 들어왔다 하기에 민박집에서 묵는 공사현장 사람들과 어울려 한잔 하였다.
다음날은 북바위를 목적으로 삼고 돌아올 때는 서쪽 바닷가로 오기로 했다. 산길 초입은 소나무와 산가막살나무, 상산, 찔레꽃으로 어울어져 화사하다. 숲은 점점 우거져 원시삼림이 되고, 길이 희미해지더니 무명봉 아래서는 분간할 수 있는 길이 없다. 팽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딸기덩굴과 찔레가 길을 막는다. 취종류 나물도 군락을 이루어 사람손을 타지 않고 넓게 자리 잡았다. 이곳도 풀 우거질 울(蔚)이다. 무명봉이라 생각하는 곳에 올랐다가 더 이상 진행이 어려워 안부로 내려와 서쪽 바닷가로 내려섰다. 천남성 군락지를 지나 내려서는 길은 험악하지는 않지만 길이 없어 어수선하다. 엉겅퀴가 있는 음습한 숲에서 뱀에 물린 적이 있어 조심하였는데 도롱뇽은 있다. 섬산에서는 뱀 방어용으로 스패츠가 필요하다. 바다는 경치가 좋다. 길을 제대로 만들어 놓았다면 괜찮을 곳이다. 산길은 다른 섬에 비해 준비가 부족하다. 어디에도 표지목도 없다. 어떤 주민은 볼 것도 없는데 왜 왔느냐 그런다. 볼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더 노력하여 가치를 빛내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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