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분홍색꽃 13

병아리풀 / 드물고 작아서 찾아서 보는 귀여운 풀

병아리풀 드물고 작아서 찾아서 보는 귀여운 풀 과, 속 : 원지과 원지속 개화 : 8~9월 분포 : 경기, 강원, 전라 병아리는 작고 귀엽다. 태어나서는 어미 품으로 파고든다. 그렇지 않으면 저체온증으로 죽기 때문이다. 병아리는 아이들이 만지려고 하는데, 약해서 손길이 자주 가면 빨리 죽는다. 그런 약한 병아리도 요즈음 귀한 몸이다. 독감 백신 생산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감 백신은 세포 배양이나 유정란에 균주를 이식해서 생산한다. 유정란 방식을 더 많이 쓰는데 외국에서 수입한 병아리를 키워서 얻은 유정란을 활용해 백신을 생산한다. 병아리풀도 작은 들꽃이다. 작고 귀여운 모습에 병아리란 이름이 붙었다. 애기풀, 두메 애기풀도 병아리풀과 같은 원지 과로 작은 풀이다. 작거나 본종보다 못하다고 좀-, 왜-,..

광대나물 / 벌을 모으는 광대의 춤사위

광대나물 벌을 모으는 광대의 춤사위 과명 : 꿀풀과 개화 : 3~5월 분포 : 우리나라 전역 이른 봄 생강나무가 필 때면 풀들도 같이 돋기 시작한다. 소나무나 참나무가 덮힌 곳은 풀이 자랄 틈을 주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공간에는 겨울을 이기고 풀들이 올라온다. 풀에는 이름이 다 있다. 사람들이 풀 이름을 모르면 그 풀은 잡초가 된다. 잡초인지 아닌지는 사람이 가진 지식이나 사람이 정한 가치에 달렸다. 그에 따라 잡초의 경계에서 이름을 가진 풀이 되는 것이다. 광대나물도 그 중 하나다. 수평의 잎 위로 꽃대를 내밀어 생긴 모습이 묘기를 다하는 광대 모양이라 하여 그 이름을 받았다. 광대(廣大)는 가면극,인형극,줄타기,땅재주,판소리 들을 하던 직업을 가진 예능인을 통틀어 부른 이름이었다. 대체로 가면을 쓰고..

무궁화와 부용

무궁화와 부용 아욱과 무궁화속 나무들 무궁화는 우리나라 꽃이다. 무궁화를 국화(國花)로 한다는 것은 법률이나 어디에 근거가 되는 조항은 없지만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나무로 삼고서 국가를 나타내는 각종 도안에 무궁화를 쓰고 있다. 그런데 무궁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가꾸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무궁화는 새 가지에서 꽃이 피기에 꽃을 많이 보기 위해서 가지치기를 많이 한다. 그냥 두면 키가 큰 나무가 될 것 같은데 줄기도 자르고 가지도 자른다. 무궁화라 부르게 된 것은 고려시대부터다. 중국에서는 무궁화를 목근화(木槿花)라 하고, 우리나라를 근역(槿域) 또는 근향(槿鄕)이라 불러 무궁화가 많은 땅이라고 하였다. 무궁화는 단군 때부터 피었다고 하는데, 무궁화란 말은 고려시대에 문인 이규보가 동국이상국집에서 무..

핑크뮬리 / 가을빛 분홍 물결이 아름다운 풀

핑크뮬리 가을빛 분홍 물결이 아름다운 풀 과명 : 벼과 개화 : 9~11월 미국 원산 여러해살이풀 핑크뮬리 / 제주 (2019.9.25) 꽃을 피우는 식물을 속씨식물이라 부른다. 속씨식물은 대략 26만여 종으로 지구상에 사는 식물 30만종에서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중 벼과 식물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벼도 그 중에 하나지만, 그외에 억새,갈대,강아지풀,수크령,잔디와 수 많은 사초 종류 등 들풀에는 벼과 식물이 참으로 많다. 작은 꽃들이나 사초 등 들풀은 특별히 화려하지가 않다. 넓은 공간에서 바람에 의해서 수분이 되니 화려할 필요가 없다. 그런 식물들 하나하나는 화려하지 않지만 모이면 아름답다. 제주에 갔다가 핑크뮬리라는 풀을 보았다. 미국에서 건너온 여러해살이풀인데, 조경용으로 들여온 것..

큰꿩의비름 / 진분홍색 꽃차례를 모아 모아

큰꿩의비름 진분홍색 꽃차례를 모아 모아 과명 : 돌나물과 개화 : 8~9월 며칠 전부터 한여름 뙤약볕이 차츰 물러나고,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졌다. 지난주에 산길에서 보지 못했던 큰꿩의비름이 성벽 아래에서 줄을 지어 서 있다. 주로 들이나 산기슭에 햇볕이 잘 드는 바위틈에서 잘 자라는 꿩의비름이다. 아마도 지난주 비가 흠뻑 내려 햇빛을 쬐러 나온 모양이다. 돌나물이 노란 별꽃잔치를 열듯, 큰꿩의비름도 줄기 끝에 별모양으로 진홍빛 꽃잔치를 열었다. 꿩의비름 유래는 꿩과는 상관없다는데, 그래도 작명의 연유가 있었을 텐데 그것이 못내 궁금하다. 큰꿩의비름은 꿩의비름 보다 색깔이 진하고 수술이 꽃잎보다 긴 것이 차이점이다. 봄에는 돌나물처럼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줄기 속에 수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식물을 ..

