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남도탐방 ⑦
느림의 섬 청산도(靑山島)
전남 완도군 청산면
도청항 - 서편제길 - 고인돌 - 다랭이길 - 신흥해수욕장 - 성서돌담마을
이동거리 11.1㎞. 이동거리 3:40. 휴식시간 1:25. 계 5:05 (2025.2.19. 맑음. -1.2~5.4℃)
※ 청산도 : 완도항에서 뱃길 19.2㎞ (50분). 면적 33.28㎢. 해안선 길이 42㎞. 인구 2200명
청산도는 1993년 상영한 영화 '서편제'로 알려져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판소리를 매개로 하여 한을 영상으로 표현한 이 작품에서 장구를 치고 어깨춤을 추는 장면이 생각난다. 푸른 밭이 있고 다랭이 논이 있었다. 그 청산도를 가려 완도로 갔다. 날은 풀렸지만 연일 바람이 8~9m/s 정도로 불어 배를 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전날 완도항 민박집에서 자고 아침에 선사에 전화를 하니 배가 뜬다고 한다. 파도에 뱃멀미를 할지 몰라 아침도 거른 채 배를 탔다. 바람은 어제보다 다소 줄었다.
도청항에서 내려 서편제길이 있는 당리마을로 들어섰다. 사람들이 계단식 밭에 유채를 심고 있었다. 밭 아래로 길게 돌았다. 섬이 푸르러 청산도라 하는데 유채가 한몫을 한다. 당리마을이 '서편제'와 '봄의 왈츠' 촬영지였다. 시간을 너무 보낸 듯하여 지름길로 가려하였더니 거기가 더 조용하다. 섬 안쪽 바다라 조용하고 바다는 햇빛에 반짝인다. 섬은 고립의 의미가 있고 격리의 의미가 있지만, 이런 곳에 들어오면 섬은 선계(仙界)에 들어온 것 같다.
먼나무와 느티나무가 있는 곳을 돌아 고인돌이 있는 읍리로 올라섰다. 느림의 섬에 와서 도로로 걷는 것 자체가 느림의 섬에 맞지 않는다. 역시 섬은 느리게 여유 있게 다녀야 했다. 느림이란 여유이다. 마냥 한가할 것은 없지만 때로는 느림이 있어야 한다. 점심을 해결한 동행인들이 춤을 춘다. 서편제에 나오는 가락은 진도아리랑이다. '놀다 가소 놀다가 가소 / 저 달이 떴다 지도록 노다가 가소' 가사가 길에 어울린다.
신흥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시간이 애매하다. 지나쳤던 성서돌담마을로 갔다. 여유 있게 걷다가 찻집에서 쉬었다가 가렸더니 오늘따라 문을 닫았다. 돌담마을 꼭대기에 가서 섬을 내려다보고 누워보기도 하다가 내려섰다. 공공버스는 우리가 타려는 뱃시간과 맞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청산도에 2대뿐이라는 택시를 불렀다. 섬 끝에서 이곳까지 10분이면 오는 거리이다. 때로는 생각은 걷는 데서 나온다. 다만 먼 길로 돌아서 걷지 못한 것이 아쉽다.
※ 배 이용 시간 : (들어갈 때) 완도항 08:30 - 도청항 09:20. (나올 때) 도청항 15:00 - 완도항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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