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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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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고도에서 본 식물

향곡[鄕谷] 2025. 3. 7. 12:30

 

2025 남도 탐방 ⑫

남부지방에서 사는 식물 (11)

 

달마고도에서 본 식물

전남 해남군 달마산 (2025.2.20)

 

 

전남 해남에 있는 달마산은 1억 4400만 년~6500만 년 중생대 백악기 때 격렬한 조산과 화산활동으로 이룬 산이다. 남부지방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산으로 난대림을 이루고 있고, 너덜지대가 많다. 달마고도는 달마산(489m) 7~8부 능선을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이다. 해발고도는 200에서 시작하여 최고 높이는 351m로 오르내림이 낮은 산지이다. 다음은 2월 중하순 달마고도를 걸으며 본 식물이다.  

 

 

○ 육박나무 (녹나무과)

육박나무는 남해안 또는 섬에서 자라는 늘 푸른 나무다.  나무껍질이 육각형으로 벗겨진다고 얼룩 하다는 뜻인 한자말 박(駁)을 써서 육박(六駁)나무란 이름이 붙었다. 얇은 나무껍질은 불규칙한 타원형인데 그렇게 연상하였다. 껍질은 회청색 또는 회갈색인데, 떨어진 자국이 처음에는 하얗게 보이다가 무늬가 벗겨지는 모습이 노각나무나 양버즘나무와 비슷하다. 노각나무껍질이 황토색에 가까운데 비해 육박나무껍질은 흑갈색이나 자줏빛을 띤 갈색이다. 

 

 

 

구실밤나무 (참나무과)

열매가 달걀모양(구슬)이고 잣처럼 작은 밤나무란 뜻에서 유래했다. 제주도를 비롯해 서남해 도서지역의 산지나 계곡 근처에서 자란다. 5~6월에 황백색의 꽃이삭이 달린다. 밤나무와 달리 상록성이다. 

 

 

 

○ 대팻집나무 (감탕나무과)

대팻집을 만드는 나무란 뜻이다. 나무는 치밀하고 무거우며 건조 후에도 갈라지지 않아 대팻집을 만드는 데서 유래했다. 목재는 세공재를 만들었고, 어린잎은 식용했으며, 나무껍질에서 나오는 끈끈한 액은 접착제로 이용했다. 대팻집은 목공구인 대패의 날을 박는 나무틀을 말한다. 충남 이남 산지에서 자란다.

 

 

 

개서어나무 (자작나무과)

서어나무는 습기가 많은 서쪽에서 잘 자란다고 서목(西木)이라 하다가 '서나무'로 변하고 서어나무가 되었다. 개서어나무는 서어나무와 유사하다는 뜻의 이름이다. '개서나무'라고도 한다. 서어나무에 비해 잎끝이 길지 않고 앞면에 맥과 맥 사이에 털이 밀생 하며 포조각 한쪽에만 톱니가 있는 점이 다르다. 개체수가 상당히 많다.

 

 

 

○ 마삭줄 (협죽도과)

'삼으로 꼰 밧줄'이란 뜻인 마삭(麻索)과 줄(線)의 합성어로 '삼밧줄 같은 나무'란 뜻이다. 덩굴성 줄기를 이용하여 줄을 만들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줄기는 끈을 만들거나 지붕을 얹을 때 묶는 줄로 사용하고, 선박용 줄을 만드는 데도 이용했다. 잎은 말려서 몸에 난 종기나 외상을 치료하는 약재로 쓴다. 신안 먼바다 여러 섬에서 5~7월에 마삭줄에 핀 꽃을 볼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박주가리처럼 생긴 열매를 보았다.

 

 

 

 

○ 송악 (두릅나무과)

송악이라는 이름은 겨울에 익어가는 열매의 윗부분이 칼로 거칠게 썰어놓은 모양과 비슷하다고 뜻애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줄기와 잎을 외상치료 목적으로 약용하고, 잎은 가축의 사료로 쓰며, 열매는 염료로 쓰거나 아이들 장난감 탄환용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주요 자생지인 전남 방언에서 채록하였다. 송악은 남해안과 섬에 많다. 잎의 변이가 심하고 덩굴성이며 공기뿌리를 내는 점이 특징이다.

 

 

 

○ 사스레피나무 (차나무과) 

사스레피나무는 나뭇가지가 지저분해 보인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꽃이나 열매가 달린 흔적이 지저분하게 남아 있고, 키가 작아 주위에 다른 큰 나무 잎 등에 가지에 걸려 있어 늘 어수선하게 보인다. 꽃에서 소변 냄새 같은 특유의 향이 난다. 봄과 여름에 이 나무를 지나갈 때, 누가 외양간에서 퍼낸 거름을 부근에 버린 줄 알았다. 우묵사스레피나무와 달리 잎이 말리지 않고 꽃이 이른 봄부터 핀다. 달마고도에는 개체수가 많다.

 

 

 

바꽃 (미나리아재비과)

바꽃의 옛말은 '바곳'으로 투구꽃 종류의 생약명 초오(草烏)를 일컫는 고유어인데, 정확한 의미와 유래는 알려져 있지 않다. 초오는 땅속줄기를 약재로 사용하는데, 바곳은 땅속줄기 모양이 닮은 것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추정한다. 줄기는 높이가 1m이고 온몸에 털이 있으며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깊게 갈라진다. 가을에 노란색 꽃이 피며 산지에서 자란다.

 

 

 

 ○ 비목나무(녹나무과)

비목나무는 나무껍질이 황백색 또는 흐릿한 흰색을 띠는 점에 비추어 백목(白木)에서 파생해 부르던 지방명으로 추정한다. 중부 이남 산지에서 자란다. 콩알 굵기의 빨강 열매와 나무껍질이 비늘처럼 떨어지는 곳이 특징이다. 이 나무로 비목을 만들 수 있겠지만 가곡 '비목'과 관련은 없다.

 

 

 

○ 쇠물푸레나무 (물푸레나무과)

 물푸레나무에 비해서 잎이 좁고 작으며 식물체도 작다는 뜻으로 쇠(小)를 추가한 것에서 붙은 이름이다. 목재가 단단해서 여러 가구를 만들었다. 자생지 중에 하나인 전라남도에서 사용하는 이름을 채록하였다. 강원도와 황해도 이남 산지에서 자란다. 물푸레나무에 비해 작은잎이 좁고 꽃이 흰색이며 꽃차례가 새 가지에 달리고 열매가 적갈색인 점이 다르다. 

 

 

 

○ 사람주나무 (대극과) 

남부 이남의 숲 속이나 계곡에서 자라는 나무다. 회백색의 얇은 껍질이 특징이다. 사람주나무는 경상도에서 부르는 산호자나무가 변화했거나 채록과정에서 변형된 것으로 추정한다. 열매를 식용하거나 기름을 짰으며, 어린 잎을 데쳐 나물로 먹었다. 거의 남한 전역에서 자라며 해안뿐 아니라 경기도 내륙에서도 자란다. 

 

 

 

○ 붉가시나무 (참나무과)

붉가시나무는 참나무과 상록교목이다. 붉가시나무란 이름은 군선이나 가구를 만드는 재료였던 이 나무의 속이 붉은색이 도는 가시나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남해의 도서 지역 및 제주도의 낮은 산지에서 자란다. 종가시나무에 비해 잎이 크고 톱니가 거의 없는 점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