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들꽃 21

불무산 독사

불무산 독사 불무산(佛舞山 662.7m) 포천군 영북면 (2008.5.25) 야미리에서 시외버스를 내려 모내기가 끝난 횟가마길로 들어서니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 냄새에다가 지천이 엉겅퀴요 애기똥풀이다. 엉겅퀴란 이름도 들판에서 아무렇게나 자랄 야성을 지닌 이름인데 피를 엉기게 하는 성질이 있어 그렇게 이름 붙였다 한다. 손을 베어 피가 나는 경우 엉겅퀴를 찧어 바르면 피가 멎는다. 옛날엔 엉것귀라 하였다는데 엉기는 귀신풀의 뜻이라 하니 이름이 정말 퀴퀴하다. 산에 들어서니 골이 음습하였다. 고라니가 놀라서 후닥닥 달아나고 뱀도 지나갔다. 사격장이 철조망으로 가로막고 있어서 망을 따라 산 위쪽으로 더 올라갔다. 갑자기 오른쪽 장딴지를 예리한 칼날로 찌르고 고무막대로 후려치는 충격을 느꼈다. 걸음아 날 살려라..

화야산 들꽃

화야산 들꽃 화야산(禾也山. 754.9m) 가평군 외서면 삼회리 (2008.5.1) 삼회리-큰골-운곡암-안부-화야산-안부-안골고개-큰골-삼회리(5시간) 화야산 큰골 지나면 들꽃이 가득하여 산빛이 밝아진다. 애기똥풀 조팝나무 병꽃 둥굴레꽃 제비붓꽃 노랑제비꽃 금붓꽃 봄맞이꽃 현호색 제비꽃 홀아비꽃대 ‥ 큰골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곳곳이 피나물인데, 숲 속 양귀비인 피나물꽃은 고운만큼 독이 있다. 미나리아재비과 백작약도 외따로 피었다. 이 놈도 역시 이쁜 만큼 유독하다. 모름지기 이쁜 것들은 조심하여야 할 일이다.

진달래 꽃술을 마시며

진달래 꽃술을 마시며               4월 초 산에 오르면 온산이 진달래로 불붙는다.두견새가 피를 토하여 핀 꽃이 진달래라 하는데,한겨울 눈보라를 견딘 정숙하고 화사한 봄처녀이며,맑은 분홍 물빛이 뚝뚝 묻어나는 봄의 화신이다.  어릴 때 삼월 삼짇날 어른들 따라 화전놀이 가서 진달래 화전을 부쳐 먹은 아름다운 추억을 기억하며,친구들과 산에 올라서 진달래 꽃잎을 술잔에 띄워 마셨다.아름다운 봄빛이 내 몸 안으로 쑥 들어왔다.                                    - 2008.4.13. 삼성산에서 -                          진달래 / 북한산 우이동길                                          진달래 / 북한산 비봉

연엽산에 핀 들꽃

연엽산에 핀 들꽃 들꽃이 있어 산길은 더 아름답다 연엽산 / 홍천군 북방면 (2007.7.15) 몸집이 가벼워 하늘하늘 '꿩의 다리' 노랑나비가 사뿐히 앉은 모습 '물레나물' 야생 백합의 존엄 '하늘말나리 '하얀 바람이 일어날듯한 '으아리' 작은 별꽃이 우아한 '까치수염' 아름다운 얼굴, 고운 이름을 가진 들꽃. 들꽃이 있어 산길은 더 아름답다. 꿩의 다리 물레나물 하늘말나리 으아리 까치수염

연인산 / 산상화원 들꽃능선

연인산(戀人山. 1068m) 산상화원 들꽃능선 가평군 북면(2007.4.28) 백둔리 장수폭포-소망능선-연인산-우정봉-국수당-마일리-현리버스터미널(6시간 반) 얼레지 양지꽃 노랑제비꽃 피나물 … 들꽃이 지천이다. 꽃을 밟으랴 발 딛기가 조심스럽다. 말잔등처럼 휘어진 방화선 능선으로 내려서면, 연초록빛 산능선에 들꽃이 끝도 없다. 천상화원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산을 내려서도 이십여 리 길을 빠져나오는 오지산행. 아직도 들꽃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가는 길 : 청량리역 춘천행 열차 승차 - 가평역 - 북면행 버스를 타고 백둔리 하차

의상능선. 구름이 산을 가두고

북한산 의상능선 구름이 산을 가두고 구기동-대남문-청수동암문-부왕동암문-용출봉-의상봉-산성매표소(4시간50분) (2006.7.30) 7월 장마는 꾸어서도 한다지만 이번 장마는 길고도 매서웠다. 장마가 그친다 하여 구름 걷히는 모습을 보러 길을 나섰다. 의상능선은 다니기가 좀 까탈스운 곳이지만, 북한산 고봉들을 시원스레 볼 수 있어서 좋다. 너무 서둘렀는지 구름이 산을 가두고 내놓지 않았다. 아쉬웠지만 자연이 하는 일인데 어찌하랴.

산딸기 / 잎새 뒤에 숨어 숨어 익은 산딸기

산딸기 잎새 뒤에 숨어 숨어 익은 산딸기 장미과 무더운 여름날 산길가나 들에서 산딸기를 만날 수 있다. 잎새 뒤에 숨어숨어 익은 산딸기. 꽃은 수수하고 열매는 피로 해소에 그만이다. 길 동무와 나누어 먹으면 더 좋다. 붉은빛줄기에 가시가 있어 좀 앙칼스럽고 야성미가 있다.산에서 나는 딸기는 종류가 스무 가지도 넘는다는데 그중 복분자딸기는 정력이 좋다는 소문 때문에 수난이 그치지 않는다. 산딸기 / 안동 가송리 (2011.6.12) 옛날 한 남자가 산에서 길을 잃어 헤매다 배도 고파 산 딸기를 정신없이 따먹고 겨우 집에 돌아왔는데, 다음 날 오줌을 누었더니 오줌발이 너무 세서 오줌항아리가 뒤집어지고 말았다 한다. 오줌항아리를 뒤집는 열매인산딸기를 그 뒤로 복분자(覆盆子)라 불렀다고 하는데, 한방에서도 복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