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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식물 비교

청미래덩굴과 망개나무 / 망개떡을 싸는 잎은 …

향곡[鄕谷] 2025. 4. 22. 12:33

 

청미래덩굴과 망개나무

망개떡을 싸는 잎은 …

 

 

 

청미래덩굴은 구불구불한 줄기에 뾰족한 가시가 달린 덩굴식물이다. 청미래덩굴은 꼬여 있는 뿌리(덩이줄기)를 약으로 쓰고, 그 뿌리 또는 줄기에 푸른색이 도는 덩굴식물이라는 뜻으로 추정한다. 식물 뿌리(덩이줄기)가 꼬여 있는 모습을 나타내는 우리말인 멸앳이 멸애로, 다시 미래가 되었다고 보고 있다. 멸앳은 물열매(液果)로 보는 견해도 있다. 멸앳은 물여름(열매)에서 나온 말로 보기도 한다. 열매는 식용, 어린순은 나물로, 뿌리는 이뇨 해독 관절염 요통 종기에 사용한다. 땅속줄기 마디마다 수염 같은 뿌리가 달려 있고, 토복령이란 혹이 달려 있다. 토복령은 전분이 많아 흉년이 들었을 때 먹었다.   

 

청미래덩굴은 산과 들에 흔히 자라 쉽게 볼 수 있다. 다양하게 쓴 자원식물로 지방마다 쓰는 이름이 많다. 경상도에서는 망개떡을 싸는 잎이라고 망개나무라고도 부른다. 잎이 동그랗고 넓적하며 두껍고 윤기가 있다. 경남 의령이 특산물인 망개떡은 겨울철에 골목마다 '찹쌀떡~, 망개떡~' 하고 외치는 소리가 귀에 익다. 청미래덩굴 잎을 쪄서 망개떡을 싸면 잎의 상큼한 향이 베어들면서 여름에도 잘 상하지 않는다. 잎이 함유한 강력한 천연방부 성분 때문이다. 전라도에서는 맹감이라 부르는 곳이 많다. 빨갛게 익은 열매는 먹음직스러운데 실제 맛을 보면 밍밍하다. 그래서 맹감인 모양이다. 

 

청미래덩굴은 깊은 산속에는 없지만 햇볕이 드는 숲 가장자리에는 흔하다. 불규칙하게 자라는 덩굴은 칡처럼 마구 뻗지는 않으나 식물체는 강하다. 줄기에 붙어 있는 가시는 굵고 갈고리 같이 생겨서 사람이 상처를 입을 정도로 날카롭다. 가시는 2~3년이 지나면 목질화되어 말라 없어지고 새로운 가지와 가시가 생긴다. 낙엽이 져도 잎자루가 남아 있어 겨울눈을 보호한다. 보석처럼 생긴 빨간색 열매는 1㎝ 정도로 금방 눈에 들어오고, 오래도록 남아 있어 동물들 먹이가 된다. 청미래덩굴은 밥을 지을 때 연기가 나지 않고 비에도 젖지 않아 밖에서 쓰는 땔감으로 십상이다.

 

청미래덩굴과 비슷한 식물이 여럿 있다. 청미래덩굴과 청가시덩굴은 나무이고, 밀나물과 선밀나물은 풀이다. 청미래덩굴 잎이 반질거리고 동그란데 비해 청가시덩굴은 달걀형에 가깝고 가장자리가 구불거린다. 열매는 청미래덩굴은 빨간색, 청가시덩굴은 검은색에 가깝다. 청가시덩굴은 개체수가 많은데 암수딴그루이고 수나무가 많아 열매 보기가 쉽지 않다. 청가시덩굴과 비슷한데 줄기에 가시가 없는 민청가시덩굴도 있다. 
 

청미래덩굴의 별칭으로 망개나무를 쓰는데, 사실 망개나무는 따로 있어 헷갈릴 수 있다. 갈매나무과인 망개나무는 충북이나 경북에 계곡이나 산지 사면에서 자란다. 6~7월에 가지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황록색 꽃이 핀다. 나무껍질은 흑회색인데 작은 껍질눈이 있으며 오래된 나무는 그물처럼 갈라져 특이하다. 열매가 붉은 것이 타원형으로 생겼다. 잎에 털이 없고 윤기가 나는데 가장자리가 구불하다. 청미래덩굴이 망개나무란 별명을 써서 망개나무를 본명으로 쓰는 나무이름을 가려 버렸다. 실제 망개나무는 드문 편이라 은둔하여 지내는 처사 같다.  

 

 

 

청미래덩굴 / 어청도 (전북 군산. 2022.4.18)

 

 

청미래덩굴 / 선유도 (전북 군산. 2015.5.1)

 

 

청미래덩굴 / 북한산 (2021.5.24)

 

 

청미래덩굴 / 비금도 (전남 신안. 2020.6.7)

 

 

청미래덩굴 / 흑산도 칠락산 (전남 신안. 2020.6.9)

 

 

청미래덩굴 / 장도습지 (전남 신안 흑산도. 2020.6.10)

 

 

청미래덩굴 / 팔금도 (전남 신안. 2019.10.8)

 

 

청미래덩굴 열매 / 추자도 (제주도. 2018.11.5)

 

 

청미래덩굴 / 한라산둘레길 (2019.11.24)

 

 

청가시덩굴 / 한라산둘레길 (2019.11.25)

 

 

민청가시덩굴 / 북한산 (2020.9.22)

 

 

망개나무 / 홍릉수목원 (2019.7.13)

 

 

망개나무 / 서울대 식물원 (2019.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