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2024/11 18

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 / 겨울에 무 먹고 여름에 생강 먹고

말속에 자연 33 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겨울에 무 먹고 여름에 생강 먹고   '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다. 소설(小雪)은 양력 11월 23일경인데 그때부터 추위가 온다는 말이다. '소설이 지나면 얼음이 얼고, 대설이 지나면 눈이 쌓인다'는 말도 있다. 대설(大雪)은 양력 12월 7일 경이다. 본격적인 겨울은 대설 무렵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보았다. 아직도 늦가을이네 하던 날씨가 소설이 되자 갑자기 낮아졌다. 사람들은 입동(立冬. 양력 11월 7일경)이 지나면 김장을 하기 시작하는데 소설이 되기 전에 김장을 서둘렀다.  '가을 무 꽁지가 길면 겨울이 춥다'는 말이 있다. 무가 꼬리를 길게 하는 것은 추위에 대비하기 위한 무의 생존 본능이다. 식물도 미래에 닥쳐올 날..

청량산 위례오솔길 3. 첫눈을 만나러 가다

청량산 위례오솔길 3. 첫눈을 만나러 가다 남위례 - 옥천약수터 - 오솔길 - 웃논골 - 쉼터 - 오솔길 - 옥천약수터 - 남위례이동거리 6.4㎞. 이동시간 3:45. 휴식시간 0:32. 계 4:172024.11.28. 눈 후 맑음. 적설량 약 28㎝. 기온 -0.1~3.4℃     올해 들어 첫눈이 내렸다.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적설량이 28㎝로, 기상관측 이래 11월 눈으로는 가장 많이 내렸다고 한다. 소설(小雪)과 대설(大雪) 사이에 보통 첫눈이 내린다. 동짓달과 섣달에 눈이 많이 오면 풍년이 든다는 얘기가 있다. 눈은 풍요와 길상(吉祥)의 상징인데, 폭설은 시련이다. 곳곳에 피해가 많이 생기고 있다. 첫눈을 만나러 집을 나섰다. 스패츠를 하고 나갔더니 동네 노인이 "갑바는 어디서 샀어요?" 그런..

청송 관리 왕버들 / 약속의 나무로 심어 마을 당나무가 되다

청송 나무 탐방 2 청송 관리 왕버들약속의 나무로 심어 마을 당나무가 되다 천연기념물 제193호청송군 파천면 관리 939-17     파천면 신기리에서 주왕산 가는 길 옆에 왕버들이 있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흙집으로 지은 담배건조실이 있다. 누에를 치고 담배 농사는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 일이다. 품이 많이 드는 데다가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웬만한 시골에 가도 담배건조실은 없어졌고, 무너진 흙집만 간혹 볼 수 있을 정도이다.    마을 건너에 큰 왕버들이 자리 잡고 있다. 높이 18m, 가슴높이 둘레 5.7m, 가지는 동서로 22m, 남북으로 18.8m를 뻗었다. 1560년 경에 심었다고 하니 수령은 460년 이상이다. 왕버들은 수백 년을 거뜬히 살고 아름드리로 자라는 거목이라 붙은 이름..

청송 신기리 느티나무 / 인동 장 씨 입향시조가 심은 당산목

청송 나무 탐방 1 청송 신기리 느티나무인동 장 씨 입향시조가 심은 당산목 천연기념물 제192호청송군 파천면 신기리 1079    안동 길안에서 청송으로 넘어가는 길은 산 아래에 운무가 자욱하다. 가히 백운도원이다. 청송 하천도 임하호와 이어진 곳이다. 청송에 들어서니 강변에 정원을 잘 가꾸어 놓아 꽃이 필 때 오면 장관일 것 같다. 물그림자가 비치는 모습도 그렇고 산과 어우러져 그림이다. 파천면소를 지나 멀지 않아 신기리이다. 주변에 산과 하천이 그윽하다.  우리나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느티나무는 열두 그루이다. 신기리 느티나무는 냇가가 흐르는 사과밭을 지나 마을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높이는 10m, 가슴높이 둘레는 8.4m, 수관폭 24m이다. 높이에 비해 나무가 굵다. 1660년 경 인동 장 ..

안동 하회마을 만송정숲 / 북서 허한 기운을 메운 소나무숲

안동 나무 탐방 7 안동 하회마을 만송정숲북서 허한 기운을 메운 소나무숲 천연기념물 제473호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1164-1    소나무는 솔+나무에서 'ㄹ'이 탈락하여 소나무가 되었다. 솔은 산의 꼭대기를 뜻하는 수리가 변한 고유어로 산 정상부에서 자라거나 높이 자라는 나무란 뜻이다. 소나무는 우리와 가장 친숙한 나무이고 가장 흔한 나무이다. 소나무로 집을 짓고, 흉년에는 껍질을 벗겨 먹기도 했고, 죽어서는 소나무 관속에 들어가는 생활문화 속에 나무다. 소나무는 조선시대부터 엄격하게 관리하여 오래된 나무가 많다. 천연기념물 나무 중에서 소나무 관련은 열여덟 건이나 된다.  안동 하회마을 북서쪽 강변 모래 퇴적층에 소나무를 심어서 만든 숲이 만송정숲이다. 100~150년 된 소나무 300여 그루가 자라..