모나르다 / 박하 향이 나는 분홍색 꽃

모나르다 (또는 베르가못) 박하 향이 나는 분홍색 꽃 과명 : 꿀풀과 개화 : 6~9월 키 : 1~ 1.5m 원산 : 북미 용도 : 관상용 꽃색 : 분홍,하양,자주 꽃말 : 감수성이 풍부한 모나르다 / 한강 잠실지구 (2018.6.28) 모나르다(Monarda)는 초여름에 분홍색 꽃이 피는 꿀풀과에 허브식물이다. 북미원산인 여러해살이 풀인데, 식물학자의 이름을 기린 학명을 그대로 꽃이름으로 쓰고 있다. 벨가몬트 오렌지 같은 향기가 난다고 해서 베르가못(Bergamot)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메리카인디언들이 이 식물을 차로 마셔서 감기도 막고 피로를 덜고, 방향제로도 유용하게 썼다는 풀이다. 모나르다는 꽃도 화려하지만 잎에서 박하 향이 있어 걸음을 멈추게 한다. 멀리서는 수수하게 보이는 꽃이 가까이 가보면..

진달래와 철쭉과 산철쭉

진달래와 철쭉과 산철쭉 봄이 되어 산에 가면 생강나무가 봄소식을 미리 알리고, 이어서 진달래와 철쭉이 피어 흥을 돋운다. 진달래, 철쭉, 산철쭉은 모두 진달래과로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서 자란다. 진달래는 3~4월에 피고, 진달래가 지고 5월부터는 철쭉과 산철쭉이 핀다. 모두 척박한 산에서 자라는데 소나무 아래에 다른 식물은 못 자라도 진달래와 산철쭉은 꿋꿋하다. 진달래와 산철쭉이 유명한 산 곳곳에서는 봄이면 꽃잔치가 벌어진다. 진달래 / 백봉 (경기도 남양주. 2011.4.23) 진달래는 잎겨드랑이에서 연분홍 꽃이 피는데, 잎보다 꽃이 먼저 피고 꽃잎은 얇다. 꽃잎 안에서 위쪽을 보면 자주색 반점이 희미하거나 없다. 진달래 필 때는 화전놀이 간다고 하여 솥을 들고 산에 가서 진달래 전을 부쳐 먹었다. 그..

무릇 / 별꽃 같은 꽃차례

무릇 별꽃 같은 꽃차례 백합과 / 여러해살이풀 크기 : 20~50㎝ 개화 : 7~9월 분포 : 산과 들의 풀밭 무릇은 여름이 되면 하늘이 드러난 풀밭 사이에서 별처럼 아름다운 꽃이다. 난초같은 잎사귀에서 꽃자루가 나오고 여섯 잎 분홍 꽃송이가 주렁주렁 별꽃처럼 달려 있다. 꽃에 앉은 벌은 꿀을 얻는지, 꽃을 구경하는 것인지 발길을 옮길 줄 모른다. 꽃이 필 때면 무릇은 끄트머리 꽃차례가 아직 덜 피어 올망졸망 뭉쳐 있고, 다 핀 무릇은 꽃차례가 길어지고 간혹 꼬부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산길에서 무릇을 만나면 화사한 아름다움에 한참동안 머물러서 본다. 벌이 꽃에 머무르듯이. 무릇 / 아미산 (강원도 홍천. 2007.8.13) 무릇 / 경기도 가평군 북면 홍적마을 (2011.9.3) 무릇 / 다랑쉬오..

노루오줌 / 여름 산길 연분홍 꽃술

노루오줌 여름 산길 연분홍 꽃술 과이름 : 범위귀과 속명 : 노루오줌, 홍승마, 승마 분포 : 전국 낮은 지대 습지에서 1500m 정상 초원까지 개화 7~8월, 결실 9월 높이, 생육 : 30~70㎝ 여러해살이풀 용도 : 식용, 관상, 약용 꽃말 : 연정 육백산에서 내려오다가 숲 가장자리에서 사람을 멈추게 하는 노루오줌이 있었다. 여름 산길에 다복하게 피는 풀숲 사이에 연분홍 꽃술을 삐죽 피우는 꽃이다. 아래위 균형을 이루어 마치 탑을 쌓듯이 피워 균형을 이룬다. 꽃 색깔은 여러 가지이지만 분홍빛 색깔이 곱다. 노루가 살 수 있는 깊은 산골에 피고 약간 찝찝한 냄새가 난다 하여 그리 이름을 얻었다 하는데, 노루란 이름이 앞에 붙어 있어서 그래도 신선한 느낌을 준다. 꽃술이 승마의 사촌쯤으로 생겼고 '범의..

며느리밑씻개 /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가 붙인 이름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가 붙인 이름 과명 : 마디풀과 크기, 생육 : 1~2m 크기로 들에서 많이 자람 용도 : 어린 잎은 식용으로 먹음 개화기 : 7~8월 며칠 전 양평에 있는 백운봉에 갔더니 산밑에 며느리밑씻개가 많이 자라고 있었다. 이 부근에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가 많았던 모양이다. 며느리밑씻개는 꽃잎은 없고 꽃받침이 깊게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 분홍빛 꽃이 며느리 볼 처럼 아름다운데, 줄기는 갈고리 처럼 생긴 가시가 성글게 나와 있어서 몸에 스치면 따갑고 아프다. 며느리밑씻개는 안동땅 풍산읍 상리에 이런 얘기가 전해 온다. 하루는 시어머니가 밭을 매다가 뒤를 볼 일이 있어서 주저앉아 일을 보았다. 뒷마무리를 하려고 옆에 있는 연한 호박잎을 따려고 뜯었는데 그만 따가운 풀이 손에..