안동 구리 측백나무숲 / 암산 절벽을 두른 나무

안동 나무 탐방 6 안동 구리 측백나무숲 암산 절벽을 두른 나무  천연기념물 제252호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산 1-1     길안에서 다시 남안동으로 갔다. 아침에는 안개인지 구름인지 자욱한 백운도원이더니 오후 되니 날씨가 맑다. 길에서 안동포 길쌈마을이 보인다. 길안에 사과농사가 예전같이 않듯 안동포도 수요가 없어 예전 같지 않다. 안동의 남대문인 남례문(南禮門)을 지나면 구리 측백나무숲이 가깝다. 안동사람들에게 이곳은 암산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겨울이 되면 암산유원지는 어른과 아이들이 썰매나 스케이트를 타러 오던 곳이었다. 안동에서 대구로 가는 5번 국도에 붙어 있는 곳인데 지금은 다른 길이 생겨 한적해졌다.  암산에 병풍처럼 둘러싸인 절벽을 두른 나무가 측백나무숲이다. 암벽은 높이가 100m 정도 ..

안동 송사동 소태나무 / 우리나라 최고령 쓴맛 나무

안동 나무 탐방 5 안동 송사동 소태나무우리나라 최고령 쓴맛 나무   천연기념물 제174호안동시 길안면 송사리 100-7    길안면에서 묵계를 지나 길안천 상류로 가는 길을 따라서 갔다. 길 옆으로 보이는 풍경이 감탄이 나올 만큼 아름답다. 주변 산이 암석에 큰 빗금을 친 모습이 화려하다. 다가서며 보이는 천지갑산 앞 길송분교에 400여 년 된 우리나라 최고령인 송사동 소태나무가 있다. 소태나무로는 우리나라 유일의 천연기념물이기도 하다. 동행한 친구가 30대에 여기 학교서 근무를 했다. 그때는 본교였는데 이제는 길안초등 길송분교가 되었다.   소태나무는 나무 어느 부분을 씹더라도 아주 강한 쓴맛이 난다. 한번 그 맛을 본 사람이면 그 기억이 오래간다. 사탕을 하나 준비하고 씹어야 할 정도이다. 쓴맛은 ..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 수몰지에서 들어 올려 심은 나무

안동 나무 탐방 4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수몰지에서 들어 올려 심은 나무 천연기념물 제175호안동시 길안면 용계리 744    길안면으로 들어갔다. 이곳에는 다방과 음식점이 많다. 사과가 많이 나서 돈이 돌아가서 그렇다고 한다. 요즈음은 논밭에서 음식과 커피를 시켜 먹기도 한다. 기후온난화로 사과농사가 예전 같지는 않다고 하여도 아직은 괜찮다. 다슬기국이라 쓴 식당이 여러 곳이다. 길안천에서 다슬기가 많이 잡힌다. 다슬기는 하도 잡아 씨가 마르고 있다. 메뉴에 고디탕이라 적었다. 대구에 있는 아들이 만들어온 메뉴판이란다. 이곳 지방 사람에게 통하는 암호이다.    천지와 구수를 거쳐 용계로 갔다. 예전에 용계국민학교가 있던 터가 임하댐 건설로 수몰되었다. 교정에 있던 은행나무는 들어 올려서 다시 심었다...

안동 대곡리 굴참나무 / 임하호 수몰지 위에 참나무

안동 나무 탐방 3 안동 대곡리 굴참나무 임하호 수몰지 위에 참나무 천연기념물 제288호안동시 임동면 대곡리 583    조선시대에는 소나무를 보호하고 참나무를 벌목하는 수난으로 오래된 참나무가 적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나무도 느티나무 20그루, 소나무 27그루인데, 참나무는 6그루이다. 그중에 갈참나무가 1그루, 굴참나무가 4그루, 졸참나무가 1그루이다. 우리 주변에 참나무가 많고 문화연관성을 생각하면 오래된 참나무가 많을 듯한데 그렇지 않다. 우리 국민이 선호하는 나무를 보아도 10위 안에 없으니 너무 많아서 그런 모양이다. 참나무 아래에 버섯은 모두 먹을 수 있는데, 버섯은 먹으면서 참나무는 잊었나 보다.   녹전에서 와룡을 지나 산을 넘고 다리를 건너 정산으로 넘어갔다. 1970년대 안동댐이 생기..

안동 사신리 느티나무 / 마을을 지키는 600년 정자나무

안동 나무 탐방 2  안동 사신리 느티나무 마을을 지키는 600년 정자나무  천연기념물 제275호안동시 녹전면 사신리 25-1    느티나무는 전통마을에 자리 잡은 대표적인 나무이다. 줄기가 굵고 수명이 길어 정자나무로 쓰고, 마을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당산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느티나무란 이름은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이름이기도 하다. 훈몽자회에 누튀나무로 표기하였다가, 느틔나무, 느티나무가 되었다. 누는 누렇다(黃)는 뜻이다. 같은 과인 느릅나무에 비해 노란색이 강하다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느티나무는 '누런색을 띤 나무'란 뜻이다.   느티나무는 추위에 약해 북쪽으로 갈수록 적지만 대부분 마을에서는 찾아볼 수 있는 나무다. 그런데도 고서나 문헌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사신리 느티나무(천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